새 장관 후보자 7명 중 진영 최정호 박양우 조동호 등 4명이 호남 출신으로 밝혀져
전체 장관 18명 중 7명이 호남...여기에 이낙연 국무총리-이효성 방통위원장도 호남
'서울生' 알려졌던 조동호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도 '전북 부안生'으로 밝혀져
개각 명단 발표 후 호남지역 신문들, 일제히 조동호 후보자 출신지 '부안'으로 보도
국가기간 뉴스통신사 연합뉴스, 2기 내각 주요 통계 그래픽에 조 후보자 고향을 수도권으로 잘못 소개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부분개각을 하면서 새로 내정한 장관 7명 중 4명이 호남 출신이라는 사실이 새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청와대가 그동안 관례적으로 장관 후보자들의 출생연도 뒤에 출신 지역을 표기해온 것과 달리 이번에는 출신 지역을 빼고 출신 고등학교만 처음으로 공개한 것이 '호남 편중 인사'를 의도적으로 감추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한층 더 확산되고 있다.

11일 펜앤드마이크 취재 결과 이번에 새로 장관에 내정된 7명 중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까지 호남 출신으로 밝혀졌다. 이들 4명은 모두 고등학교를 비호남 지역에서 졸업했기 때문에 청와대가 8일 개각 발표 때 출신지역을 빼고 출신고교만 공개하면서 청와대의 보도자료만 보면 마치 호남 출신이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조동호 후보자를 포털 사이트 네이버, 다음에서 검색해보면 네이버는 고향이 표기돼 있지 않고, 다음은 서울 출신이라고 돼 있다. 청와대 2기 개각 명단 발표 당시에도 서울 배문고 졸업이라 돼 있어 대다수 국민들은 조 후보자의 고향이 당연히 서울이라고 생각했을 소지가 있다. 하지만 개각 명단 발표 후 호남 지역 신문들은 일제히 조 후보자의 고향이 전북 부안이라는 사실을 보도했다.

연합뉴스가 장관 18명 중 호남 출신이 6명이라고 잘못 표기한 그래픽. (그래픽=연합뉴스)
연합뉴스가 장관 18명 중 호남 출신이 6명이라고 잘못 표기한 그래픽. (그래픽=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이렇게 되면 청와대의 출신 지역 대신 출신 고등학교만 발표하는 소위 '고등학교 중심의 탕평 인사'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게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국가 기간 통신사 연합뉴스조차 문재인 정부 2기 내각 중요 통계 그래픽에서 조 후보자를 수도권 출신으로 분류하는 실수를 범했다. 청와대가 국가 기간 통신사를 속인 모양새가 됐다.

2기 개각 장관 후보자들이 정상적으로 청문회 절차를 통과하게 된다고 가정했을 때 장관 18명 중 호남 출신은 7명이 된다. 현재 호남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10%지만 장관 중에는 무려 38.9%가 호남 출신으로 현저한 편중인사란 지적을 면키 어렵다. 여기에 내각을 통할하는 이낙연 국무총리도 호남인 전남 영광 출신이어서 전체 내각 차원에서는 호남편중 인사가 더 심각하다.

호남 출신 장관들의 명단을 살펴보면 전북 순창 출신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전남 무안 출신 박상기 법무부 장관, 전남 담양 출신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전북 익산 출신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광주광역시 출신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전남 담양 출신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전북 부안 출신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다. 여기에 18개 부처 장관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최근 잇따른 문재인 정권 '편향'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장관급) 역시 전북 익산 출신이다.

문재인 정부 전체로 범위를 넓혀보면 '호남 편중'은 더욱 심각하다. 특히 공정함이 생명인 선거와 관련된 핵심 고위 공직과 권력기관은 거의 전원이 호남 출신으로 채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 활동을 했다는 의혹에도 불구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에 임명된 전북 장수 출신 조해주 위원을 비롯해 전남 영광 출신 이낙연 국무총리, 전남 무안 출신 박상기 법무부 장관, 전남 담양 출신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광주광역시 출신 문무일 검찰총장, 전남 영암 출신 민갑룡 경찰청장, 전남 강진 출신 황서종 인사혁신처장, 전남 장성 출신 김용우 육군참모총장, 전북 군산 출신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

이를 두고 정치권 한 관계자는 "엄연한 출생지를 두고 도대체 왜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역을 고향으로 둔갑시키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국민들이 장관 후보자 고향까지 스스로 검색해 알아봐야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라며 "'이번에도 또 호남 편중 인사'라는 비판을 두려워한 나머지 '고등학교 중심의 탕평 인사'라는 말도 안 되는 개념을 급하게 만든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의 '호남 사랑'이 이제 안쓰러울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를 검색하면 조 후보자의 고향이 서울이라고 검색된다. (사진=다음 검색화면 캡처)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11일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를 검색한 결과 조 후보자의 고향은 서울이라고 검색됐다.
(사진=다음 검색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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