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기상청 홈페이지 캡처 및 편집)
(사진 = 기상청 홈페이지 캡처 및 편집)

중국발(發) 미세먼지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 위성에도 찍혔다. 수도권 미세먼지 농도는 지난달 28일부터 일주일간 ‘최악’을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는 최근까지 중국에 별다른 요구나 협의를 하지 못하며, 중국으로부터 “서울 미세먼지는 서울에서 나온 것” “최근 베이징에는 미세먼지 없었다” “(미세먼지가 중국발이라는 주장이) 과학적 분석에 근거한 것인지 모르겠다” 따위의 답만 들어온 바 있다.

NASA는 최근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7일까지 ‘테라/아쿠아(Terra/Aqua)’ 위성으로 한반도와 그 인근 지역을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이 위성은 강수량이나 증발량 등을 조사하는 관측장비로, 미세먼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공개된 사진에는 중국발 미세먼지가 지난달 27일부터 날아와, 지난 7일까지도 한반도에 머무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이런 사진까지 보고도 소위 ‘오리발’을 내민다고 한다. 중국 외교부 등은 “인공위성 사진은 지표면부터 높은 고도까지 두꺼운 공기층을 우주에서 촬영한 것이어서 한반도에 영향을 준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못 된다”며 “(미세먼지 등 독성 물질이) 지표면 가까운 공기층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그대로 한반도 상공을 지나 동해로 빠져나간다” 등으로 주장한다.

NASA는 과거에도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반도와 동아시아에 영향을 주는 자료를 공개한 바 있다. 그런데도 미세먼지의 ‘주범’인 중국은 자료에 기반한 주장을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부인하고, 앞선 소위 ‘환경 협력’ 등에도 비협조적으로 나온 전력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조명래 환경부 장관으로부터 미세먼지 대응방안과 관련한 긴급 보고를 받고 있다. 왼쪽부터 김연명 사회수석, 조명래 환경부 장관, 문 대통령. (사진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조명래 환경부 장관으로부터 미세먼지 대응방안과 관련한 긴급 보고를 받고 있다. 왼쪽부터 김연명 사회수석, 조명래 환경부 장관, 문 대통령. (사진 = 연합뉴스)

지난7일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한국형 야외 공기정화기 개발 및 도입’ ‘중국의 앞선 기술을 이용한 인공 강우 실험’ 등에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중국에는 제대로 된 비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조 장관은 미세먼지 소위 ‘긴급대책’으로 환경부 추가경정 예산 5,000억원을 받아, 대당 1~2억원가량의 야외 공기정화기를 개발해 지하철 환기구 등에 배치하는 안을 내세웠다. 그런데 네덜란드 등에 도입된 이런 시설은 ‘한정된 범위 내에서’ ‘바람이 거의 불지 않을 때만’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25%에 불과하다고 한다.

NASA뿐 아니라 국내 천리안 위성을 통해 얻은 영상에서도 중국발 미세먼지가 확인된다. 중국의 지속된 ‘책임 부인’에, 한 국내 기상전문가는 “중국에 오염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인공위성 관측 영상과 대기오염 모델링 등을 비교하면서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다만 이같은 관측결과 등을 ‘황사’ 논란 이후 중국에 제기했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 정부당국 외교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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