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쌀밥에 고깃국'은 1962년 김일성이 처음 언급한 이래 57년간 지키지 못하고 있는 '난제'
선전-선동 방식 변화도 암시..."수령의 혁명 활동과 풍모를 신비화하면 진실 가리우게 돼"

북한 김정은. (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이 '가혹한 시련과 난관'을 언급하며 "전체 인민이 흰쌀밥에 고깃국을 먹으며 비단옷을 입고 좋은 집에서 살게 하려는 것은 수령님(김일성)과 장군님(김정일)의 평생 염원"이라고 말했다.

'흰쌀밥에 고깃국'은 지난 1962년 김정은의 할아버지인 김일성이 처음 언급한 이래 5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키지 못하고 있는 '난제'다. 김정일 역시 2010년 1월 "흰쌀밥에 고깃국을 먹여야 한다는 수령님 유훈을 관철하지 못하고 있다. 인민들이 강냉이 밥을 먹는 것이 가슴 아프다"고 한 바 있다.

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지난 6일 '제2차 전국 당 초급선전일꾼대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경제 발전과 인민 생활 향상보다 더 절박한 혁명 임무는 없다"며 이 같이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제2차 미북 회담 결렬로 대북 제재 장기화가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민심 동요를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김정은은 또 "자력갱생·자급자족의 기풍은 우리가 가장 빨리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며 "우리나라의 항구적인 경제 발전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수령의 혁명 활동과 풍모를 신비화하면 진실을 가리우게 된다"며 "수령에게 인간적·동지적으로 매혹될 때 절대적인 충실성이 우러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의 이런 발언은 그동안 최고지도자 신격화를 고집해온 북한 선전·선동 방식의 변화를 암시한 것으로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거 북한은 김일성에 대해 '모래로 쌀을, 솔방울로 총알을 만들고 가랑잎을 타고 강을 건넜다'는 비상식적인 우상화를 했다. 김정은에 대해서도 "세 살 때부터 총을 쐈고 목표물 20개를 모두 맞혔다"는 허무맹랑한 소설을 써왔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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