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원내대표 "비례대표 폐지하자...여야 4당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반대"
"선거제 개혁 패스트트랙, 민생 뒤로하고 국회의원끼리 밥그릇 싸움"
여야 4당, 한국당 선거제 개혁안에 "억지안", "헛소리", "개악안" 등 비판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 "여야 4당의 선거제 개혁 논의 방해위한 훼방안"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 "선거 개혁엔 관심 없다는 헛소리"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자유한국당은 10일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이 주장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며 국회의원 정수를 현행 300명에서 270명으로 10%(30명) 감축하는 방안을 역으로 제안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내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에서 "현행 대통령제 하에서는 오히려 의원정수를 국민의 요구에 따라 10% 감축하자는 것이 저희의 안"이라고 밝혔다.

앞서 여야 4당이 이날까지 한국당에 선거제 개혁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고, 불응 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절차) 돌입을 예고하는 등 압박에 나섰다.

나 원내대표는 "의원정수 10% 감축은 실질적으로 내 손으로 뽑을 수 없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폐지하자는 것"이라며 "이는 전 세계의 선진국들이 다 채택하고 있다. 의원정수를 조정해 270석으로 제한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선거제도는 지역구 의원 253명, 비례대표 의원 47명으로 한국당 제안에 따르면 지역구 의원은 소폭 늘어나게 된다.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추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정당득표율에 정비례하는 의석배분 선거제도)에 대해서는 "내각제를 채택한 국가에서도 오로지 두 개 나라, 독일과 뉴질랜드만 채택한 제도"라며 "대통령제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이 제도를 받아들인다는 건 윗도리는 한복, 아랫도리는 양복을 입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특히 여야 4당이 선거제 개혁을 패스트트랙에 올리겠다고 밝힌 데 대해 "느닷없다"며 "지금 민생 챙기기는 뒤로 하고 국회의원끼리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게 맞느냐를 먼저 (여야 4당에) 물어보고 싶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거제 개혁을 둘러싼 여야간 대치로 어렵게 문을 연 3월 임시국회가 또다시 파행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특히 민주당을 향해 "과연 여당이 민생과 경제에 대해 책임을 갖고 있느냐 묻지 않을 수 없다"며 "3월 국회에는 민생과 경제를 위해 챙겨할 법안이 많이 있는데 (선거제 개혁 등을) 패스트트랙으로 태우겠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민주당이 선거제 개혁과 함께 공수처법, 상법, 공정거래법 등 개혁 관련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리기로 한 데 대해 "결국 의회권력, 정치권력, 경제권력에 관해 그들만의 이념을 위한 법안을 선거제와 '빅딜' 하겠다는 것"이라며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 4당은 이날 자유한국당의 자체 선거제 개혁안에 대해 "억지안", "헛소리", "개악안"이라며 일제히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한국당의 내각제 개헌과 비례대표 폐지를 통한 의원정수 축소 주장은 여야 4당의 선거제 개혁 논의를 방해하기 위한 훼방안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비례대표를 없애고 270석으로 줄이자는 주장 역시 여야 4당이 의원정수 확대를 반대하는 국민 여론을 고려해 마련한 300석 안에 대한 반대를 위한 반대안일 뿐"이라며 "한국당은 진정성 있는 선거제 개혁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한국당의 줄곧 성의 없는 협상 태도에 이어 '비례제를 없애고 의석수를 10% 줄이겠다'는 안을 제시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아예 선거 개혁엔 관심 없다는 헛소리이자 무성의의 극치"라고 성토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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