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대협, 토요일 오후 인파분비는 인사동길에 플래카드 들고 나타나 전단지 배포

9일 오후 인사동길은 주말을 맞아 나들이를 나온 연인들과 가족들, 그리고 각국의 관광객들로 붐볐다. 굳건한 한미동맹과 우리 장병들의 희생으로 이날도 인사동길은 대한민국의 여느 곳과 마찬가지로 평화로웠다. 

그러나 평화의 공기를 마시고 있는 수많은 인파 한 가운데에 '주한 미군을 철수하라'는 구호가 등장했다. 이날, 친북 성향 대학생 단체인 민대협은 인사동 한복판을 차지하고 "성큼 다가온 평화의 시대, 주한미군은 더 이상 필요없다"는 플래카드를 높이 들었다.

이들은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미국은 북한에 대한 대북제재를 풀어주라'는 내용이 담긴 전단지도 배포했다.

전단지를 통해 민대협은 "대북제재의 근거가 사라지고 있다"며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중단에 이어 영변 핵시설 폐기 의사를 수차례 밝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유엔이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을 이유로 단행했던 대북제재는 더 이상 내새울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대협의 주장과는 달리 미국과 유엔이 대북제재를 하는 이유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이다. 또한 이번 하노이 회담 결렬 직후 미국 측 입장 발표를 통해, 북한이 영변 핵시설 이외에도 다른 대규모 핵시설들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민대협은 이런 사실관계를 배제한 체, 김정은 측이 하노이 회담에서 펼쳤다가 실패한 논리를 그대로 전단지를 통해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민대협은 이어 "미국은 싱가포르 공동 성명에 따라 북·미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인사동길을 지나가던 시민들 중 몇몇은 "빨갱이들이 여기까지 와서 설친다"며 혀를 찼다. 노신사 한명은 전단지를 나눠주는 민대협 소속 남성에게 다가가 "중국에겐 한마디도 못하는 문재인 정부는 냅두고, 왜 애꿎은 주한미군을 철수하라고 말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민대협 남성은 "저는 평화를 말하는 것이지 문재인 정부를 옹호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민대협이 나눠주던 전단지 뒷면에는 "문재인 정부는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거스르지 말아야 한다"는 경고성 메세지가 적혀있다. 민대협은 "(문재인 정부가) 이명박·박근혜보다 더한 무력증강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약속한 판문점선언 이행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의 판문점 선언 이후, 전방 GP 해체를 포함한 軍 경계 태세가 와해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민대협은 이를 더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민대협은 NL(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 혁명)계열인 한총련의 후신으로 알려져 있다. 한총련이 2011년 이적단체로 판결이 나며 몰락한 후, 서울지역 대학들이 모여 한총련의 구호와 유사한 단체를 만든 것이 민대협이다. 이들의 구호가 "공동선언 이행투쟁! 반미투쟁!"인 것에서 한총련 강경파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