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이 달라졌다...文정권 失政 날카롭게 질타하면서 '투사형 야당 정치인' 면모 보여 눈길
황교안이 달라졌다...文정권 失政 날카롭게 질타하면서 '투사형 야당 정치인' 면모 보여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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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주도기우" "탈의주도입춘" "미세먼지 아닌 문세먼지" "베네수엘라행 급행열차" 등의 표현 사용
제1야당 대표 취임 후 과거 관료 시절과 달리 예리하고 주목도 높은 단어로 '對與 투쟁' 강도 높여가
진보-보수 표현 안 쓰고 좌파-우파 표현 사용해 '프레임 전쟁'의 중요성도 인식
평소 점잖은 '신사' 이미지 강했던 황 대표의 확연히 달라진 모습에 좌파 정치권, 당황해하는 모습
"한국 정통 공안검사의 맥 이어 좌파의 생리와 약점 속속들이 아는 황교안...앞으로 볼만한 싸움 될 것"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미세먼지 아닌 문세먼지, 중국 눈치만 살피며 항의 한 번 못하는 문재인 정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6일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연일 최악의 미세먼지로 전 국민이 고통받고 있는 현실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한 내용 중 일부다. "미세먼지가 아니라 문세먼지"라는 표현은 문 대통령이 지금보다 훨씬 미세먼지 피해가 적었던 2017년 대선 후보 당시 정부를 혹독하게 비판하며 '미세먼지 30% 감축'을 약속한 과거와 맞물리면서 국민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정치인으로 변신한 황교안 대표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 관료시절의 점잖은 이미지에서 탈피해 투사형 야당 정치인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는 수위도 높지만 사용하는 표현도 대중들의 눈길을 끄는 단어들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언론의 제목거리가 되는 내용들이 연일 쏟아져나온다"는 말도 들리고 있다. 황 대표 체제 하의 제1야당 한국당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안착하면서 가깝게는 '탄핵 정변', 좀더 길게 잡으면 2016년 4월 총선 이후 지리멸렬 상태에 있던 한국당(옛 새누리당)에 다시 눈길을 돌리는 국민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한국당 지지율은 꾸준히 상승하면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점차 육박하는 추세다. 

황 대표는 취임 후 연일 문재인 정권에 대해 국민들이 불만을 갖고 있는 '경제 파탄', '중국발 미세먼지', '불안한 안보' 등을 강도높게 비판하면서 대여(對與) 투쟁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황 대표는 1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시당 자유시민정치박람회 초청 강연에서 문재인 정권의 경제 정책을 유쾌하면서도 날카롭게 비판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잘못된 경제정책이 우리나라를 망가뜨리고 있다. 항간에 어려 농담이 나오고 있는데 소득주도성장론은 거꾸로된 이야기"라며 인터넷상에 떠도는 신조어를 소개했다. '우산주도기우'는 우산을 펼치면 비가 온다는 뜻이고, '탈의주도입춘'은 옷을 벗으면 봄이 온다는 의미다. 경제가 성장해야 소득이 늘어남에도 소득을 늘려 성장을 주도하겠다는 소득주도성장론의 모순을 지적하는 신조어들이다.

황 대표는 또 "우리 당은 지난 탄핵 이후 존폐의 위기에까지 몰렸지만 눈물겨운 노력과 희생으로 다시 살아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앞서 6일에는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문재인 정권의 안이한 대응을 비판하며 "네티즌들은 미세먼지가 아니라 '문세먼지'라고 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을 따지고 있는데 대통령은 어제서야 긴급 보고를 받았고, 하나 마나 한 지시사항 몇 개 내놓은 게 전부"라고 말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같은 날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 대통령이 지난 2012년 발간한 책 '사람이 먼저다'를 비꼬아 '사람이 먼지인가'라고 말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또 7일에는 민노총 총파업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이제 촛불 청구서를 찢고 민노총과 결별하더라도 나라 살리는 노동개혁의 길로 하루속히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초기, 촛불 시위로 대표되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적폐 청산'에 지지를 보내던 국민들이 2년 가까이 나라 경제가 파탄 직전인데도 과거에만 매달려 발버둥 치는 문재인 정권에 환멸을 느끼고 있는 지점을 정확히 파악해 지적한 것이다.

황 대표의 '사이다 일침'은 8일에도 계속됐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남겨 "지금 대한민국은 베네수엘라행 급행열차를 타고 질주합니다"라며 문재인 정권의 경제를 망치는 좌파 포퓰리즘 정책을 성토했다. '문세먼지' 발언 때와 마찬가지로 네티즌들은 "맞는 말 한다", "응원한다"는 등의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황 대표는 '프레임 전쟁'의 중요성도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그는 정치권에서 흔히 사용하는 '진보와 보수'라는 표현 대신 '좌파와 우파'라는 표현을 쓴다. 우파의 경우도 보수우파라는 표현보다는 자유우파라는 단어를 선호한다. 한국에서 좌파를 진보라고 불러주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를 명확히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左)가 지난 4일 오전 인사차 국회 본청 정의당 대표실을 찾아 이정미 대표와 환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左)가 지난 4일 오전 인사차 국회 본청 정의당 대표실을 찾아 이정미 대표와 환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 좌파 정당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던 과거 한국당의 모습과 달리 평소 점잖은 '신사' 이미지가 강했던 황 대표가 의외로 세게 나오자 좌파 정치권은 다소 당황해하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예를 지난 4일 황 대표가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상견례 차원에 예방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날 이정미 대표는 "한국당의 전당대회 과정에 국민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내는 상황이다", "탄핵 수용에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5.18 망언에 대해서도 조치를 하라"는 등의 상견례 자리에서 웬만해 자제하는 듣기 불편한 언사를 쏟아냈다.

이 대표의 이야기를 경청하던 황 대표는 당황하지 않고 이정미 대표를 향해 "10분 간의 연설에 감사드린다"며 "'김경수 댓글조작 사건'에 대해 정의당은 어떤 입장이냐"고 응수했다.

이에 이 대표는 "정의당에 처음 찾아와 같이 할 많은 일 중 '드루킹'을 말하는 것은 유감스럽다"며 언짢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아이러니한 점은 황 대표와 처음 만난 자리에서 '유감스러운' 말을 먼저 한 것은 이 대표 본인이라는 점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황 대표의 '중언부언' 하지 않고 짧지만 상대의 폐부를 찌르는 정치 화법이 여론의 호응을 이끌고 있는 것 같다"며 "마치 오랫동안 이를 갈고 나온 사람처럼 문재인 정권과 좌파 세력의 아픈 곳을 매섭게 찌르고 있다. '황나땡(황교안 나오면 땡큐)'이라고 비웃던 민주당 사람들이 적잖게 당혹해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황 대표를 잘 아는 한 원로 법조인은 "황 대표는 정통 공안검사의 맥을 이은 대표적인 검사로 한국 좌파 집권층의 생리와 약점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며 "앞으로 꽤 볼만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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