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5일 성창호 판사 비롯한 판사 10명 불구속 기소하며 차문호 판사 '인사참고자료' 대법원 전달
차문호, 左성향 평가되는 차성안 판사 사촌형...양승태 당시 상고법원 관련 의견 전달해
검찰, 해당부분 문제삼아...법조계 "성창호 판사 기소와 같이 대법원 압박 아니냐" 비판나와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1심 법정구속 판결을 한 성창호 판사(좌)와 항소심을 맡은 형사2부 재판관인 김민기 판사(가운데)와 차문호 판사(우).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1심 법정구속 판결을 한 성창호 판사(좌)와 항소심을 맡은 형사2부 재판관인 김민기 판사(가운데)와 차문호 판사(우).

검찰이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1심에서 법정구속 판결을 한 성창호 판사를 불구속 기소한 데 이어, 검찰이 항소심(2심) 재판장인 차문호 서울고법 부장판사도 ‘사법농단 연루자’라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5일 성창호 판사를 포함한 판사 10명을 직권남용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외에도 ‘비위판사 66명’ 명단과 함께 차문호 부장판사에 대한 ‘인사 참고 자료’도 작성해 대법원에 통보했다고 한다. 차 부장판사가 소위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사실이 있으니, 대법원이 향후 인사나 징계에 참고하라는 것이다.

성창호 판사에 대한 불구속 기소에 이어, 검찰이 2심 재판장까지 압박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김 지사에 대한 판결을 유리한 대로 끌어가려는 의도가 숨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 6일에는 자유우파 법조단체인 ‘자유를 수호하는 변호사들’이 성창호 판사에 대한 구속기소와 항소심 담당 주심 재판관(김민기 서울고법 판사)의 정치성향 등을 문제삼기도 했다. 차문호 부장판사에 대한 인사명단을 제출한 것 역시 ‘성창호 판사 기소와 비슷하게 대법원을 압박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검찰이 통보한 차문호 부장판사의 이른바 ‘연루 사실’은 그의 사촌동생인 차성안 판사와 관계돼 있다고 한다. 차성안 판사는 2015년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추진한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하는 글을 올렸는데, 당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사촌형인 차문호 부장판사에게 ‘가장 현실적 대안인 상고법원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고, 비판 글 작성을 자제해 달라고 차성안 판사를 설득해 달라’는 취지로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문호 부장판사는 이에 차성안 판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설득이 이뤄지지 않아 이 내용을 임 전 차장에게 보고했는데, 검찰은 이 내용을 문제삼았다.

차성안 판사. (사진 = 연합뉴스TV 방송화면 캡처 편집)
차성안 판사. (사진 = 연합뉴스TV 방송화면 캡처 편집)

차성안 판사는 친문(親文) 성향 법관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핵심 멤버로 평가되는데, 최근 소위 ‘사법농단’과 관련한 강성발언들을 다수 쏟아내기도 했다. 지난달 8일 최인석 전 울산지법원장 사퇴 당시에는 법원 내부망에 “(최 전 법원장이) 사법농단 사태에 대해 성찰과 반성의 말씀은 없으시고...그게 떠나는 분이 하실 말씀인가. 그리고 선배 판사, 후배 판사라는 말도 이 참에 버리면 좋겠다. 초중고 대학도 아니고, 모두가 동등해야 할 법원에서” 등의 댓글을 남겨 논란을 빚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법원의 요청에 의해 시작됐고, 기관 협조 차원에서 법원이 참고할 만한 수사 내용을 보낸 것일 뿐”이라며 “김 지사 재판과 연결시키는 건 억측이다. 참고 자료를 인사 때 활용할지 여부는 법원이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차문호 부장판사의 일로  사법농단 연루자’로까지 몰아가는 것은 무리라는 평이 많다. 법을 위반한 것도 아닌 사항으로 검찰이 만든 ‘인사 참고 자료’ 자체를 문제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항소심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부(재판장 차문호 부장판사, 주심 김민기 판사)에 배당됐다. 형사2부의 재판부는 차문호 부장판사와 김민기 판사, 최항석 판사로 구성돼있다. 김민기 판사 역시 친문성향 판사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최근에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법원행정처 폐지 등을 위해 만든 ‘사법발전위원회 건의 실현을 위한 후속추진단‘ 단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관련기사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