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북한 선적의 불법 환적을 감시하기 위해 특수정찰기인 RC-12X 가드레일의 한국 배치를 2배로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문화일보가 7일 보도했다.

문화일보는 이날 “한미 군 정보당국에 따르면 평택기지(캠프 험프리스) 내 주한 미 육군 501정보여단에 배치된 특수정찰기 RC-12X가 지난해 여름까지만 해도 5대에 불과했으나 같은 해 8~11월 사이 미 본토로부터 5대를 더 들여와 총 10대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RC-12X는 그동안 비무장지대(DMZ) 인근에서 북한군의 각종 통신 및 신호를 수집하는 특수정찰 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유엔의 대북 제재 강화 이후 한반도 인근 동·서·남해 상에서 북한선박의 불법 환적 등을 감시하는 임무에 더 집중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RC-12X는 비치크래프트의 소형 여객기를 신호 및 첩보 정찰기로 개조한 최신형 정찰기다. 북한군 통신 감청과 공해상 북한 선박 환적 등 불법행위를 감시한다.

미 육군이 보유 중인 총 19대의 RC-12X 중 절반이 넘는 10대나 평택 기지에 투입한 것에 대해 정보당국 관계자는 문화일보에 “미 본토에 있던 RC-12X를 빼내 한국에 증강 배치한 것은 유엔 대북제재의 고삐를 바짝 죄고 북한에 비핵화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미 육군의 나머지 RC-12X 배치 현황을 보면 독일 1대, 아프가니스탄 4대, 미 텍사스주 포트블리스 4대 등이다.

RC-12X는 올해 1월 6일 요코타 주일 미 공군기지에서, 1월 9일엔 오키나와 가데나 미 공군기지에서 이착륙하는 장면이 수시로 포착됐다. 일본 군사항공잡지인 ‘Koku Fan’ 최신호는 ‘미 육군 RC-12X 가드레일 전자정찰기가 날아온 의미’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반도 중심으로 한 미군의 동북아지역 정보수집 능력 강화와 유류 보급 등 북한 선적의 환적 감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 본토 9정찰항공단 소속으로 오산 공군기지에 배치돼 있던 U-2S 드래건 레이디 전술정찰기 4대가 가데나 기지로 파견되면서 대만해협 등을 정찰하는 횟수도 늘고 있다. 당초 U-2S는 DMZ에 근접해 북한 미사일 실험 등 대북 정찰감시용으로 활용돼왔다. 하지만 지난해 9.19 남북 군사부문 합의 후 공중 적대행위 중단구역이 설정돼 군사분계선(MDL) 20~40km 구간에서 회전익 항공기 비행이 금지되면서 대신 미중 분쟁 수역인 대만해협과 동중국해 정찰 활동 수단으로 동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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