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유엔 제재 해제 요청 거부한 美에 모종의 결심을 보여주려는 듯”

CSIS는 5일 북한이 하노이 정사회담 후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재건을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인공위성 사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CSIS는 5일 북한이 하노이 정사회담 후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재건을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인공위성 사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의 저명한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5일(현지시간) 북한이 베트남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신속하게 재건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 베트남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영변 외 핵시설을 보유하고 있다는 핵 은폐 의혹이 불거진 것과 때를 맞춰 CSIS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케하는 정황을 실제 증거로 입증한 것이다.

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와 조셉 버뮤데즈 연구원이 지난 2일에 촬영한 상업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북한은 서해 동창리 장거리 미사일 발사장을 신속하게 재건하고 있다.

CSIS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의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지 불과 이틀 후에 이런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것은 북한이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체결된 5개의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를 해제해달라는 요구를 미국이 거부한 것에 대해 모종의 결심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평안북도 철산군에 위치한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수 있는 곳이다. 유엔 안보리 결의는 북한의 ICBM 기술 사용을 금지한다. 과거 북한은 이곳에서 ICBM인 '화성-15형'에 탑재한 '백두산 엔진'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북 대화가 한창이던 지난 2018년 7월부터 8월 초까지 북한은 수직형 엔진 시험대의 해체 작업을 상당히 진척시켰다. 심지어 김정은은 지난해 9월 19일 평양공동선언에서 동창리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아래 영구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CSIS는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재건) 움직임은 수직 엔진 시험대와 발사대의 궤도식 로켓 이동 구조물에서 분명히 나타났다”며 “특히 대개의 경우 닫혀 있던 연결타워의 덮개도 열렸다”고 지적했다. 2018년 8월 초 부분적으로 해체됐던 수직 엔진 시험대가 지난 2일 인공위성 사진에서 부분적으로 재건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또한 위성사진에는 두 개의 건설 크레인과 여러 대의 자동차, 건설재료 등도 함께 포착됐다.

CSIS는 “이 시설은 2018년 8월 이후 활동이 중단돼 있었다”며 “현재의 활동 재개는 고의적이고 목적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지난 4일 발표한 분기 보고서에서 “북한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도 우라늄농축시설을 가동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영변의 5MW 원자로는 지난해 12월 초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로 보이지만 실험용 경수로 건설은 계속 진행 중”이라며 “이는 핵 원심분리기 농축 시설이 계속 사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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