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인카드(신용·체크·선불) 결제건수와 비교시 0.0006%
가맹점당 결제건수는 0.19건, 결제액은 4278원에 그쳐

서울시가 추진하고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원하는 '제로페이'의 첫 달 실적이 크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제로페이 결제실적은 8633건, 결제금액은 약 1억9949만원이다.

이는 같은 달 국내 개인카드(신용·체크·선불) 결제 건수 15억6000만건과 비교하면 0.0006%, 결제금액 58조1000억원에 견주면 0.0003%에 불과하다. 

1월 31일 기준 제로페이에 정식 등록한 가맹점이 4만6628개인 것을 고려하면 한 달 동안 가맹점당 거래실적이 0.19건, 4278원에 그친다.

제로페이는 소비자가 가맹점에서 물건을 살 때 간편결제 사업자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가맹점 QR코드를 찍으면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바로 돈이 이체되는 결제 방식이다. 기존 신용카드 결제 과정에서 매기는 카드사 수수료, 부가통신업자(VAN사) 수수료 등 중간 단계를 줄였다.

김종석 의원실 제공

1월 실적을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에서 결제된 건수가 3138건(4377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은행 1807건(2719만원), 국민은행 1360건(1560만원), 농협은행 568건(644만원) 순이었다. 시중은행 중 씨티은행과 카카오뱅크는 참여하지 않았다.

금액별로 보면 케이뱅크가 결제금액의 44%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았다. 케이뱅크는 올해 1월 내놓은 결제시스템 '케뱅페이'를 제로페이와 연계했다. 이와 함께 '쇼핑머니대출'도 내놓아 소비자들을 유인했다. 

쇼핑머니대출로 빌린 돈은 케뱅페이로 결제할 때만 사용할 수 있고 50만원은 올해 연말까지 무이자로 제공한다. 이것이 일부 소비자에게 알려지면서 결제서비스 이용객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종석 의원은 "제로페이는 정부가 카드 시장에 개입해서 민간기업과 경쟁하겠다는 발상으로 시작됐다"며 "가맹점 수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제로페이를 이용할 실익이 있는가, 신용카드가 아닌 제로페이를 선택할 유인이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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