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31일 촬영된 영변 핵 단지 위성사진
지난해 7월 31일 촬영된 영변 핵 단지 위성사진

북한은 2차 미북 정상회담 와중에도 여전히 우라늄 농축 시설을 가동하고 있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지난 4일 발표한 분기 보고서에서 “북한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도 우라늄농축시설을 가동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영변의 5MW 원자로는 지난해 12월 초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로 보이지만 실험용 경수로 건설은 계속 진행 중”이라며 “이는 핵 원심분리기 농축 시설이 계속 사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아마노 사무총장은 “IAEA는 북한의 이 같은 행동의 목적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마노의 발언이 북한이 여전히 핵무기 생산에 사용되는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IAEA의 발견은 평양이 영변 핵시설의 전부가 아닌 일부 사용을 중단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과 궤를 같이 한다고 덧붙였다.

영변 핵시설은 지난주 베트남에서 있었던 2차 미북 정상회담의 중심 화두였다. 북한은 미국이 주요 제재를 완화하는 대가로 영변의 플루토늄 생산 원자로와 우라늄 농축 시설을 폐쇄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미국 측은 북한의 이러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북한이 영변 외 지역에서 중요한 우라늄 농축 시설을 최소한 한 개 더 운용하고 있음에도 이를 제안에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그프리트 헤커 박사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북한이 영변과 그밖에 최소한 한 개 이상의 핵시설에서 고농축 우라늄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커 박사는 북한은 지난 2018년 약 6개의 핵폭탄을 만들기에 충분한 고농축 우라늄 물질 약 330 파운드를 생산했다고 추정했다.

북한은 핵무기에 생산되는 연료로 두 가지를 생산해왔다. 하나는 플루토늄이며 다른 하나는 고농축 우라늄이다. 전문가들은 고농축 우라늄이 현재 북한 핵 활동의 중심을 차지한다고 지적한다.

김정은은 이번 해 초 신년사에서 새로운 평화의 서곡을 제안하면서 북한은 핵무기를 생산하지도 전파하지도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정은은 고농축 우라늄을 포함해 중심 핵 물질 생산을 중단하겠다는 명확한 약속은 하지 않았다.

IAEA의 보고서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뒷받침한다.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지난 2월 위성사진에 근거해 영변의 5메가와트 플루토늄 원자로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로버트 아이혼 전 북한·이란 제재 담당 조정관은 “영변 핵시설 해체를 IAEA가 감독하는 것은 쉬운 일일 것”이라며 “핵폭탄 제조에 사용되는 물질 특히 고농축 우라늄의 생산 중단을 검증하는 일은 훨씬 더 어렵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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