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주 영국 북한대사관 공사는 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동아일보사 부설 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 합의 결렬로 통일이 10년은 더 가까워졌다”며 “하노이에서 뒤통수를 맞아 김정은의 위상이 상당히 실추됐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젊은 지도자로서 모든 게 가능하다고 폼을 잡고 나섰는데 크게 위상이 흔들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소련 서기장이었던 흐루쇼프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미국에 밀려 쿠바에서 미사일을 철수했다가 2년 만에 실각했다”며 “그만큼 공산국가에서 지도자의 위상은 중요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도자의 위상이 체제 유지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북한의 이 같은 특성을 파악하고 미국이 의도적으로 ‘하노이 결렬’을 유도했다면 상당한 지략을 썼다”고 덧붙였다.

또한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이 톱다운 방식의 한계점을 느꼈을 것”이라며 “실무진에 협상을 맡기고 자신은 서명만 하는 방식으로 돌아갈 듯싶다”고 했다.

그는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싱가포르 회담에서 한번 재미를 보고 ‘이번에도 잘하실 수 있습니다’라고 부추겼다가 일이 안 풀렸다”며 “(통전부 대신) 리용호 외무상이 이끄는 외무성 라인의 지위가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