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그랜드호가 들이받아 파손된 광안대교 부분. (사진 = 연합뉴스)
씨그랜드호가 들이받아 파손된 광안대교 부분. (사진 = 연합뉴스)

음주운항한 러시아 선박이 부산 광안대교를 들이받은 사건과 관련해 교량 보수·보강에 수백억원이 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S선장이 몬 씨그랜드호(5,998t)는 지난달 28일 오후 4시 20분경 부산항 용호만 부두에서 출항해 광안대교의 10~11번 교각 사이 하부도로 강재를 들이받았다. 이 충돌로 다리 9㎡(가로 3m, 세로 3m)가 찢어졌다. 부산시는 지난 1일 균열진행방지 공사를 했고, 지난 2일에는 교량 내부 용접부와 볼트 등을 검사해 차량 통행을 재개시킨 상황이다. 부산시는 4일부터 정밀 진단도 진행하고 있다.

몇몇 교량 전문가들은 광안대교 보수 비용으로 수백억원이 들 수 있다고 본다. 연합뉴스는 5일 다수 교량 전문가 발언을 인용하며 “안전진단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재가설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복구에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이 들 수도 있다”며 “다행히 받힌 부분만 부분 보수 보강하면 큰 비용이 들진 않겠지만, 교량 내구성과 안전성에 문제가 있을 경우 문제가 달라진다”고 전했다.

부산시 관계자도 “구체적인 복구 방법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고 어느 정도까지 관련 공사를 해야 할지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며 “역대 유사한 사고 사례도 없어 현재로서는 복구비용을 추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광안대교를 들이받은 씨그랜드호. (사진 = 연합뉴스)
광안대교를 들이받은 씨그랜드호. (사진 = 연합뉴스)

현재 사고를 낸 씨그랜드호는 부산해경 등 관계기관에 의해 출항지였던 용호부두에 강제입항 조치돼 있다. 부산시 측은 씨그랜드호에 대한 가압류를 검토하는 한편, 광안대교 파손부위 복구비용과 차량 진입 통제에 따른 직·간접적 피해까지 선사 측에 보상을 청구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씨그랜드호는 선주배상책임보험(P&I)에 가입돼 있는데, 이 보험의 사고당 최대한도는 2,500만달러(약 275억원)이고, 선원 1인당 5만 달러(약 5,500만원), 화물손상 200만 달러(약 22억원) 등이다. 광안대교 충돌과 같은 사고에는 100만 달러(약 11억원)가 한도다.

씨그랜드호의 선주는 러시아 선박회사지만, 선박대리점은 국내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대리점이 러시아 선주 측으로부터 배를 빌려 화물 노선에 투입, 운용해온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의 보상 청구 방침에, 씨그랜드호 측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해 소송전을 준비 중이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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