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선언-평양 선언 합의 남북협력사업 속도감 있게 준비하라"...위험한 마이웨이
"부분적인 경제제재 해제 논의, 北 역내 美 연락사무소 설치 논의는 큰 대화 진전" 주장
해외 독립유공자 후손 초청 오찬서는 "親日하면 3대가 떵떵" 속설로 '反日팔이' 되풀이

2차 미북정상회담 결렬 후 미국 측(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이 북한에 "영변 핵시설 외에도 규모가 굉장히 큰 핵시설이 있다"고 지적했는데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영변 핵시설이 전면적으로 완전히 폐기된다면 북한 비핵화는 진행 과정에 있어서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든다"는 엇나간 주장을 반복했다.

미국과 유럽 등 자유진영은 북한의 핵 폐기 자체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게 진행하라'는 'CVID'를 촉구해왔는데, 이미 수차례 협상테이블에 오른데다 노후화한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 북핵 폐기를 되돌릴 수 없게 된다는 인식을 심으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정권은 현존하는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폐기 방안에 대해선 직접 압박에서 손을 놓고 있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100분간 진행된 '2차 북미(미북)정상회담에 대한 평가 및 대응 방안' 주제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하면서 "(미북간) 영변 핵 시설의 완전한 폐기가 논의됐다. 북한 핵 시설 근간인 영변 핵시설이 미국의 참관과 검증 하에 영구히 폐기되는 것이 가시권으로 들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3월4일 오후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사진=연합뉴스)

또한 "부분적인 경제 제재 해제가 논의됐다. 북미(미북)간 비핵화가 싱가포르 합의 정신에 따라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와 그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를 함께 논의하는, 포괄적이고 상호적인 논의 단계로 들어섰음을 보여준다"며 "이 역시 대화의 큰 진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셋째로는 "북한 내 미국 연락사무소의 설치가 논의됐다"며 "양국 간에 관계 정상화로 가는 중요한 과정으로서 큰 의미를 가진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하나, 과거와 다른 특별한 양상은 합의의 불발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서로를 비난하지 않고 긴장을 높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양 정상은 서로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표명하고, 회담 재개와 지속적인 대화를 통한 타결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현 상황을 해석했다.

이어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후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이유를 설명하고,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와 대화 지속 의지와 함께 대화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밝힌 점, 또 제재나 군사훈련 강화 등에 의한 대북 압박의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는 시간이 좀 더 걸릴지라도 이번 회담이 더 큰 합의로 가는 과정이라는 기대를 가질 수 있게 해 줬다"고 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통일·외교·국방 등 외교안보라인 각 부처를 중심으로 미북대화 중재를 위한 노력을 지시했다.

우선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입장 차이를 정확히 확인하고 그 입장 차를 좁힐 수 있는 방안 모색해주길 바란다"며 "북미회담이 종국적으로 타결될 것으로 믿지만 대화의 교착이 오래되는 것은 결코 바라지 않음으로 북미(미북) 실무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서도 함께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판문점 선언과 평양 공동선언에서 합의된 남북 협력 사업들을 속도감 있게 준비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자신이 3.1절 기념사로 제시한 이른바 '신(新)한반도 체제'에 관해 "개념을 분명하게 정립하고 실천가능한 단기적, 중장기적 비전을 마련해주시길 바란다"고 지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NSC 전체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취임 이후 8번째로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이날 회의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강경화 외교부·조명균 통일부·정경두 국방부·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안보실장, 김유근 1차장, 김현종 2차장 등이 참석해 미북회담 결렬 관련 각 부문의 '대응 방안'을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NSC에 앞서 해외 8개국 독립유공자 후손 65명 청와대 초청 오찬을 가지면서 "항쟁을 이끈 독립유공자를 발굴하고 후손을 제대로 예우하는 일은 국가의 책무이자 국민 자긍심을 높이는 일"이라고 전제한 뒤 "'친일을 하면 3대가 떵떵거리고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있었다"고 '반일(反日) 의존적' 레토릭을 이어갔다.

지난 3.1절 기념사에서는 '빨갱이'라는 말이 일본 제국주의에서 유래한 친일 잔재라고 근거없는 주장을 펴 빈축을 샀는데, 이번에는 이른바 '친일-독립운동 3대' 속설을 거론한 것이다. 그는 "친일한 사람들은 당대에 떵떵거리며 자식을 유학 보내면서 해방 후에도 후손이 잘살 수 있었고, 독립운동 하신 분은 가족을 제대로 못 돌봐 뿔뿔이 흩어지거나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해 자식까지 오랜 세월 고생해야 했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를 바로잡는 게 해방된 조국이 해야 될 일인데, 역대 정부가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 점을 반성하면서 독립운동가를 최대한 발굴하고 그 후손을 제대로 모시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며, "남북 관계가 발전해 남북이 함께 협력해 나간다면 더 많이 발굴하고, 후손을 찾아 대접하는 일을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독립운동 예우 문제에 자신의 친북(親北) 스탠스를 결부시켰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