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공익 해쳤다며 한유총 설립허가 취소 결정...한유총 "개학연기 투쟁 철회"
서울교육청, 공익 해쳤다며 한유총 설립허가 취소 결정...한유총 "개학연기 투쟁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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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유치원 '개학연기'했지만 당초 예상한 '보육대란'없어
한유총 '유치원 사유재산권 인정', '시설이용료' 등 요구
교육부 "유치원 역시 비영리 교육기관"...양측 접점 찾기 힘들 듯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연합뉴스 제공]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연합뉴스 제공]

일부 사립유치원이 4일 실제 개학을 연기함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이 예고대로 '개학연기 투쟁'을 주도한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설립허가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가운데 한유총은 조건없이 '개학 연기 투쟁'을 중단하기로 했다. 

4일 이덕선 이사장 명의로 보도자료를 내 "개학연기 사태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유총은 "학부모들 염려를 더 초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면서 소속 유치원들에게 "자체판단에 따라 내일부터 개원해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한유총은 "유치원 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과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그대로 수용하면 사립유치원 자율성 유지와 생존이 불가능하다"면서 "교육부·여당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했으나 제대로 된 협의가 불가능했다"고 전했다. 

또 개학연기가 '준법투쟁'에 해당한다는 입장도 고수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개학연기가 실제 이뤄짐에 따라 한유총 설립허가를 취소하기로 했다"면서 "세부절차를 검토 중이며 5일 오후 조희연 교육감이 이를 직접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이같은 결정의 근거로 민법 38조(법인이 목적 이외의 사업을 하거나 설립허가의 조건에 위반하거나 기타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한 때에는 주무관청은 그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를 들었다.

설립허가 취소 방침은 5일 한유총에 통보될 예정이다. 이후 한유총의 의견을 듣는 청문이 열린 뒤 설립허가 취소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최종결정이 내려진 뒤 한유총은 행정심판·소송으로 제기해 설립허가 취소의 정당성을 다툴 수 있다. 

한유총은 4일 유치원 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 등의 철회를 요구하며 개학 연기 투쟁에 나섰다. 그러나 당초 크게 우려됐던 ‘보육 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유총은 이날 1,533개가량의 유치원이 개학을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교육 당국의 전수조사 결과, 전체의 7.7% 수준인 300곳 안팎에 그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개학 연기에 동참하는 유치원 명단이 사전에 공개됐고, 정부가 긴급돌봄체계를 가동해 당장 큰 혼란은 피했다. 그러나 한유총이 개학 연기 철회는 사유재산과 유치원 운영 방법을 논의하는 공론화 과정 수용 등 교육 당국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밝혀 개학 연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3일 오후 11시 기준으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을 통해 조사한 개학 연기 유치원은 전체 사립유치원 3,875개의 9.4%인 365개였다. 그러나 4일 오전 실제 현장에서는 개원을 한 곳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은 개원 연기를 밝혔던 6곳 모두 개원했다. 지역별로는 경남 87개, 경기 77개, 대구 50개, 경북 41개, 충남 43개, 부산 35개, 서울 26개 등이 4~6일 개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가 이날 오전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철회 또는 불참한 곳이 나왔다.

의사 표명이 명확하지 않은 무응답 유치원 121개(3.1%)도 있어 전체 개원 연기 유치원 수는 가변적이다.

권지영 교육부 유아교육정책과장은 “돌봄 신청자가 전국적으로 1,000명 미만으로 예상보다 훨씬 적게 신청했다”고 말했다.

한유총의 공언과 달리 개학 연기 참여 유치원이 줄어든 것은 원아와 학부모를 볼모로 한다는 비판적인 여론과 함께 경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시·도교육청까지 범정부 차원에서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한유총 설립허가 취소, 참여 유치원 강력 제재, 형사고발, 우선 감사 등의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대해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정부와의 대립도 불사하는 한유총 측 의견을 엿보면 일각에선 국가의 행위가 위헌적인 사유재산관 침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사립유치원은 지역에 따라 적어도 20억 내지 30억원 이상의 설립자 재산이 들어간다. 그런데 정부가 에듀파인(국가관리회계시스템) 가입을 강제하며 이번 사태가 불거진 것이다. 사립유치원은 개인의 재산이 들어간 만큼 유치원의 사유재산성 인정과 '시설사용료'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사유재산성은 일부 인정할 부분이 있지만 본질적으로 유치원 역시 비영리 교육기관인 '학교'인 만큼 시설사용료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 접점을 찾기가 어려워 보인다.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한유총은 유아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시설비, 인건비, 급식비, 교재비, 관리비가 필요하다며 이 중 시설비, 즉 시설사용료를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에듀파인은 기안부터 결재에 이르기까지 과정이 복잡해 국공립 유치원은 2~3명의 회계전문 인력을 둬 운영하지만 사립유치원은 그러한 운영이 불가능하다.

더군다나 정부가 사유재산인 유치원의 자금사용 전반을 실시간 감시하고 설립자가 수익을 가져갈 수 없도록 강제하는 것은 재산에 관한 사용, 수익, 처분권을 박탈하는 행위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유총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한 번도 대화에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공론화 과정을 거쳐 이 문제를 해결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교육부는 "한유총은 일관되게 사립유치원이 사유재산이며 헌법 23조에 따른 재산권 보호를 주장하고 있다"며 "사립유치원이 비영리 교육기관인 '학교'라는 전제에 대한 공감 없이는 한유총과 대화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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