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탈북민-북한경제전문가 통해 최근 북한 경제상황 연구
“석탄 수출길 막혀 노동자 탄광 이탈...대중국 교역 거의 붕괴"
"의류·수산물 업체도 줄도산...연내 환율·물가 폭등 가능성”

 

미국의 완전한 비핵화 요구를 북한이 거부하며 2차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가운데, 북한이 지난 2016년 2270호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로 인해 석탄 생산량이 급감하는 등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이날 문화일보 등에 따르면 통일부는 지난해 말 가장 최근에 입국한 탈북민과 북한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북한경제 상황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를 진행했는데, 조사 결과 북한의 석탄 생산은 ‘탄광에 물이 차고 있다’는 말로 압축될 정도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은 대북제재로 석탄 수출 길이 막히자 내부 전력 발전용으로 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북한 내 시세가 수출 시세의 10분의 1에 불과해 노동자들이 탄광을 이탈한 상태라고 연구에 참여했던 임수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밝혔다. 석탄 생산 부진은 폐광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철강 생산도 공장 가동에 필요한 중국산 코크스 수입이 끊어지면서 거의 중단됐다. 의류와 수산물 위탁 가공업체와 수출 운송업, 운송 관련 부품, 정비소 등 연관 업체들의 도산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 내 시장에 소비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은 시장에 돈이 돌지 않는데도 공급망 유지를 위해 외상 공급을 감수하고 있다는 탈북민들의 증언도 나왔다. 업체들의 외상 공급은 이른 시일 내에 대북제재가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지만, 이번 미·북 정상회담 결렬로 제재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장 기능은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경제연구원(KDI)도 지난 2월 말 발간한 ‘북한경제리뷰’에서 “강화되는 대북제재로 인해 대중국 교역이 거의 붕괴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올해 안으로 북한에서 경제위기가 가시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임 위원은 “2018년 대중국 수출이 2017년 대비 10분의 1로 줄었는데, 월 200만 원을 벌다가 월 20만 원도 못 벌면 어떤 상황이 되겠나”라며 “올해 안으로 환율이 뛰고 물가도 폭등하는 거시 경제 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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