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뉴스9', ‘레이건-고르바초프 ‘핵군축 협상’’을 거론하며 낙관적 기대 이어가
KBS "국민들 아쉽고 허탈해해"...3.1절 '가짜 평화 쇼' 규탄 '국민총궐기대회'는 보도안해
KBS공영노조 "가짜 평화 쇼 안 믿는다...사실보도로 제대로 알려라"
MBC '뉴스데스크' "트럼프의 톱-다운 결정이 결렬되는 장면 연출"
MBC "金, 파격적 행보...'정상 국가' 지도자 이미지를 전세계에 각인시켰다는 평가 받아"

KBS '뉴스9' 보도.

지난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은 북한이 영변 핵무기 시설 외 다수의 핵무기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밝혀지는 등 비핵화의 대한 의지가 없는 상황에서 미국 측에 완전한 제재완화를 요구해 결렬된 가운데, 국내 공영방송에서는 이번 협상 결렬에 대해 ‘미북 간의 의견 차’ 정도로 평가하며 사실과 다른 내용을 보도해 ‘국민 속이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협상이 결렬된 28일 <KBS뉴스 9>은 ‘레이건-고르바초프 ‘핵군축 협상’도 우여곡절 끝 결실’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레이건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서기장은)결국 서로의 입장 차이는 좁혀졌고, 다음해 역사적인 핵군축 협상이 이뤄질 수 있었습니다”며 “이에 따라 북미가 이번 협상이 결렬된 이유를 검토하며 앞으로 열릴 실무협상에서 입장 차이를 좁히는 게 차후 정상회담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면적인 제재완화를 요구하고 나선 상황을 미국과 북한의 입장차로 해석하는 동시에 ‘레이건-고르바초프 ‘핵군축 협상’’을 거론하며 낙관적 기대를 이어간 것이다.

이날 <KBS뉴스 9>는 협상 결렬을 ‘트럼프스럽다’라는 평가와 ‘트럼프 특유의 협상술’(트럼프 특유의 협상술?…“제대로 하기 위해 서명 안 했다”)로 분석하기도 했다.

또한 ‘“트럼프는 사기꾼”…美 청문회 폭로, 회담에 영향 미쳤나’라는 보도에서는 “하노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던 시간, 미국 내 관심은 다른 곳(마이클 코언 청문회)에 쏠렸다”는 내용을 내보내며 미북 정상회담 결렬 결과를 놓고 마치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자신에 대한 마이클 코언의 폭로 이슈를 뒤덮기 위한 결정이라고 해석될 여지가 있는 보도도 자행했다.

아울러 이날 회담 결과와 관련 “국민들이 아쉽고 허탈해했다. 미래를 기대하자”라는 반응의 보도를 하면서도, 3월 1일에는 3.1절을 맞아 광화문 일대에서 가짜 평화 쇼를 규탄하고 무너진 안보를 우려하는 국민총궐기대회에 대해서는 보도조차 하지 않았다.

이에 KBS공영노조는 “국민들은 이제 더 이상 가짜 평화 쇼를 믿지 않는다”며 “모두가 파국을 맞기 전에 사실보도로 위기를 제대로 알려라”라고 촉구했다.

MBC '뉴스데스크' 보도.
MBC '뉴스데스크' 보도.

한편,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이번 회담의 결렬 이유로 “통상 실무선에서 준비를 마쳐놓고 정상들은 최종 서명만 하는게 일반적 방식이지만 이번에는 이른바 톱-다운 위에서 최종 결정해서 아래로 내리는 방식을 택했다”며 “그렇다보니 이런 식으로 정상 회담이 결렬되는 유례를 찾기 힘든 정상 회담 장면이 연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 결렬로 인한 한국과 북한간의 회담 가능성을 전망했다.

특히 김정은에 대해 “북한 지도자가 국제 무대에서 외신 기자 질문에 답하는 모습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파격적인 행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전세계 기자들의 까다로운 질문에 속내를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능수능란하게 외교적 언사를 선보인 김 위원장은, 이번 회담 과정에서 '정상 국가'의 지도자란 이미지를 전세계에 각인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런 김 위원장의 파격적인 시도도 정상회담이 끝내 결렬되면서 빛이 바랬다”고 아쉬움을 표출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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