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빅딜’ 못 받아들여"...“金, 낡고 노후한 영변과 실질적 제재완화 맞바꾸려해”
“하노이 회담 결렬, 실패 아닌 성공...美국익 보호·발전시켜”
"비핵화 시작하면 1년 안에 끝낼 수 있다"
"北, 제재완화 원하면 비핵화 해야"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3일(현지시간)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유는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빅딜’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볼튼 보좌관은 최대 대북 압박 캠페인을 지속할 것이며 북한이 제재완화를 원한다면 비핵화를 해야 한다고 분명히 했다. 그러나 북한과의 ‘외교의 창’은 계속 열려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낙관적인 전망을 견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볼튼 보좌관은 이날 미 방송 CBS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이번 회담을 실패로 보지 않는다. 나는 이번 회담이 대통령이 미국의 국익을 보호하고 발전시킨 측면에서 성공으로 본다”고 말했다. 볼튼 보좌관은 지난 28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확대 정상회담에 동석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스몰딜에 합의하지 않고 회담장을 박차고 나온 데에는 볼튼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볼튼 보좌관은 “우리는 회담 당일 김정은의 입에서 말이 나올 때까지 북한이 테이블에 무슨 안건을 꺼내놓을지 몰랐다”며 “‘나쁜 딜’을 받아들이는 것보다는 ‘노 딜’로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는 것이 더 낫고, 그것이 나에게는 성공”이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반복해서 이전 행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며 “우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 핵협상에서 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회담의 이슈는 트럼프 대통령이 ‘빅딜’이라고 부른 제안을 북한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지 여부”라며 “그 ‘빅딜’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제시한 ‘비핵화’의 정의에 따라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고 엄청난 경제 발전을 취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볼튼 보좌관은 “그 이하의 것을 시도하는 것은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 “따라서 나는 미국의 국익이 보호되었기 때문에 이것(회담 결렬)을 실패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빅딜' 문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빅딜 즉 비핵화를 계속 요구했다. 핵과 생화학 무기, 탄도미사일을 포기하는 결정을 하라고 했다. 하나는 한글, 하나는 영어로 된 문서(paper) 2개를 건넸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만약 북한이 탄도미사일과 생화학무기를 포함해 완전한 비핵화를 결심한다면 경제 발전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싱가포르 회담 때부터 우리가 제시했던 것”이라며 “그러나 북한은 영변 핵시설의 노후화되고 있는 핵 원자로와 우라늄 농축시설을 실질적인 제재완화와 맞바꾸길 원했다”고 밝혔다. 특히 볼튼 보좌관의 이날 발언은 미국이 이번 협상에서 비핵화의 정의를 핵과 미사일, 생화학 무기까지 포괄하는 모든 대량살상무기(WMD)로 설정했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2016년 대선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한 가지는 이전 정부들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며 행동 대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이 빅딜을 받아들이도록 그의 설득력을 발휘했지만 북한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볼튼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를 계속 이어가는 것에 준비돼 있다”며 “우리는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이끈 대북제재를 계속해나갈 것이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북한이 지금 이 순간에도 핵물질을 계속 생산하고 있지 않느냐’는 사회자의 지적에는 “정확히 그렇다”고 수긍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목적은 언제나 비핵화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지속하기 위해 싱가포르에서 북한에 문을 열었고 8개여 월 후 하노이에서도 그랬다. 북한에 ‘외교의 창’은 계속 열려있고 ‘유효기간’은 없지만 그 문으로 들어올 지는 전적으로 북한에 달렸다”고 했다.
볼튼 보좌관은 “만약 북한이 비핵화 결정을 내린다면 다른 변수가 없는 한 1년 안에 비핵화를 끝낼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며 “(협상) 마감일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낮은 단계에서 또는 김정은을 다시 만나 계속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최대 압박 정책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며 “심지어 회담 전에도 우리는 예를 들어 북한이 제재회피를 위해 사용하고 있는 선박 간 환적을 금지할 방안들과 다른 나라들이 대북 제재를 강화할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제재완화를 원한다면 비핵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최대 압박과 제재는 "김정은에게 진짜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체제 전복을 원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은 우리는 북한 비핵화를 원한다”며 “이것이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목표”라고 했다.
‘김정은이 비핵화를 할 수 있다고 여전히 믿느냐’는 질문에는 “김정은은 북한의 권위적인 지도자이며 비핵화라는 전략적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켜보자”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확히 언제 오토 웜비어의 죽음에 대해 언급했느냐’는 질문에는 “하노이에서 둘째 날인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에서도 웜비어에 대해 이야기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웜비어 사건은 야만적이며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분명히 해왔다. 북한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웜비어에게 정확히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