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양 정협 주석 "시진핑 신시대 사회주의 사상 제일 중대해" 지도부에 충성 촉구
양안 대립 관련해 "대만 독립에 결단코 반대, 대만 내부 단체 등과 교류 확대할 것"
경제성장률, 오는 5일 전국인민대표회의서 발표...기존 6.5% → 6%초반으로 하향?
習, 3연임 제한조항 삭제해 '종신집권'토대 열었지만 상황은 1년전보다 악화돼

인민일보의 '양회' 관련 웹페이지 단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오른쪽에 '꿈을 쫓아 분투하자'는 슬로건이 적혀 있다. [인민일보 홈페이지 캡처]
인민일보의 '양회' 관련 웹페이지 단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오른쪽에 '꿈을 쫓아 분투하자'는 슬로건이 적혀 있다.
[인민일보 홈페이지 캡처]

중국의 연중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가 지난 3일 오후 3시(현지시간)에 개막해 열흘 가까운 일정에 들어갔다. 양회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국위원회 회의를 통칭하는 단어로 매년 이맘때 거의 같은 기간에 열린다.

3일 개막한 정협에서 왕양(汪洋) 정협 주석은 시 주석이 지난 1월 2일 '대만 동포에 고하는 글 발표 40주년 기념회'에서 언급한 대만에 관한 내용을 학습하고 관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연초 "우리는 평화통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지만 무력 사용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으며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한다는 옵션을 놔둘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는데, 왕양 주석은 이번 양회에서 시 주석의 이런 발언을 관철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왕 주석은 "대만 독립에는 결단코 반대한다"며 독립 지향의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정부를 견제하면서도 대만의 관련 단체 등과 교류를 확대하겠다고 언명했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어 올해 양회는 미국 등 외부 상황에 대한 진단도 함께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문 회의인 정협 전국위원회 회의(13기 2차)는 3일 오후 인민대회당에서 시작됐고 의회격인 전인대는 5일 개막한다.

왕 주석은 또 "중국 특색 있는 대국외교에 공헌하겠다"고 밝혀 새로운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 '일대일로(一帶一路)' 연선 국가, 유럽국과 교류를 촉진할 방침을 밝혔다.

왕 주석은 2019년이 공산 중국 수립 70주년을 맞는다며 "시진핑 지도부가 내건 '2020년 소강(小康) 사회의 전면적인 실현을 향한 중요한 해"라고 강조하며 정협으로서 "당정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가치 있는 조언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도울 생각임을 전했다.

또한 왕 주석은 지난해 3월 헌법에 명기한 중국공산당 지도사상인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있는 사회주의 사상'의 실천이 "제일 중대하다"면서 시 지도부에 대한 충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13기 정협 2차회의는 오는 13일 정치결의를 채택하고서 11일간 일정을 마치고 폐막한다.

전인대 연례회의는 5일 오전 9시 개막하며 12일까지 세 차례 회의가 열린다.

전인대 개막일에 발표되는 2019년 경제 성장률 목표치는 중국 국내외에서 큰 관심의 대상이다. 중국이 성장 목표치를 지난해의 '6.5%가량'에서 6%대 초반으로 낮출지 주목받고 있다.

리커창 총리는 정부 업무보고에서 이와 함께 재정적자 목표치, 국방예산, 산업 관련 정책, 과학발전, 우주전략 등을 발표한다. 중국은 지난해보다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통해 경기 하방 압력에 대처할 방침이라 재정적자 수준도 상당히 늘릴 전망이다.

3천명 가까운 인민대표가 참석하는 이번 전인대에서는 외국인 투자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법안은 외국인의 투자를 보호하고 행정수단으로 기술이전을 강제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런 관행은 미중 무역전쟁의 핵심 이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외국인 투자 보호와 기술이전 강제에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중국 정부의 자의적 법해석과 정부차원에서 행해지는 보복에 기업들이 언제든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6년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우리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결정하자 중국으로부터 경제 보복을 당한 바 있다. 중국에 진출해 있던 롯데그룹은 사드 보복으로 70억 4,000만 위안(약 1조 2,000억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양회에서는 또한 교육과 의료, 식품·의약품 안전, 사회 안정 등을 포함한 주제도 논의된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쉬싱 난카이대학 교수는 "일자리 문제가 올해 초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육 지출 증대, 의료보험 적용 대상 약품 확대, 주택시장 안정 조치 등도 양회에서 다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무역 전쟁과 중국의 해외 투자 확대에 대한 국제적인 의심 속에 인민대표들이 더는 국내 이슈만 매달릴 수는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해 전인대에서 헌법의 국가주석 3연임 제한 조항을 삭제해 이론적으로 시 주석의 종신 집권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했다.

그러나 올해는 경기둔화와 무역전쟁 등 각종 난관에 직면해 있어 1년 전보다 상황이 악화됐다.

지난해 10월엔 중국 개혁개방의 주인공 덩샤오핑(鄧小平)의 장남 덩푸팡(鄧樸方)이 “중국은 냉철한 마음을 지켜 주제를 잘 알아야 한다”며 시진핑 지도부의 대외정책과 군사적 자신감을 비판하기도 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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