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총, 정부의 막무가내식 에듀파인 도입에 '개학연기 방침' 고수
이덕선 한유총 이사장 "6일까지 폐원 관련 회원의견 수렴할 예정"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수도권교육감 3명 "한유총 설립허가 취소 진행하겠다"
한국당 "형사고발하겠다는 것이 소통을 앞세운 文정권의 유치원 대란 해결 방식인가?"

사립유치원단체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이 교육당국의 사립유치원에 대한 국가관리회계시스템(에듀파인) 도입 강행방침에 반발해 "'폐원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등 좌파 성향 수도권 교육감 3명은 "한유총 설립허가 취소를 진행하겠다"고 나서 양측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한유총은 3일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이낙연 국무총리가 개학을 연기하는 사립유치원들을 상대로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국무총리까지 나서 사회불안을 증폭하며 교육공안정국을 조성한 것에 매우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한유총은 "유치원을 설립할 때 최소 30억원 이상 개인자산이 소요됐다"며 교육부가 3월부터 도입하려는 국가관리회계시스템(에듀파인)에 대해 반발하는 사립유치원들에 대해정부가 탄압을 계속한다면 폐원투쟁까지 나아가겠다고 맞섰다. 이덕선 한유총 이사장은 "오는 6일까지 폐원 관련 회원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유총은 "사립유치원들의 대화 제의를 교육부가 수락했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됐을 것"이라면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무능·불통'으로 교육을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 부총리를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협박 등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유 부총리를 파면해달라"고 덧붙였다.

한유총과 교육부의 개학연기 동참 조사결과가 크게 다른 데 대해선 "교육부가 개학연기에 동참하려는 유치원을 협박했다"면서 "극소수만 (개학연기에) 참여하는 것처럼 숫자를 왜곡하는 치졸함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4일로 예정된 개학연기 동참 유치원이 전국적으로 1533여곳에 달한다는 한유총의 주장에 교육부는 196곳에 그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교육부는 '사립유치원의 예산과 회계 투명성'이라는 이유를 들어 에듀파인 도입을 강하게 밀어부치고 있는 반면 한유총은 에듀파인은 수익이 발생하면 불법이고 손해가 생기면 설립자 개인재산으로 메꾸라는 시스템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교육부가 에듀파인 사용을 의무화함에 따라 이를 이행하지 않는 유치원은 정원·학급 감축, 유아 모집 정지, 차등적 재정지원 등 행정처분 대상이 되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덧붙여 정부는 공정위, 경찰, 국세청과 함께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날 한유총 기자회견 이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유치원 개학연기는 명백한 불법"이라면서 "주도한 유치원뿐 아니라 소극적으로 참여한 유치원도 강력하게 제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사립유치원단체 한국사립유치원연합회(한유총)에 대해 "유치원 내 반목을 키우고 단체행동을 조장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서 "한유총이 4일까지 불법휴업(개학연기)을 강행하고 폐원도 불사한다는 위협을 지속하면 법에 의거 한유총 설립허가 취소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현장조사로 개원 여부를 확인한 뒤 시정명령을 하고 5일에도 개원하지 않으면 즉시 형사고발하겠다"면서 "에듀파인과 처음학교로(온라인 입학관리시스템)를 사용하지 않고 개학연기에 가담하는 모든 유치원에 우선 감사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교육감들은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해 긴급돌봄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면서 "공·사립유치원과 초등학교 등을 동원해 맞벌이가정 자녀 돌봄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자유한국당 위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유치원 대란만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국무총리는 법대로 처리하라고 교육부에 지시하고, 교육부는 유치원을 형사고발하겠다고 답하는 것만이 소통을 앞세운 문재인 정권의 유치원 대란 해결 방식인가?"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유치원 문제와 관련해 "민주당과 교육부는 매번 여론몰이만 하며 한국당을 폄훼하고 대화의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며 "특히, 교육부 장관은 법외노조인 전교조를 찾아가서 교육정책의 파트너로 선언했지만, 유치원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제대로 된 대화조차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국당 교육위원회는 "교육부는 유치원 대란이 해결될 때까지 시행령 시행을 미뤄주기 바란다"면서도 유치원 관계자들에게 "유치원의 개학 연기만은 중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나아가 여야정과 이해당사자, 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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