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오토 웜비어의 평양 기자회견 모습(연합뉴스)
2016년 2월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오토 웜비어의 평양 기자회견 모습(사진 = 연합뉴스)

북한에 부당하게 억류됐다가 석방된 후 숨진 ‘오토 웜비어’를 알지 못했다고 발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뒤늦게 “오토 웜비어 사망의 책임이 북한에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나는 오해받는 것을 절대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오토 웜비어와 그의 가족에 관해서라면 그렇다. 나는 (북한에 억류됐던) 오토와 다른 3명을 데려왔다. 이전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일”이라며 “당연히 북한이 오토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오토가 헛되이 죽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미북 정상회담 결렬 뒤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웜비어 사건을 ‘나중에 알았다’고 했고, 나는 그 말을 믿는다”고 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오토 웜비어는 2016년 1월 관광차 북한을 방문했다가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17개월간 북한에 억류됐다가 지난해 6월13일 혼수상태로 석방돼 미국으로 돌아왔지만 6일 만에 사망했다. 당시 북한 측은 “웜비어가 식중독을 앓다가 수면제를 복용한 뒤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전했지만, 웜비어 부부는 “오토의 눈과 귀가 모두 멀어 있었고 아랫니를 뺐다가 다시 넣은 흔적이 있었다”면서 고문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사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realDonaldTrump 캡처)
(사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realDonaldTrump 캡처)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달 28일 발언 직후, 웜비어 부모 측은 성명을 내고 “김정은과 그의 사악한 정권은 아들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며 “김정은 정권은 상상할 수 없는 잔인함과 비인간성에 대한 책임이 있으며, 어떠한 변명이나 과장된 칭찬으로도 바꿀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이해할 수 없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김정은이 (웜비어 사건을 미리 알지 못했다는) 그 발언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를 내놓았는지 알 수 없다”며 “김정은의 발언은 극히 믿기 어렵다”고 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도 “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김정은과 같은 ‘폭력배들(thugs)’을 믿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다”고 했다.

한편 웜비어 부부는 미 연방법원에서 북한을 상대로 국제소송을 제기해, “북한 측이 5억 113만 달러(약 5,609억원)를 보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받기도 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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