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될 만한 건강상태 아니라면 보쌈하듯 데려가 세상과 차단시킨 음모 아닌가"
'국채조작 의혹' 폭로 후 50일 이상 격리병동에 수용돼 있는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자신에게 '인격 살인'적 언사를 가한 더불어민주당 출신 손혜원 의원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처벌불원서'가 제출됐다는 소식에 대해 28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진정한 처벌불원 의사로 볼 수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손혜원 의원은 앞서 신재민 전 사무관의 폭로 직후 페이스북 글로 "나쁜 머리로 의인인 척 위장"한데다 "사기꾼"이라고 지칭하거나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고 공격하고, "돈이 필요해서 나왔다"고 단언해 시민단체로부터 검찰 고발을 당한 바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재민 전 사무관을 '여러 가지 건강상의 이유로 격리병동에 수용됐다'고 얘기하더니 느닷없이 손혜원 의원 사건에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것에 따라 검찰은 '불기소 처분하겠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어느 순간 보쌈하듯이 신 전 사무관을 데려갔다. 만약에 격리병동을 갈 만한, 그런 상황이 사실이라면 진정한 처벌 불원 의사로 볼 수 있느냐, 이에 따른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과연 합당한 것이냐 살펴봐야 한다"며 "만약 수용할 만한 건강상태가 아니라면 이렇게 수용하고 있는 것 자체가 음모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저희는 신 전 사무관 사건에 대해 청문회를 해야 한다고 누차 주장해왔는데, 결국 신 전 사무관을 보쌈하듯이 격리해서 세상과 차단하고 뭔가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그 사건의 파장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며 "여당이 왜 이렇게 철벽방어를 하고 '하나도 내어줄 수 없다'는 태도로 국회를 팽개치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즉각 이런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최소한의 성의를 보이고 국회를 열어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신 전 사무관이 입원 53일째인 지난 25일 손 의원을 처벌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으로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은 신 전 사무관이 전화로 처벌불원 의사를 밝힌 뒤 가족을 통해 서면으로도 처벌불원서를 냈다며, 별도의 구체적인 처벌불원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