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8700대, 총 1600억원에 이르는 규모의 생산 차질로 심각한 경영 타격
노조측의 기본급 인상·특별 격려금과 축하금 지급 요구에 사측은 난색 표해
르노삼성차 협력업체 "이미 1100억원에 달하는 손실 입어" 하소연

르노삼성차 제공

르노삼성차 노조가 민노총·금속노조와 손을 잡고 공동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르노삼성 노조는 임금협상에서 사측과 접점을 찾지 못하자 지난해 10월부터 부분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부터 28일까지 진행되는 파업을 포함하면 총 42차례, 160시간에 걸쳐 가동을 중단했다. 이번 파업까지 반영할 경우 르노삼성의 생산차질 규모는 차량 8700대, 총 16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르노삼성차 노조와 르노삼성차 금속노조, 민노총 부산본부, 전국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는 28일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공동투쟁을 결의했다.

이들은 "르노삼성차가 인력을 감축하고 작업을 외주로 돌려 비정규직을 양산하면서 지역 경제를 추락시키고 있다"며 "모회사인 르노그룹도 신차 투입 등 투자계획 없이 소극적인 경영으로 자본 회수의 우려마저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르노삼성차를 위한 실질적인 투자계획을 밝히고 구조조정 중단 등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차는 "르노그룹 인수 이후 평균 배당률이 19.3% 수준으로 높지 않고, 신차연구개발비 등으로 1조6000억원을 르노그룹으로부터 받은 등 르노그룹 투자액도 적지 않다"고 받아쳤다.

르노삼성 노조의 장기간 파업이 이어지고 있지만, 르노삼성 노사는 여전히 임금협상에서 전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10만667원 인상과 함께 특별격려금 300만원, 누적 판매량 300만대 달성에 따라 기본급의 250%에 해당하는 축하금 지급 등을 요구해 왔다. 이에 사측은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1400만원의 보상금을 주겠다는 안을 제시한 상황이다.

만약 사측이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8일까지 노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르노삼성은 올해 9월로 위탁생산이 끝나는 닛산 로그의 후속물량을 배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닛산의 북미 수출용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로그는 르노삼성 부산공장 생산 물량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이처럼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지난 21일 프랑스 르노그룹 본사의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이 직접 부산공장을 찾아 노조 집행부를 설득했지만, 노조는 22일에도 부분파업을 강행했다. 

만약 닛산 로그의 후속물량을 배정받지 못할 경우, 르노삼성 뿐만 아니라 물론 1차 협력사 약 260여곳을 포함, 수백곳의 부품업체들까지 연쇄 타격을 받게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 협력업체와 부산상공회의소는 이날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르노삼성차 임단협의 조속한 타결을 촉구했다. 르노삼성차 협력업체는 전국적으로 260개사에 달하며 부산과 경남에 있는 1차 협력업체에만 1만2000여명이 종사하고 있다.

협력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르노삼성차 생산감소와 불안정한 가동으로 이미 11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며 "여기에 2차, 3차 협력사들의 피해까지 고려하면 지금까지의 파업만으로도 회복이 어려운 수준"이라고 하소연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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