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재 칼럼]재난 공화국...근무기강 와해, 촛불도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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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8.01.29 12:10:20
  • 최종수정 2018.01.3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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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기강의 와해, 사회적 하극상이 안전 관리 부재 초래
안전 비용을 시장화하지 않는 후진적 경제 구조도 원인
정규재 대표이사 겸 주필.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더불어 온갖 사고가 더 많이 터질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도 너무 잦다. 낚싯배 병원 공장 목욕탕 아파트 상가들에서 사고들이 끊어지지 않는다. 사회기강의 와해요, 하극상 사회의 증후군이다. 노동자의 천국에서 벌어지는 일이기도 하다. 다음에는 무엇이 될 것인가.

안전사고는 관리의 부재와 낙후된 비용구조가 만들어 낸다. 촛불로 정권을 잡았으니 전국 곳곳에 화재 사고가 터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해야 할 것인가. 터무니없는 이야기 같지만 충분히 일리가 있는 이야기다. 촛불은 사회적 하극상을 만들어 낸다. 다중의 힘으로 기존의 권위와 규칙을 뒤집어 엎는다. 인민 민주주의도 그렇다. 광장의 민주주의, 더구나 노동조합의 득세는 근로 현장의 위계질서와 관리감독 체계를 느슨하게 만든다. 그리고 곳곳에 구멍을 낸다. 노조가 득세하는 곳에 노동규율이 강하게 바로 설 수 없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최강의 금속노조 작업장인 현대자동차는 외부인에게 라인을 공개하기 어려울 정도다. 작업하면서 신문도 보고, 휴대폰으로 연속극을 보는 정도라면 그런 공장에서 품질관리가 엉망일 것이라는 사실은 두 번 말하지 않아도 안다. 그래서 세계의 현대차 공장들 중 가장 경쟁력이 낮은 것이다.

스크린도어가 열리고 닫히는 정위치에 지하철이 정차하는 것을 점점 보기 어려워졌다는 것을 느끼는 사람들이 요즘 많아지고 있다. 제멋대로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공장 아파트 목욕탕 병원 같은 다중 시설물에서 전기와 보일러 엘리베이터가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가동되기를 바란다면 우리는 엄격한 근무규칙과 관리감독에 기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와 법치를 무력화하는 곳에서 근무 기강이 바로 설 리 없다. 근로자가 경영에까지 참여하게 되면, 그 어떤 관리자가 자신의 목줄을 쥐고 있는 근로자 집단에게 강력한 안전 규율을 요구할 수 있겠는가. 아니 노동조합이 강한 곳에서 근무규칙이 절대로 강할 수 없다. 그것이 사회적 하극상의 비참한 결과다. 세월호도 그렇고 목욕탕과 병원들이 모두 그렇다.

위험에 걸맞은 적절한 경보와 훈련이 사고를 막는다. 그러나 한국은 그런 사전 경고와 훈련 정도는 간단히 무시할 수 있는 나라다. 북한 핵 폭탄조차 겁내지 않는 나라 아닌가. 핵 훈련 한 번 해본 적이 없다. 화재나 지하철 비행기 사고 역시 이를 겁낼 국민이 아니다!. 사고가 집단화 대형화한다면 오히려 세월호처럼 엄청난 보상을 기대할 수도 있는 나라다. 근무기강의 해이, 경보도 훈련도 없는 국민들이, 아니 그런 귀찮은 것들은 거부할 것같은 국민들이 막상 사고가 터지면 더욱 큰소리로 보상을 요구하고 나선다. 마치 단 한건의 사고도 없어야 한다는 듯이 분한 얼굴을 하면서 대중은 그 책임을 묻게 된다. 세월호 사고에서는 짧은 시간 안에 현장에 도착한 p123정 덕분에 많은 사람이 구조되었으나 그 영웅들은 구조 실패의 책임자로 규정되었고 지금까지 감옥살이를 하고 있다. 경보도 귀찮고, 훈련도 거부하는 국민들이 책임을 따지는 데는 귀신들이다.

사고가 잦은 또 하나의 이유는 아무도 안전에 대해 시장가격을 지불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세월호가 그랬듯이 거의 모든 사고 구조학에는 안전에 대한 시장가격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사고가 잘 터지지 않는다. 충분히 높은 가격을 지불할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동의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것이 포함된 적절한 경쟁 비용이 지불 가능하다. 후진국으로 갈수록 지불하는 안전 비용이 낮을 수밖에 없다. 제천의 목욕탕 골목길은 사고가 터진 후에조차 종전과 다를 바 없이 불법주차 차량들이 점령하고 있었다지 않은가. 한 해에 5,6천명이 도로에서 죽어나가는 나라다. 세월호?  사망자수로 따지면 도로교통 사고의 조족지혈이다. 누군가 그 사실을 지적했다가 방송국에서 쫒겨났다고 한다.

사고가 터진 후 수많은 사이트들은 신자유주의 탐욕 체제를 비판하는 글들로 도배질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신자유주의 제대로 하는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그런 후진적 사고가 거의 터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한국의 좌익들은 모른 척 한다. 일류 경제학자를 자처하는 장하준조차 인도와 스웨덴의 버스 운전자 임금을 비교설명하면서 이 문제를 놓치고 있다. 사람 몸값의 차이, 안전비용, 안전에 기울이는 운전사의 노력에 대한 비용을 고려하지 않는 나라에서는 인도에서 그런 것처럼 계속 사고가 터지게 된다. 모두가 평등하면 사고가 안터진다? 코미디같은 주장이다. 

이는 중국의 서비스 수준에 익숙한 식당 종업원들에게는 결코 좋은 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는 것과 정확하게 같다. 바로 그런 눈에 보이지 않는 질서가 경제성장의 효과이며, 그 결과가 문화로 축적되고, 우리 속에 습관으로 녹아들게 된다. 위험에도 비용이 지불되어야 한다는 것, 그것의 가치를 경제적으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경제적 부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이 지적되어야 마땅하다. 대통령이 묵념이나 하고 눈물이나 쥐어짜면 사고가 안 터지나. 적절한 비용이 지불되도록 하는 것의 가장 좋은 제도는 바로 시장경제 체제다. 정부가 정하는 가격은 정부 관료들이 정하는 우선순위에 따를 뿐이다. 그런 우선순위는 금새 뒤바뀌거나 정치적 편향성을 초래하게 된다. 세월호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너무도 많은 사건사고들이 터지는 것은 사회적 기강의 와해 때문일 것이다. 인민민주주의는 그런 기강의 와해를 구조화한다. 광장에서 떼를 짓기만 하면 무엇이든 관철할 수 있는 그런 가치 체계에서는 법치가 훼손되고 근무기강이 무너진다. 안전사고는 근무기강이 서지 않고 노동 현장의 엄중함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되풀이 된다. 인민 민주주의를 너무도 사랑하는 오, 불쌍한 국민들이여! 

정규재(대표이사 겸 주필) jkj@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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