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를 푹 눌러쓴 우윤근 주러시아대사가 12월17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출국수속을 밟고 있다. 우윤근 이로부터 한주 전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차 서울에 왔었다. 우윤근 대사는 자신의 비리 의혹을 언급한 '첩보보고서'를 언론사에 제보한 전 청와대 특감반원 김태우 수사관을 명예훼손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라고 했다.(사진=연합뉴스)
모자를 푹 눌러쓴 우윤근 주러시아대사가 지난해 12월17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출국수속을 밟고 있다. 우윤근 이로부터 한주 전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차 서울에 왔었다. 우윤근 대사는 자신의 비리 의혹을 언급한 '첩보보고서'를 언론사에 제보한 전 청와대 특감반원 김태우 수사관을 명예훼손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라고 했다.(사진=연합뉴스)

우윤근 주 러시아 대사를 사기와 뇌물수수 혐의로 고소한 건설업자 장모 씨가 “우 대사에게 돈을 전달한 사실은 정확하다”고 말했다. 이 건설업자는 우 대사에게 조카 취업청탁을 명목으로 돈을 건넸는데, “돈은 돌려받았지만 조카 취업이 안 됐으니 취업 사기”라며 우 대사를 고소한 바 있다.

장 씨는 2월 27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우 대사가 돈을 받았다는) 추가 자료를 검찰에 제출하겠다. 우 대사가 진실하게 사과하기를 바란다”며 “(내가 취업청탁 목적으로) 우 대사에게 돈을 전달한 사실은 정확하다. 그 사실을 왜곡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 통합민주당 국회의원이었던 우 대사는 장 씨를 만나 “조카를 포스코에 취업시켜달라”는 취업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장 씨는 “우 대사(당시 의원)에게 두 차례에 걸쳐 500만원씩 총 1,000만원을 건넸다”고 주장해왔다. “우 대사 관련 비리를 보고했다가 청와대로부터 토사구팽당했다”고 폭로한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은, 우 대사가 총선 전 1,000만원을 돌려줬다고도 한 바 있다. 장 씨는 “돈은 돌려받았지만 조카 포스코 취업이 안 됐으니 취업 사기”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우 대사 측은 ‘취업 청탁은 받았지만, 돈은 받지 않았다’는 취지로 부인해오고 있다. 우 대사 측은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장씨가 '돈을 주지 않으면 (조카 취업 청탁 등으로) 피켓 시위를 하겠다'고 협박했다”며 “선거에 악영향을 줄까 봐 내 측근이 차용증을 쓴 뒤 장씨에게 1,000만원을 빌려준 것”이라고 했다. 우 대사도 장 씨를 무고 혐의로 맞고소한 상태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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