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하노이 2차 美北정상회담...'한국인 머리위 북핵 위협' 남는 가짜평화쇼 우려 불식시킬까?
막오른 하노이 2차 美北정상회담...'한국인 머리위 북핵 위협' 남는 가짜평화쇼 우려 불식시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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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오늘 저녁 간단한 단독회담및 만찬 시작으로 1박2일 정상회담 일정 돌입
싱가포르 공동성명 4개항과 관련 해 미국이 내놓을 카드는?
최고의 이상적 합의는 영변 핵시설 폐기와 핵사찰 허용, 로드맵 도출...
그러나 美, ICBM 폐기와 주한미군 감축 금강산관광 재개에 합의할 수도

과연 북한은 선대의 유훈인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하고 미국이 손짓하는 ‘경제적 번영’의 길로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또다시 전 세계를 상대로 ‘거대한 리얼리티 쇼’를 벌이고 있는 것인가.

지금 이 순간 전 세계의 눈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의 2차 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 하노이를 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27일 오후 6시 30분(이하 현지시간)부터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간단한 단독 회담 및 만찬을 시작으로 1박 2일 간 정상회담 일정에 돌입한다. 1:1 단독회담은 20여분 간 진행되며 단독회담 후 7시부터는 친교만찬이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다. 만찬에는 미북 정상 외 양측에서 2명씩 배석한다.

미국 측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북측에서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당과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이 배석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소수만 참석하는 만찬을 나누며 북한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조치에 관해 허심탄회한 의견교환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이어 28일 다시 정식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 등 핵심 현안에 대한 의견을 조율한 뒤 합의문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오후 9시께 전용기 에어포스 원으로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국제공항에 착륙했다. 김정은은 무려 약 66시간 동안 전용열차로 대륙을 달려 이날 오전 9시경 베트남에 입국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만남은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있었던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 이후 약 8개월여 만이다.

당시 미북 정상은 총 약 5시간 이어진 회담과 만찬 그리고 짧은 산책 후에 ▲미북 간 새로운 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미군 유해 송환 등 4개항으로 구성된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은 양국 정상이 직접 서명했다는 점에서 무게감은 컸지만 내용은 실망스러웠다.

미국이 그동안 주장해왔던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북한 비핵화(CVID)’ 또는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 비핵화(FFVID)’는 자취를 감췄다. ‘북한 비핵화’라는 용어 대신 남한에서 미국의 핵우산 제거를 뜻하는 북한식 용어인 ‘한반도 비핵화’라는 단어가 사용됐다.

과거 세 차례의 합의(1994년 제네바 합의, 2005년 9.19공동성명, 2012년 2.29합의)에서 항상 1항으로 제시됐던 ‘비핵화’ 관련 내용이 3항으로 밀려났다.

또한 ‘미군 유해 송환’을 제외하면 싱가포르 공동성명은 과거 1994년 클린턴 행정부과 김정일 정권이 합의한 제네바 합의에 담겼던 내용의 복사판이었다.

북한 핵개발 시설 폐기와 그에 따른 경수로와 중유 제공과 관련해 모든 항마다 세부조항을 구체적, 단계적으로 명시했던 제네바 합의와 달리 내용이 추상적이고 허술했다. 설상가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싱가포르를 떠나고 난 뒤 기자회견에서 지난 60여 년간 지속돼온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돈이 많이 들고 도발적인 전쟁게임’이라며 중단을 선포했다.

싱가포르 정상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대북 외교 덕분에 북한이 400일 이상 핵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았고,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북한의 미군 유해 송환과 인질 석방을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북한이 실제적으로 핵무기 프로그램을 해체하기 시작했다는 정황은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김정은은 올해 1월 신년사에서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천명한 조선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밝히면서도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회담 직후 ‘북한이 이미 전면적이 비핵화’를 시작했다고 장담했지만 최근 “(핵·미사일)실험이 없는 한 서두를 것이 없다”며 말을 바꿨다. 또한 그는 “북한이 엄청난 경제적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며 “대북제재를 해제하고 싶지만 북한이 무엇인가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21일 2차 미북 정상회담을 공식 발표하면서 북한이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의 해체를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하는 미북관계의 밝은 미래의 핵심은 김정은 정권 아래 강력한 경제적 발전”이라며 “미국과 파트너 국가들은 북한에 투자를 동원하고 기간시설을 개선하며 식량 안보를 증진시키는 것과 그 이상을 시도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2차 미북 정상회담, 미북이 내놓을 카드는?

미국 정계와 외교관,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북이 이번 회담에서 내놓을 카드를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제1항 ‘미북 간 새로운 관계 수립’과 관련해서는 양국의 수도에 연락사무소를 개소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북한측이 이미 두 차례 워싱턴DC에 와서 연락사무소 자리를 물색했고 미국은 지금 평양에 있는 독일대사관 자리를 연락사무소로 쓰겠다고 북한에 제의했다는 소식도 있다.

제2항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해선 종전선언을 통한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이 고려되고 있다.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뉜다. 일각에선 종전선언은 그야말로 종잇조각에 불과하며 주한미군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하기 때문에 종전선언이 주한미군 철수로는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대다수 안보전문가들은 북한의 ‘한반도 공산화 통일’이라는 불변의 목표에 비춰볼 때 종전선언이 향후 북한이 유엔군사령부 해체,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명분으로 사용할 위험이 높다고 지적한다. 또한 남한 내에서도 국가보안법 폐지, 평화협정 체결 등의 목소리가 높아져 극심한 남남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제4항 미군 유해 송환은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미북 간 협의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제3항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24일 “김정은이 그의 비핵화 의지를 입증할 수 있는 많은 방법들이 있다”며 “논의 중인 사안들에 대해 일일이 밝히지는 않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성취하고 싶은 것은 입증가능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 조치”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원칙적으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CVID 또는 FFVD)를 요구하며 북한이 구체적 비핵화 조치에 나서기를 원한다.

특히 워싱턴은 미국 본토 타격 위험이 있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을 해체하기를 바란다. 또한 이는 2020년 트럼프 재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ICBM에만 집중해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 문제를 도외시하는 것은 미국의 동맹인 일본과 한국 내에서 반미감정과 자체 핵무장 여론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이번 미북회담의 가장 이상적인 성과는 미국이 북한과 비핵화를 위한 로드맵 도출에 성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회의적이다. 왜냐하면 미북 간 신뢰 부족과 짧은 실무 협상 등으로 인해 이번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로드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계와 한국 일각에선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에 집중하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에게 미국의 상응조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을 영구적으로 폐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 1월 31일 스탠퍼드대 연설에서 “김정은이 플루토늄과 유라늄 농축시설의 폐기와 파괴를 약속했다”며 “북한은 ‘그리고 더’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영변 핵시설 해체는 정말로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일 워싱턴포스트에 게재한 칼럼에서 “영변 핵시설은 북한이 가진 3개의 유일한 핵 원자로 중 하나로 유일하게 플루토늄과 트리튬 즉 삼중수소를 생산하며,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한다”며 “영변핵시설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폐기는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있음을 상징하는 징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 감찰관들의 입회 아래 영변 핵시설을 영구 폐기하는 것은 북한의 미래 핵무기 생산 능력을 현격하게 저해할 것이다. 그러나 영변 핵시설 해체에도 북한이 지금까지 생산한 핵무기는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북한은 우라늄 생산 시설을 영변 외에도 몇 개 더 가지고 있다. 심지어 북한은 과거 이미 두 차례나 영변을 해체했으나 재가동한 전력이 있다.

반면 북한은 대북제재 완화와 종전선언을 요구하고 있다. 아마도 김정은이 가장 원하는 것은 대북제재완화일 것이다. 북한은 석탄 수출과 원유와 정제유 수입에 대한 제재가 풀리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또한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경협에 대한 제재완화에도 필사적이다.

이와 관련해 폼페이오 장관은 24일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는 북한이 완전히 비핵화를 할 때까지 해제될 수 없지만 다른 제재들은 완화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과 자금 세탁, 테러리즘과 인권유린 등에 미국이 자체적으로 부과한 대북제재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미국 의회의 승인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미 의회 특히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은 “‘화려한 쇼’에 지나지 않는 정상회담은 대중의 신뢰와 미국의 신뢰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경고하며 북한 비핵화에 앞서는 제재완화에 강경한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

북한은 미국의 침략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핵무기가 필요하다고 역설해왔다. 북한은 줄곧 미국에 6.25전쟁의 종식에 대한 공식적인 선언을 요구해왔다. 북한은 미국이 종전선언을 통해 평화적 관계구축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종전선언은 평화조약으로 가는 첫 번째 단계가 될 것이다.

청와대는 지난 25일 한국이 빠진 미북 양자 간 종전선언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평화협정은 다자가 참석해야 하지만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이며 북한과 미국 사이에 얼마든지 합의될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의 비핵화를 순조롭게 이끌어내고 비핵화의 속도를 가속화하는 역할로서의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어떤 형태라도 우리 정부는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북은 이번 협상에서 ‘한반도 비핵화’의 정확한 정의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정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21일 미북 비핵화 협상의 의제는 ▲비핵화의 정의 ▲WMD-미사일 동결 ▲단계적이되 신속한 비핵화 ▲북한 경제 지원 방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주한미군은 협상의제가 아니라고 분명히 선을 그으면서 “북한 비핵화 과정을 완료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완전한 신고가 필요하다. 우리는 매우 신속하고 큼직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장 이상적인 빅딜은 '영변 해체와 사찰', ‘로드맵 도출’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번 미북 회담의 가장 이상적인 성과는 아마도 구체적인 북한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가 명시된 로드맵 도출일 것이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대신 미국은 북한에 미국인 연락관이 상주하는 연락사무소의 개소를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도 워싱턴에 연락사무소를 개소할 수 있다. 또한 주한미군과 관련해 현 28500 가운데 일부 병력을 감축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미국의 동맹인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감소시키는 대신 중국의 영향을 증대시키는 부작용이 있다.

제재완화와 관련해선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전에 제재완화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그러나 한국의 대북제재는 현재로서 가장 빗장을 풀기에 용의하다. 미국의 대북제재는 북한인권 유린과 돈 세탁, 테러리즘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고 일부 제재는 미 의회가 동의하기 전에는 완화될 수 없다. 더욱이 유엔 대북제재를 완화하는 것은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일단 제재가 완화되면 다시 복구가 거의 불가능하다. 문재인 정부는 유엔 안보리가 남북경협을 허가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외교관들은 개성공단 재개는 제재완화가 어려울지 모르지만 금강산관광 재개는 비교적 용의하다고 지적한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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