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하태경 "청년 비판에 유럽 신나치까지 거론한 극단적 선동"
홍익표 "하태경, 15일 극우정치 토론회서 말없더니 허무맹랑하다"며 고소 예고…논점 어긋나
洪, 전날 '원내대표 대리사과 반발' 회견서 "반공교육 20대 국한 발언 아니"라며 新나치 거론
당일 한국당서도 "洪 '청년 반공세뇌' 취지 발언, 청년들을 新나치 추종자로 전제한 게 아니냐"
2野 "민주당, 생각 조금만 달라도 극우-보수-친일-독재 프레임씌워…오히려 新나치에 가깝다"

20대 유권자 내 반문·반북(反문재인·反北) 정서 확산을 두고 "박정희 시대를 방불케 하는 반공교육 때문에 20대가 가장 보수화됐다"고 규정, '유권자 비하' 논란에 직면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해명 과정에서 유럽권 '네오나치(新나치)'까지 운운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26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홍익표 수석대변인을 향해 "청년들의 건전한 비판을 반박하기 위해 유럽의 신나치까지 거론하는 '극단적 선동'을 했다"며 "청년들의 보수화 경향을 분석하면서 신나치까지 거론한 것은 청년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망언"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사실 '청년들이 보수화됐다'는 것도 자의적 해석이다. 민주당은 자신들의 생각과 조금만 다르고 비판을 받으면 극우, 보수, 친일, 독재라는 프레임을 씌운다"며 "청년들이 압도적 지지를 보내줄 때는 가만히 있다가 조금 지지율이 하락하자 '잘못된 교육을 받아 이렇게 됐다'며 가르치려고 하는 건 전형적 꼰대"라고 질타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왼쪽)이 2월26일 당 공식회의에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오른쪽)에 대해 "청년들의 건전한 비판을 반박하기 위해 유럽의 '신나치'까지 거론하는 극단적 선동을 했다"고 비판하자,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고발할 예정"이라고 입막음에 나섰다.(사진=연합뉴스)

이에 홍 수석대변인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당일(15일) 함께 한 ('5.18 망언과 극우정치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토론회장에서 (반공교육 탓 발언을) 듣고 아무 문제제기 없다가 이제 와서 '신나치'라는 허무맹랑한 내용으로 정치공세를 하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왜곡과 날조, 말장난으로 정치공세를 계속하는 하태경 의원의 모습이 애처로울 뿐"이라며 "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이처럼 홍 수석대변인은 신나치 논란 제기를 '허무맹랑'하다고 주장했지만, 본인이 '신나치'를 입에 올린 정황은 복수의 언론보도로 드러나 있다.

앞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20대의 지지 이탈 조짐을 두고 '초·중·고 때 정권에서 민주주의 교육을 제대로 못 받았기 때문'이라고 규정한 설훈 최고위원을 비롯해 "20대 청년과 관련해 우리 당 의원'들'의 발언이 논란"이라며 "원내대표로서 깊은 유감을 표시하며 사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지난 주말 동안 설훈 최고위원과 함께 논란된 홍 수석대변인 발언 논란을 가리켰다는 게 지배적인 해석이다.

하지만 홍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직후 "설 최고위원 발언에 대해 사과하신 것 같다"며 "원내대표가 내 발언을 모르고 사과하신 것으로, 원내대표 사과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그는 회견 당시 기자들을 만나 "'그것(이른바 반공교육) 때문에 우리 당 지지율이 낮다'고 한 것이 아니고, 20대들이 통일문제 등에 부정적 인식을 가진 것은 다 알지 않나. 왜 그렇게 됐는지 분석을 한 것"이라며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사회적 분위기의 영향을 받은 것이 있고, 교육은 학교 교육만 있는 게 아니라 매스미디어 교육도 있다"고 했다. 앞서 발언 내용에는 없던 '매스미디어 교육'을 끼워넣어 논점을 흐린 것으로 보인다.

홍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그런 영향을 받은 것은 20대에 국한된 게 아니라 전 국민과 관련된 것"이라며 "유럽 사회에서 '젊은 인구가 신나치 등으로 보수화되느냐' 그런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고 덧붙였다. 

홍 수석대변인 측은 '15일 토론회 당시 청년들을 겨눈 신나치 발언이 없었다'는 입장에서 하 최고위원을 고소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보이나, 논점이 어긋난 대응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장능인 자유한국당 대변인(사진=연합뉴스)
1989년생의 장능인 자유한국당 대변인(사진=연합뉴스)

하 최고위원과 같은 취지의 문제제기는 이미 자유한국당에서 먼저 나온 바 있다.

앞서 장능인 한국당 대변인(30)은 25일 논평에서 "언론 보도에 의하면 (홍 수석대변인은) 해명 과정에서 '그런(이른바 반공교육) 영향을 받은 것은 20대에 국한된 게 아니라 전 국민과 관련된 것','유럽 사회에서 젊은 인구가 신나치 등으로 보수화되느냐 그런 문제'라는 언급을 했다고 한다"며 "홍 수석대변인의 '청년 반공교육 세뇌' 취지 발언은 결국 대한민국 청년들을 히틀러의 나치즘을 재수용하자는 네오나치즘 추종자로 본다는 전제하에 나온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자신들과 생각이 다르면 극우, 신나치 등 못하는 말이 없다. 그렇게 막말하면서 국민께 최소한의 미안함은 없느냐"며 "오히려 집권여당이 국가주의와 과도한 민족주의의 목소리를 낸다는 면에서 봤을 때, 그런 망언은 민주당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갈 수 있음을 모르는가"라고 반문했다.

장능인 대변인은 "자신들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게 폭력적 막말을 하는 게 오히려 신나치에 가깝다"며 "세치 혀(舌)로 국민 마음에 상처 준 제2, 제3의 '설훈' 의원들에게 고한다. 제발 국민 마음에 상처주지 마시라. 그리고 조용히 의원직 그만두시라"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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