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오전부터 5시간 가까이 大檢 찾아 항의…의원 참여규모 60여명까지 늘어
"쪼개기·축소 수사" 질타, '오전 일정 없다'던 문무일 총장은 돌연 출타…면담 불발
나경원 "왜 검찰총장이 와서 떳떳하게 '같은 잣대로 수사중' 말을 못하냐" 성토
정용기 "국민대표 헌법기관 60여명 찾았는데도…검찰史 치욕 될 검찰총장 도피사건"

자유한국당이 26일 자당에서 고발한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폭로 및 더불어민주당 출신 손혜원 의원의 공직자 이해충돌 등 의혹 사건을 '묵히지 말고 제대로 수사하라'는 취지의 대검찰청 항의방문을 진행했다. 검찰총장 면담도 시도했으나, '일정이 없다'던 문무일 총장이 갑자기 자리를 비우면서 불발됐다. 최종적으로 당 소속 국회의원(113석)의 절반을 넘는 60명여명이 항의방문에 동참하는 등 투쟁수위를 끌어올렸다. 

한국당 원내지도부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사법개혁특별위원회 당 소속 의원 20여명이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 항의방문한 가운데, 나경원 원내대표는 "김태우 특감반 관련 사건, 손혜원 의원 사건 등 저희가 고소 고발한 사건이 아주 많은데, 검찰의 수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에 대해 심한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월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항의방문한 가운데 청사 내로 진입하는 모습.(사진=자유한국당) 

그러면서 "검찰은 해당 사건들을 동부지검, 남부지검 등으로 쪼개서 수사하는 건 물론이고 고소 고발조치가 이뤄진 지 58일 만에 이인걸 전 청와대 특검반장을 소환하는 등 수사를 지지부진하게 하고 있다"며 "검찰이 축소수사, 쪼개기 수사에 앞장서고 있는 게 아니냐"고 추궁했다.

또한 나경원 원내대표는 "오늘 저희가 이렇게 검찰을 방문한다는 것을 예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총장 측에서 어제(25일) 분명히 '오늘(26일) 오전에 일정이 없다'는 것을 답변해놓고도 이 자리를 피해서 어디론가 출타해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저희의 검찰 방문에 대해 본인들로서는 매우 불편한 부분이 있다, 수사를 축소하고 지연하고 있다는 저희의 질타에 대해 답변이 궁색하다고 생각해 사실상 도망간 모습을 보인 것 아니냐"며 "매우 심한 유감"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2월2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항의방문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사진=자유한국당)

법사위 한국당 간사이자 당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장인 김도읍 의원은 "어제 저희 특감반 진상조사단에서 추가로 경인사 성경륭 이사장 취임 이후 산하연구원장 12명이 사표를 내게 된 경위, 국무총리실에서도 블랙리스트가 있었고, 과기부, 통일부 등등 문재인 정부에서 전방위적으로 코드인사를 위한 블랙리스트가 작성되고 실행됐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그만큼 지금 검찰이 할 일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수사는 답보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국당은 김정재 원내대변인 논평을 통해서도 문 총장을 겨눠 "문 총장의 청사 내 근무 일정을 확인한 상황이었고, 사전 방문일정 역시 대검 측에 통보한 뒤 이뤄진 공식방문이었다"며 "하지만 문 총장은 출근 직후 지검 회의를 이유로 도망치듯 대검찰청을 빠져나갔다"고 질타했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제1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20여명의 야당 국회의원들의 대검 방문 일정을 몰랐을 리 만무한 상황에서 고의로 회피한 것"이라며 "도대체 무어싱 두려워 도망치듯 자리를 비웠나. 진실을 덮기 위함인가, 아니면 정의를 외면하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역시 청와대의 '통제'인 것인가. 분명 진실과 정의를 지키겠다는 검찰 수장의 모습은 아니다"고 거듭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2월26일 오후까지 진행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항의방문 및 기자회견에 동참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자유한국당)

한편 한국당은 대검 항의방문을 이날 오후 3시 무렵까지 이어가면서 의원 참여 규모가 60여명으로까지 늘었다. 대검 앞 의원총회를 방불케 하는 옥외 기자회견에서 나 원내대표는 "왜 검찰총장은 와서 떳떳하게 '이 건 수사 제대로 하고 있다', '지난 정권과 같은 잣대로 들이대고 있다'고 하지 못하나"라고 성토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도 "오늘 검찰총장이 국민을 대표하는 헌법기관 60여명이 찾았는데도 불구하고 무려 5시간을 기다리게 하다가 (오후 2시50분쯤 기준) 불과 10여분 전에 '오늘은 만나지 않겠다'고 이제서야 통보해왔다"며 이날 상황을 "검찰총장 도피사건"으로 규정했다. 아울러 "대한민국 검찰사에 또 하나의 치욕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국민의 검찰로 돌아오는 날까지 싸워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검 항의 방문에 참여한 의원은 나경원 이종명 김명연 주호영 곽대훈 정종섭 강석진 김상훈 박완수 이은재 박명재 안상수 정진석 윤상현 권성동 문진국 이현재 김광림 김선동 김승희 김정재 최연혜 이종구 김성원 김성태(비례대표) 이철규 곽상도 조경태 김종석 홍문표 이학재 윤종필 김한표 이채익 추경호 유재중 김재경 정갑윤 정태옥 강효상 이만희 최교일 김도읍 정용기 김현아 김규환 정유섭 김기선 조훈현 송희경 민경욱 박맹우 성일종 장석춘 전희경 등으로 알려졌다. 

참석 의원들은 "검찰의 늑장 지연 수사 온국민이 분노한다!" "코드검찰 코드수사 즉각 중단하라!" "문재인정부 블랙리스트 철저히 수사하라!" "내체남블('내'가 하면 '체'크리스트 '남'이 하면 '블'랙리스트) 위선정권 강력히 규탄한다!" "청와대 검찰통제 조국은 사퇴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한국당은 국회로 복귀해 의총을 이어가기로 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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