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말레이시아에서 독살된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장남 김한솔을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체불명의 탈북민구호단체 ‘천리마민방위(Cheollima Civil Defense)’가 25일 “이번 주에 중대한 발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천리마민방위는 이날 웹사이트에 “우리조직은 어느 서방국가에 있는 동지들에게 도움 요청을 받았다. 위험도 높은 상황이였지만 대응했다”며 “이번 주에 중요한 발표가 있겠다”고 공지했다. 단체는 지난 1월 3일 이후 거의 두 달여 만에 글을 올렸다.

전체 공지는 100자 내외의 짧은 분량으로 ‘중대 발표’에 대한 어떠한 단서도 남기지 않았다. 그러나 일각에서 지난해 11월 잠적한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와 관련해 발표가 있을지 모른다는 지적이 나왔다.

천리마민방위는 국내 탈북자들에게도 생소한 단체다. 이들은 해당 웹사이트를 통해 “탈북을 원하는 동지들을 돕겠다”는 내용의 글을 몇 달에 한 번씩 올린다.

첫 글은 지난 2017년 3월 7일에 올라왔다. ‘북조선 사람들에게’라는 제목의 게시글에서 “탈출을 원하시거나 정보를 나누고 싶은 분은 우리가 지켜 드리겠다”며 “어느 나라에 계시든 가능하다. 가시고 싶은 곳으로 안전히 보내드리겠다. 여러 북한 사람을 벌써 도와온 우리는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돕고 싶으시면 아래 이메일로 연락하라”며 이메일 주소(CCDjoin@protonmail.com)를 적었다. ‘protonmail’은 스위스 소재의 보안 이메일 업체로 메일 내용을 암호화한 뒤 저장해 서버가 해킹당하더라도 수신자와 발신자 외에는 메일 내용을 열람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는 “재정적 지원을 하고 싶으시면 익명으로도 가능하다. 아래 비트코인 주소로 결제해 달라”며 연락처를 올려놓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경로 추적이 어려우며 서계 어느 나라에서나 쓸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한솔의 영상을 공개할 때는 “지난달 김정남 피살 이후 그 가족에게서 도움이 필요하다는 요청이 왔다. 급속히 그들을 만나 안전한 곳으로 직접 이동해 드렸다”며 “긴급한 시기에 한 가족의 인도적 대피를 후원한 네덜란드 정부, 중국 정부, 미국 정부와 한 무명의 정부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2017년 11월 30일에는 “남쪽 새 정부가 어떤 방향을 추구할지 기다렸다. 실망스럽게도 도움이 필요한 우리 민족 사람들의 보호를 위한 협조 움직임을 없었다”고 했다.

한편 김정남은 지난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얼굴에 치명적인 맹독성 VX 신경작용제를 뿌린 여성 2명에 의해 살해됐다. 베트남 국적의 도안 티 흐엉과 인도네시아 국적의 시티 아이샤가 용의자다. 이들에게 VX를 주고 김정남의 얼굴에 바르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이재남, 이지현, 홍송학, 오종길 등 북한 용의자 4명은 범행 직후 출국해 북한으로 도주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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