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의 '한국당 우경화' 걱정? 고양이 쥐 걱정하듯" "극단은 어디부터인가?" 지적
"당내 선거에 일반여론조사 반영, 역선택의 여지가 충분…당 정책에도 노이즈 개입"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사진=연합뉴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의 전당대회 방식을 놓고 "당대표를 반대당 당원들이 개입해서 뽑는 바보짓을 멈추라"는 본질적인 문제 제기가 나왔다. 당대표·최고위원 선거에 당원선거인단 투표(70%)뿐만 아니라 일반국민 여론조사(30%)를 마치 '의무'처럼 배정하는 것이 역(逆)선택과 당의 노선 혼란을 가져온다는 지적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24일 페이스북에 '일반여론조사 오세훈 선방의 비결과 여론조사 투표의 문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엊그제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당대표 후보 중) 오세훈 후보가 1위로 나온 비결은 '여당 지지자들의 역선택 결과'라고 한다"고 밝혔다.

그 배경으로는 "전화면접에서 지지후보를 물어서 '지지후보가 없다'는 사람들에게 억지로 '그래도 3명 중에서 누가 되면 좋겠냐'고 묻는 방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파정당에서 당내 선거를 치르는데 '당 출신 대통령 탄핵 찬성·승복' '우경화 반대' '중도 어필' '타(他)후보 수도권 필패론'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오세훈 후보에게 정치적 반대자들이 가장 많은 지지를 보낼 것이 자명한데도, 당외 유권자들에게 지지후보 선택을 강요한 것은 불합리하다는 비판으로 풀이된다. 설문 대상을 '한국당 지지층'으로 한정했을 경우는 황교안 후보가 오세훈-김진태 후보에 비해 상당한 강세를 보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한국갤럽 포함 복수로 나오고 있는 상황 인식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병태 교수는 "이렇게 '지지후보가 없다'는 사람들은 당연히 여권(與圈)성향일 가능성이 높고, 이들이 5배 정도로 압도적으로 황교안 후보에 비해 오세훈 후보를 선택했다는 것"이라며 "여권성향 국민들 중에 세 후보 중 오세훈이 압도적인 것은 너무 당연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여기에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줄기차게 한국당 지지율이 다른 여론조사에 비해 오차범위를 벗어나서 (10%포인트 가까이) 낮게 나오는' 치우친 조사패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문제를 일관되게 노출해왔다"며 "이 점은 내가 여러번 지적해온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사안을 감안하면 당내 선거에 일반(국민)여론조사를 반영하는 건 반대당 지지자들에 의한 역선택의 여지가 충분하고, 당이 정책과 입장을 정리하는데도 노이즈(잡음)가 개입하는 것으로 많은 문제가 있다"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당대표를 반대당 당원들이 개입해서 뽑는 게 말이 되나? 이 바보짓은 이제 멈춰야 한다"고 한국당에 촉구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현 이해찬 지도부를 선출한 지난해 8.25 전대에서 권리당원 ARS 투표 40%, 국민여론조사 10%, 일반당원여론조사 5%를 반영했으며 대의원 현장투표에 45%로 가장 큰 비중을 뒀었다.

한편 이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추가로 올린 글에서 이른바 '우경화' '극우' 프레임의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일부 좌파 매체들이 한국당 전당대회가 우경화한다고 걱정(?)을 한다"며 "좌파들이 옳은 가치라면 한국당이 우경화하면 너희들 장기 집권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데 '고양이 쥐 걱정해주는 척' 하는지?"라고 꼬집었다.

이어 "마치 대한민국의 모든 정당들이 가치관도 없는 중도 정당으로 지역 대결이나 계속하자는 것일까?"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종편에 나와서 한국당 전당대회를 비판적으로 말하는 인사들 중에, 한국당 전대가 '극단적 우경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며 "극단은 어디부터인가?"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나 보고 극우 인사라는 분들이 있어서 묻는다. 무엇이 '극단적'인가? 본인이 극좌적이 아니면 극단적으로 보일 정책들이나 주장이 나온 것이 무엇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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