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문재인의 시대'인지…옛 386 흘러간 노래에 착종한 그룹 위에 붕 뜬 대통령"
"야당 입 닫기로 본질 가리려…나라 경제 '구조붕괴'시키며 '체질개선' 운운은 더 심각'"
"야권 사분오열에 초록동색 언론들" 비판…"'자유'의 힘만이 나라 일으킬 수 있다"
문재인 개헌 '사회주의·反자유'성 지목하며 "개헌저지선 무너지면 야당 대역죄인 된다"

자유한국당 내 '자유우파 여전사(女戰士)'로 꼽혀온 전희경 의원(비례대표·초선)이 국회 상임위원회 활동 외 좀처럼 갖지 않던 언론 인터뷰를 가졌다. 문재인 정권을 "나쁜 정권"으로 지칭, "무능력 더하기 부도덕은 답이 없다"고 작심 비판했다.

전희경 의원은 24일 공개된 '신동아' 3월호 인터뷰에서 현 정권의 국정 행태를 두고 "국민을 향해 정치하는 정권이 아니다. 야당만 눌러 입을 닫게 하면 쟁점이나 본질이 가려지리라는 착각 속에 빠진 듯하다"고 꼬집었다.

"과거에 그들이 그토록 흔들던 보수정권의 청와대가 한 일보다 더 심각한 사실이 폭로됐는데도 처음에는 부인하다가, 부인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는 '너희들은 안 그랬느냐'는 식으로 대응한다"며 "미디어 환경을 맹신하고 무책임하고 몰염치한 궤변으로 넘어갈 시기가 지났다"고 그는 지적했다.

전 의원은 이런 주장의 근거로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의혹"들을 거론했다. ▲김태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원의 '민간 사찰' '블랙리스트' 의혹 폭로 ▲더불어민주당 김경수-드루킹 대규모 댓글 여론조작 공모 사건 ▲수권세력 핵심 일원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노골적인 '김경수 버텨라' 응원 ▲손혜원 의원(민주당 탈당)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활동 과정의 이해충돌·투기 논란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정권 상층부발(發) 국채 조작 의혹 폭로 등이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그는 "2017년 5월 집권 후 햇수로는 3년째지만 2년을 꽉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정권 말기 상황이 나타난다"며 "그 사람들이 과거에 잘못이라고 한 일을 청와대가 더 심화해 전면적으로 저질러서 그렇다. 2년도 못 채운 상황에서 드러난 일을 보면 이 정권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짐작케 한다"고 내다봤다.

문 정권에서 심화된 경제 난맥상의 본질도 짚었다.

전 의원은 "대한민국 경제를 '아무도 안 가는 길'로 끌고 가면서 '체질을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라며 "체질 개선이 아니라 '구조 붕괴'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음 정권이 배턴을 넘겨받아 일할 때 '복구가 불가능할 만큼' 구조가 허물어지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재정 살포 정책이 특히 문제다. 세금 더 많이 거둬 당의정(糖衣錠·불쾌한 냄새나 맛을 피하고자 표면에 당분을 입힌 알약) 만들어 나눠주는 방식은 사람들의 인식 마비를 일으킨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번 받던 것을 내려놓기는 정말로 어렵다. 재정 살포 정책이 도입되면 초기에는 언론이 뭇매를 때리지만 곧 잊힌다"며 "당의정 나눠주는 정책은 그렇게 가속 페달을 밟는다"고 덧붙였다.

전 의원은 "옛 시절 386의 흘러간 노래에 착종한 그룹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조차 불투명하다. 운동권 그룹 위에 대통령이 붕 떠 있는 게 아닌가"라며 "문재인의 시대인지, 우리가 누군지 모르는 점조직 형태의 특정 세력에 의해 움직이는 시대인지 궁금하다"고도 했다.

나아가 "'국민에게 드러나지도 않고, 검증도 받지 않은 세력이 국가를 움직이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며 "설득하려고 해야 설득할 수도 없고 바꾸려고 해야 바꿀 수도 없는 정권이라는 회의감이 밀려온다"고 개탄했다.

그는 '야당도 지리멸렬하다'는 질문에는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정권이 넘어가 야당이 됐다"며 "야권이 현재 사분오열돼 있다. 보수 야당이 있으며 중도 야당인지, 개혁 야당인지 애매한 야당도 있고, 호남을 기반으로 한 야당도 있다. 다 함께 공분할 일에도 야권 내부의 정략적 이해관계 탓에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야당이 처한 언론 환경도 녹록하지 않다"며 "과거에 정권을 공격하던 일부 언론은 초록동색의 정권이 들어서니 권력 감시가 아니라 야당을 공격한다"고 기울어진 언론 환경을 비판했다.

한편 전 의원은 "'자유'가 가진 힘이 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울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금은 몸담은 정당의 당명이 자유한국당이 됐지만 2016년 (새누리당 의원으로) 첫 등원할 때만 해도 '자유'는 정치권에서 각광받는 낱말이 아니었다"고 회상하며 "개인과 기업에 다양한 선택지와 자유를 주는 게 사회를 발전시키는 첩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위 '문재인 개헌'에 강력히 반대하며 야당으로서 개헌 저지선(100석 이상)을 사수하지 못하면 '대역죄인'이 된다고도 말했다. "국가 형태를 바꾸려는 시도가 지난해 개헌 논의 과정에서 드러났다",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삭제하는 문제뿐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 사회주의적 경향성이 나타났다"는 문제 의식에 기반했다.

이에 따라 전 의원은 "정권 핵심부의 사회주의적 경향성이 헌법에 박히면 대한민국은 우리가 가꾸고 영유해온 나라가 더는 아니다"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년 총선 결과에 비관적이었다. 개헌 저지선마저 무너져버리면 야당이 역사의 대역죄인이 된다"고 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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