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영 칼럼]또 다시 실패할 수밖에 없는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김인영 칼럼]또 다시 실패할 수밖에 없는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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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근본개혁과 '통행-통관-통신의 자유' 보장없이 어떤 산업공단도 관광도 성공 못해
김인영 객원 칼럼니스트
김인영 객원 칼럼니스트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

청와대 대변인의 발표에 따르면 2월 19일 오후 10시부터 35분 동안 이어진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에서 문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한 상응 조치로 한국의 역할을 활용해 달라”, “남북 사이의 철도·도로 연결부터 남북경제협력 사업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다면) 그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의 이 발언은 3가지 의미의 추가 해석이 가능하다.

첫째, 현 정부는 ‘북한 비핵화’(북한은 ‘한반도 비핵화’)에서 한국의 ‘중재자’ 역할을 대북 경제지원(또는 퍼주기)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천문학적인 선물을 받지 않고서는 남한에 올 리가 없는 김정은 방한에 대한 대가로 엄청난 대북 경제지원을 구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다. 왜냐하면 미국과 중국의 서명이 빠진 남·북한만의 ‘종전선언’ 행사로는 김정은 방한 선물로 약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셋째, 미국의 협상 전문가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 철도·도로 연결과 남북경협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라는 대북 지원 발언 공개가 도리어 미국의 대북 협상카드를 줄여 버렸고 결과적으로는 북한의 협상전략을 돕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북한은 이미 공개된 남한의 경제 지원은 상수(常數)로 보고 협상에서 미국의 추가적인 제재 해제나 또 다른 양보를 요구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다가온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그리고 ‘평화 프레임’

지난 2월 6~8일 평양을 방문했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에게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 재개를 용인해 달라는 강한 요구를 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또 트럼프 정부가 협상 진전을 위해 사전 보상책으로 금강산 관광 재개 용인을 검토했다는 요미우리 신문의 보도도 있었다. 이러한 보도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가 임박했음을 간접 확인해주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정부와 여권 내부에서는 2차 미·북회담 결과와 관계없이 유엔의 대북제재를 피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을 재개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름도 개성공단은 ‘평화공단’, 금강산 관광은 ‘평화관광’으로 ‘평화 프레임’을 덧씌우고 있다. 그렇다면 많은 국민들은 이러한 ‘평화 프레임’에 매료될 것이고, 현혹될 가능성이 높다. 현 정권과 여당은 선전·선동의 능력으로 보자면 독일이나 베네수엘라의 어느 정권에도 뒤지지 않을 수준이다.

하지만 본 글에서는 개성공단이든 금강산 관광이든 재개하더라도 북한에 현금이나 현물을 퍼주는 데는 성공할지 몰라도 북한 경제를 국제적 수준으로 더 높일 수는 없을 것임을 지적하고자 한다.

그 이유를 두 가지만 들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북한이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전면적인 대외개방을 하지 않고서는 북한 경제가 ‘자력’으로 나아질 수 없는데 김정은 정권이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세습 정권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전면 대외개방’을 실천하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둘째는 중국과 베트남은 정치는 공산당에 의한 통치를 이어가고 있으나 경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상당 수준 수용해 생산성을 높였기 때문에 경제 수준이 나아진 것이지만, 북한은 자유시장경제를 받아들이는 어떠한 근본적인 개혁 조치도 보여주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문정인 특보와 정의당의 일부는 북한이 ‘선군’(先軍) 시대에서 ‘선경’(先經)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주장하지만 아직 정권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시장 메커니즘을 도입하고 있는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 도리어 미·북회담을 통해 경제제재가 해제되고 남한과 국제사회의 경제적 지원이 재개된다면 김정은 정권의 경제에 대한 통제능력이 확보되고, 때문에 장마당 등 시장부분이 오히려 폐쇄되거나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김정일이 중국 상해(上海)에 가면 중국식 경제개방이 바로 이어질 것처럼 떠들고, 김정은 싱가포르에 가면 싱가포르의 발전상을 따라갈 것처럼 보도하고, 이번처럼 베트남에 가면 베트남식 개방을 실현할 것으로 지레 짐작성 보도를 이어가는 방송과 일부 언론들의 보도는 ‘가짜 뉴스’ 급으로 평가절하 하는 것이 옳다.

과거엔 ‘경제개방 프레임’, 지금은 ‘평화 프레임’

과거 2003년 6월 개성공단 착공식이 이루어졌을 때 당시 통일부와 관변 북한학자들은 개성공단의 가동이 남북한의 긴장을 완화할 것이고 더 나아가 자본주의의 ‘돈’ 맛을 본 북한이 경제 개방의 길로 들어설 것임을 예측했다. 신문과 방송에 등장하여 개성공단이 남포공단, 나진-선봉특구와 연계되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며 북한이 중국식 경제개방으로 가는 길로 이끌 것이라고 떠들었다. 그리고 2010년 9월 입주기업 생산액이 10억 달러를 돌파하고, 2012년 1월 북한 근로자가 5만 명을 돌파하자 큰 경사가 난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그러나 개성공단은 2006년 1차 분양 기업 첫 반출이 있은 지 10년 2016년 2월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가동 중단되었다. 남북한 사이에 평화를 가져오지도 못했고, 예측했던 중국식 경제개방으로 이끌지도 못했고 오히려 북한 노동자의 임금으로 지불된 달러(dollar)가 북한 핵무기 만드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비판으로 막을 내리게 되었다. 그렇게 입에 침이 마르게 떠들던 경제 후방 효과가 북한 정권에 달러 지급하는 것 이외에 진정으로 별것 아님은 2018년 우리의 반도체 단일 품목 월간 수출액이 개성공단 전체 생산액 10억 달러의 10배인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는 사실에서도 드러난다. 그것도 한 달 수출액이 개성공단 전체 생산액의 10배보다 많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개성 공단을 남한 기업의 해외 공장 건설 대안쯤으로 보도했던 언론과 방송은 자신들의 오보(誤報)를 반성해야 하고 이젠 정부도 경제적 후방 효과를 운운하는 대국민 선전은 자제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이제 대놓고 ‘평화 프레임’으로 개성공단 재개와 금강산관광 재개를 주장하고 있다. 경제 개방이나 경제적 효과 프레임 대신에 ‘평화 프레임’을 논리로 대신하고 있다. 그렇다면 ‘돈’으로 ‘평화’를 사겠다는 것에 다름이 아니다. 인류 역사에서 ‘돈’으로 ‘평화’를 확보한 국가가 있었던가? 그럴 경우 군사적으로 강한 나라는 군사적으로 약한 상대를 힘으로 정복하여 ‘돈’도 빼앗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도 빼앗는 전략을 취했었다. 정부와 여당만 ‘평화’에 도취되어 ‘돈’도 바치고 ‘정복’도 당할 위험을 모르는 것 같다.

금강산 관광 개시도 개성공단 시작과 논리가 다르지 않았다. 1998년 11월 18일 금강산 관광이 시작될 때 금강산 관광을 간 남한 관광객의 잘 사는 모습을 북한 주민이 보게 되면 남한을 동경하게 될 것이고, 남북한 주민이 서로 말도 섞고 교류하게 되면 남북한 통일의 선행(先行) 과정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선전했었다.

그러나 통일의 선행 과정과 같은 일은 일어날 수 없었다. 우리 관광객은 선상(船上)에서 잠을 자거나 현대아산 소속의 호텔에만 머물며 정해진 코스 이외에는 한 발자국도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북한 관광 안내원의 금강산 찬양과 북한 체제 선전 설명만 들으며 금강산 관광코스를 오르내렸고 기념품 판매는 채용된 조선족 출신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고등 학생, 대학생, 공무원들을 관광시키며 북한 지역을 알고 북한 주민의 생활상을 알게 되는 남북통일을 위한 전 단계로서의 금강산 관광이라고 선전했다.

또한 남북한 주민이 자주 만나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통일의 선행 과정은 일어나지 않았다. 반대로 2008년 7월 11일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의 (정조준) 피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북한 강원도 온정리 금강산 특구내 해수욕장 인근에서 대한민국의 관광객 박왕자(당시 53세, 여)씨가 북한 초병으로부터 가슴과 다리에 총격을 받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던 것이다. 이에 대한 정부의 진상조사 요구, 그리고 진상조사에 대한 북한의 거부와 책임 전가는 금강산 관광의 있는 그대로의 현실과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국민의 여론은 급격히 나빠졌고,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는 금강산 관광을 10년 만에 중단시켰다.

지금은 금강산 관광에 과거와 달리 ‘평화 프레임’이 동원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직접적인 이유가 박왕자씨에 대한 (북한군의 정조준에 의한) 피격 때문임을 잊은 듯하다. 북한은 이제까지도 박왕자씨 피격에 대한 진심어린 공식 사과, 피해 보상, 그리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지 않고 관광객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관광 대가로 현금을 지급할 수 있는 금강산에 목을 매고 있다.

앞으로 금강산 관광이 재개 되더라도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을 것이다. 금강산 관광을 간 대한민국 국민이 밤이나 새벽에 산책하다 정조준으로 피격당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변한 것 없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평화 관광’이 아니라 ‘피격 관광’, ‘퍼주기용 관광’, ‘인질 관광’일 뿐이다. 호텔 안과 밖을 자유롭게 다니지도 못하는 ‘인질 관광’을 ‘평화 관광’으로 선전한다고 속아서 가는 국민도 문제다.

그럼에도 국민의 안전에 책임이 있는 정부는 완전한 안전보장 조치 (북한의 구두 약속은 믿을 수 없으니 의미가 없다) 이전에 ‘평화’란 이유로 중고등 학생들을 마구 보내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나는 여러 차례 (공짜) 금강산 관광 기회가 있었지만 1인당 100달러를 입장료로 내는 전 세계 최고의 등산 입장료를 북한에 바치기 싫어 가지 않았었다. 100달러를 북한에 바쳐가며 구차하게 평화를 사고 싶지도 않았고, 또 금강산이 북한에 위치해 있어 아쉬움에 가는 것이지 산(山)으로만 본다면 설악산이 더 웅장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과거 금강산 관광으로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고 선전했던 그 정치인들과 자칭 북한학자들이 곧 또 다시 금강산 관광으로 남북한 ‘평화’를 사라고 외칠 것이다. 그 광고를 듣고 가고 안 가고는, 즉 김일성-김정일-김정은 개인숭배의 나라에 가고 안 가고는 개별 국민의 몫이다. 신변의 위험을 무릅쓰고 순전히 개인 부담으로 다녀오는 것은 개인의 자유에 속하니 말리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면 개인 취향에 따라 쪼르르 달려가서 사진을 찍고 올 국민들이 있겠지만 거기에 내가 낸 세금이 관광 지원금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국회에서 야당이 잘 해주어야 한다. 이렇게 순전히 개인 돈으로 금강산에 다녀오라고 한다면 저가 항공사의 취항으로 저렴해지고 행동의 자유와 별나고 맛난 음식을 만끽할 수 있는 동남아나 일본 등에 비해 경쟁력이 있을지 의문이 든다. 거기에 입장료로 100달러를 내지 않아도 된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성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자유’

마지막으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 성공하기 힘듦을 ‘경제적 자유’의 부재로 지적하고자 한다. 나는 과거부터 줄 곳 북한의 경제 특구나 남북한 경협이 성공하기 위해서 북한이 외국 투자자나 남한 기업에 ‘경제적 자유’를 제공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즉 ‘경제적 자유’가 보장되지 않고서는 북한이 만드는 특구에의 외자 유치나 경제적 효과가 생겨날 수 없다는 지적이었다.

예를 들어 과거부터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을 두고 지루하게 계속된 남북한 협상의 핵심은 ‘3통(通)’의 보장이었다. 통행-통관-통신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고서는 어떠한 산업공단도 관광도 성공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을 문 닫을 때 즈음해서 북한은 기본적인 기업 활동의 ‘자유’는 보장해주지 않고 임금만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개성공단 폐쇄 전 이미 실패로의 길로 들어서고 있었다.

금강산 관광에서도 우리 측이 요구한 것은 ‘신변 안전보장’이었지만 결국 핵심은 관광객의 ‘통행의 자유’다. ‘통행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관광지에 미치지 않고서는 누가 목숨 걸고 가서 인질로 돌아다니다 오겠는가?

통일부나 관변 (자칭) 북한학자들의 장밋빛 ‘평화’ 전망과는 달리 금강산 관광의 성공은 ‘통행의 자유’에 달려 있고, 또 나진·선봉(나선)의 등 외국 및 남한 기업의 투자유치 성공 역시 평양과 전국 어디에서든 나선시(市)에 접근하는 ‘통행의 자유’, ‘외환 보유와 송금의 자유’, 근로자의 고용과 해고 등 ‘기업 활동의 자유’의 폭에 달려 있다.

결론적으로 ‘경제적 자유‘와 ’통행의 자유‘ 등 ’자유‘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성공에 필수적임에도 세습 독재체제를 유지해야 하는 김정은으로서 ’자유‘는 절대로 허락할 수 없는 금지 사항이기에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모두 또 다시 ‘개방‘도 ’평화‘도 가져오지 못하는 실패로 귀결될 것임을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국민이 반대하고 말려도 끝까지 가서 결국은 실패하는 현정부 정책 사례들인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4대강 보 허물기에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가 추가될 것이 불 보듯 하다.

김인영 객원 칼럼니스트(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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