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에 김여정·김영철 등 北실세들 동행, 부인 리설주는 등장 안해
23일 오후 평양역 출발, 밤중에 단둥역 통과, 26일 베트남 국경 넘을 듯
보도서 '베트남 공식 친선방문' 지칭, 국빈방문보다 격 낮은 공식방문 추정
美는 "폼페이오 26~28일 방월" 공지돼 있어 트럼프 25일 출발 점쳐져
베네수엘라 사태 집중으로 訪韓 급거 취소한 볼튼도 "동행" 보도 나와

북한 조선로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이 2월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2차 미북정상회담이 열릴 베트남 하노이로 출발했다는 기사를 사진과 함께 1면에 게재했다. 사진은 23일 평양을 출발하기 위해 전용열차에 올라타 손을 흔드는 김정은의 모습.(사진=연합뉴스)
북한 조선로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이 2월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2차 미북정상회담이 열릴 베트남 하노이로 출발했다는 기사를 사진과 함께 1면에 게재했다. 사진은 23일 평양을 출발하기 위해 전용열차에 올라타 손을 흔드는 김정은의 모습.(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3일 오후 전용열차 편으로 베트남 하노이로 출발한 사실이 24일 북한 관영선전매체 보도로 확인됐다.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로동신문은 김정은의 출발 소식을 다음날인 24일 오전 전했다. 

조선로동당 김영철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리수용 국제담당 부위원장, 김여정 제1부부장 등 북한 실세들이 김정은 수행차 평양에서 떠나는 하노이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보도에서 2차 미북정상회담의 일정을 27일부터 28일까지라고 확인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최룡해 당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를 비롯한 당·정·군 간부들이 평양역에서 김정은 일행을 환송했다.

다만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는 이번 하노이 행에 동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 매체의 김정은 출발 보도 및 사진에서는 리설주의 이름과 모습은 등장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로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1면에 김정은이 평양역에서 의장대 사열을 받는 모습, 열차에 오르기 전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모습 등을 담은 사진 4장과 함께 김정은의 베트남행 소식을 주민들에게도 알렸다.

연합뉴스는 이와 관련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제1차 미북정상회담이 열렸을 때와 비교하면 김 위원장의 출발 보도 분량이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김정은의 특별열차는 23일 오후 5시쯤 평양역을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당일 오후 9시 30분쯤(현지시간) 북·중 접경지역인 단둥역을 통과했으며, 26일 중국과 인접한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 승용차를 이용해 하노이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6일 오전 6시부터 오후 2시까지 랑선성 동당시와 하노이를 잇는 국도 1호선 170㎞ 구간의 차량통행이 전면 차단된다고 현지 언론이 지난 22일 밤 잇달아 보도했다가 당국의 지시를 받고 일제히 기사를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의 이번 베트남 방문을 '공식 친선 방문'으로 지칭했다. 앞서 베트남 외교부는 김정은의 베트남 방문을 '국빈 방문(state visit)'보다 한 단계 낮은 '공식 방문(official visit)'으로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통신은 이날 관련 보도에서 김정은이 "응웬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총비서이며 베트남공화국 주석의 초청에 의해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을 공식 친선 방문하게 된다"며 "방문 기간 두 나라 최고지도자들의 상봉과 회담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8년 11월30일 오후(현지시간) G20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코스타 살게로 센터에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8년 11월30일 오후(현지시간) G20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코스타 살게로 센터에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주 초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은 아직 트럼프 대통령의 하노이 출발 날짜와 시각을 발표하지 않았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25일 하노이로 출발할 것이라고 22일 보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6∼28일 베트남을 방문한다고 국무부가 발표한 것을 봐도 트럼프 대통령의 25일 출발이 유력해 보인다. 26일 베트남에 도착하려면 시차와 비행시간을 감안해 25일에는 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사태 집중을 이유로 한국 방문을 급히 취소한 존 볼튼 국가안보회의(NSC)보좌관도 폼페이오 장관과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할 전망이다. CNN은 23일(현지시간) 백악관 NSC 대변인을 인용, "볼튼 보좌관이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과 하노이에 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제2차 북미회담을 나흘 앞둔 23일(현지시간) 정상회담 기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숙소로 유력한 베트남 하노이 JW메리어트 호텔 인근 식당에 북미정상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설치되어 있다
제2차 미북정상회담을 나흘 앞둔 2월23일(현지시간) 정상회담 기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숙소로 유력한 베트남 하노이 JW메리어트 호텔 인근 식당에 미북정상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사진=연합뉴스)

1차 북미정상회담의 전례로 비춰보면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도 동행할 가능성이 있다. '대행 꼬리표'를 아직 떼지 못한 상태기는 하지만 1차 정상회담 당시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동행해 폼페이오 장관 및 볼턴 보좌관과 확대회담에 동석했었다. 

미북정상 내외간 회동의 경우 리설주가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1차 회담에 이어 이번에도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아내 멜라니아 여사도 동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각각 이끄는 북미 실무협상팀은 이미 하노이에 도착해 '하노이 선언' 도출을 위한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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