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 "태블릿 PC 조작됐다는 근거 무엇인가"
金 "黃,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좀 미안하지 않느냐"
黃 "그렇게 저를 폄훼하는 것 동의 어려워...늘 송구하고 안타까운 마음 가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황교안⋅오세훈⋅김진태(기호순) 세 명의 당 대표 후보는 23일 마지막 TV토론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태블릿 PC 조작 가능성' 등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이날 오전 서울 충무로 MBN에서 진행된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세 후보는 후보자가 선정한 '키워드'를 상대방에게 질문하는 방식의 코너를 통해 치열한 신경전을 주고 받았다. 특히 오 후보와 김 후보가 연속적으로 황 후보의 '약점'을 꼬집으며 공격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오 후보는 먼저 황 후보를 향해 "황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이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하고, 태블릿 PC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한 것은 결국 탄핵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라며 "그런 입장을 견지하면 국민 정서, 중도 표심과 멀어진다. 황 후보는 탄핵에 대한 판단을 과감하게 바꿀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황 후보는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이 안에 있느냐, 밖에 있느냐고 묻고 싶다"고 오 후보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오히려 역으로 질문을 던졌다. 그는 이어 "(당내 싸움은) 1년 내내 해오지 않았나. (오 후보의 질문은) 이번 토론회 과정에서 여러 번 얘기했고, 정리됐다"고 말했다.
황 후보의 역공에 오 후보는 "뭐가 정리됐느냐. 태블릿 PC가 조작됐다는 근거가 뭐냐"고 재차 질문했다. 황 후보는 "이미 말씀드린 의견을 여러 번 반복할 필요 없다"고 일축했다.
오 후보는 또 "황 후보는 태블릿 PC 언급을 우려한 신문 사설과 칼럼, 기사들을 봤느냐"고 했다. 황 후보는 "해당 언론이 연루됐다고 말 안 했다. 태블릿 PC 자체를 이야기 한 것이다. 그렇게 저를 폄훼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 역시 '탄핵 문제'를 거론하며 황 후보에게 민감한 질문을 던졌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좀 미안하지 않느냐"고 물었고, 황 후보는 "제가 잘 보좌하지 못해 안타까운 일이 생긴 것에 대해 늘 송구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원론적인 얘기를 반복했다.
김 후보는 아울러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 대해 세모(△)라고 하는 건 인간적 신의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황 후보는 "여론을 의식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해야 나라와 민생을 살리는데 가장 바람직하냐는 관점으로만 국민을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후보는 이어 "당에 들어오시려면 일찍 오셔서 경륜을 펼치지, 작년까지 뭘 고민한다고 안 들어 오셨냐"고 물었다. 황 후보는 "밖에서 챙기다가 정말 정치적 투쟁을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해서 결심하게 됐다"고 답했다.
반면 황 후보는 '교육', '4대강 보' 등 사회 현안을 중점적으로 질문하며 자신에게 민감한 사안을 피해 가려는 모습을 보였다.
세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자신이 당 대표 적임자라며 국민과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황 후보는 "나라가 어렵다"며 "이럴 때 힘을 줄 수 있는 새 인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지금은 난세 중의 난세"라며 "저는 여러분과 같이 싸워왔고 행동으로 보여줬다. 제가 대표가 된다는 사실로도 대한민국이 뒤집어질 것"이라고 했다. 오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제가 '탄핵을 인정하자', '탄핵 통리로 선거 못 치른다'고 한 것은 국민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당은 이날부터 당원 대상 모바일 사전투표를 시작한다. 24일에는 시⋅군⋅구 현장 사전투표, 25~26일에는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전당대회 당일인 27일에는 대의원 현장투표를 진행해 최종적으로 당 대표⋅최고위원⋅청년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