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방송토론…김진태 '태블릿PC 조작' '5.18 명단공개' 논의 주도로 선명성 부각
黃 "개인적으로 조작가능성 있다고 봐"…金 '탄핵 입장' 추궁엔 "그럼 헌재결정 불복인가"
吳 "5.18 엉터리유공자 한차례 걸러, 민주당 변명 감안해도…명단 국민이 알아야"
金, 吳·黃 겨눠 "한국정치서 '중도' 성공한 사례 없다" "눈치보기, 무분별한 통합도 안돼"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를 엿새 앞둔 21일 밤 당대표 후보자간 5차 방송토론회가 KBS 주관으로 열렸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정당성 등을 둘러싼 논쟁이 인 데 이어, 탄핵정변을 촉발한 일명 'JTBC 최순실 태블릿PC'도 화두로 올랐다.

김진태 국회의원(기호 3번)이 황교안 전 국무총리(기호 1번)에게 '태블릿PC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고 질문한 것이 시작이었다. 황교안 후보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본다"고 말했다.

김진태 후보는 "태블릿PC에 문제가 있다면 탄핵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여론을 악화시킨 스모킹건인 태블릿PC에 문제가 있다면 탄핵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는 앞서 황 후보가 박 전 대통령 탄핵을 겨눠 "타당하지 않다"고 했다가, '탄핵심판 절차에 한정한 이야기였다'는 취지로 톤을 낮춘 것을 겨눈 것이었다. 김 후보는 "지난 토론에서 '탄핵을 부정하느냐'는 질문에 (O나 X가 아닌) '△(세모)'라고 말씀하셨다"며 "중차대한 일에 '세모'라고 답하다니 하루이틀새 황 후보 별명이 '황세모'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왼쪽부터) 2월21일 KBS 주관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자간 토론에 나선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진태 국회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사진=KBS 방송화면 캡처)

이같은 공세에 황 후보는 '과거 지향'이라고 맞받았다. 그는 "2년 동안 왜 이 문제에 매어있나. 이젠 미래로 나가자"며 "김 후보는 (앞서 '존중한다' 발언과 달리)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김 후보는 "헌재 결정이 나왔어도 태블릿PC 문제는 특검을 해서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진상규명을 위한 행동을 에둘러 요구했다.

황 후보는 "토론회를 시작할 초기에는 정책 이야기도 많이 하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했던 것 같은데, 최근 며칠 사이에 지난 이야기로 얼굴을 붉혔다"며 "앞으로 이 부분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기호 2번)이 '5.18 민주유공자' 명단 공개론에 대해 "명단 공개는 국민이 알아야 한다"고 동의하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김 후보가 "지만원씨의 주장 중 '5.18 (유공자)명단을 공개해야 한다'는 건 맞다고 생각한다"며 찬성 여부를 묻자, 오세훈 후보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포함해 정치인 몇명이 5.17(비상계엄 확대조치)과 연동해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수형자'로서 유공자 명단에) 들어가 있어서 이 문제가 불거졌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김 후보는 "오 후보가 민주당과 궤를 같이한다"며 "5.17 때문이라고 변명하는 정치인들 때문에 명단을 공개하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닌 것같다"고 추궁했다.

오 후보는 "2006년에 이미 엉터리 유공자들을 한차례 걸러낸 적 있다"며 "(유공자 명단에) 굉장한 하자가 있는 것처럼 주장하면 오해만 증폭한다"고 우려를 내비쳤다.

이후에도 김 후보가 "최근 여론조사(공정)에서 국민의 58%가 유공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며 "오 후보가 민주당의 변명을 그렇게 쉽게 믿고 입장을 바꾸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하자, 오 후보는 "명단공개는 국민이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민주당이 그 논리(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연루)로 변명하고 있으니 우리도 그 점을 감안해 판단하자는 것"이라며 "광주 망월동 공원에 (유공자) 명단이 있는데, 지난번 잘못된 것을 걸러낸 후 시간이 흘렀으니 이 정부로 하여금 점검을 하도록 하자는 얘기"라고 논리를 다졌다.

태블릿PC 검증론, 5.18유공자 명단 공개론 논의를 주도한 김 후보는 오 후보의 '수도권-중도 어필'을 겨눠 "우리 한국정치에서 중도가 그렇게 잘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오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도 "내년 총선은 수도권에서 122석의 승리를 가져오느냐에 따라 판가름난다"고 지론을 폈다. '탄핵 무효' 태극기집회 참여자들 중심의 김 후보 지지자들의 경선 현장 일부 과격행동을 들어 "분노는 이해하지만 그 분노를 혐오스러운 방법으로 표출하게 되면 오히려 우리 당에 마이너스"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에 "(오 후보가) 중도표심을 말하는데 우리 당이 지난 2년간 계속 그렇게 살아왔다. 현 주소, 성적표는 무엇이냐. 왜 이렇게 잘 안되냐"며 "역대 (중도가) 성공한 예가 없다. 그러면 바른미래당 등이 더 잘돼야지 왜 이렇게 됐겠나"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제 단호한 결기로 싸울 때로, 눈치보고 어정쩡한 입장을 취할 때가 아니다"라고 황 후보를 겨누기도 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우파정당을 만들어 보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당내에서 과감히 버려야 할 3가지'라는 공통질문에 첫째로 "웰빙, 모범생 의식", 둘째로 "두려움", 셋째로 "무분별한 통합론"을 거론했다. 또한 "여당에서 '적폐가 감히 촛불세력에 대항하냐'고 하면 꼬리내려야 하느냐"고 당 원내지도부 행보를 지적한 뒤 "사육당하는 야당이 돼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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