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 "한변은 비정치적 단체이나 법치주의 훼손으로 나섰다...집권 여당 등 도 넘은 대응으로 국민주권주의 흔들려"
조형곤 "허익범 특검과 성창호 판사, 김경수라는 꼬리만 자르고 몸통은 건드리지 않았다"
이상철 "김경수 1심 재판부 판단, 논리적 구성과 판단 수긍 가고도 남아...항소심서도 뒤집기 어려울 것"
박인환 "김경수 판결 따른 새로운 국민적 의혹 해소 위해 국정조사와 새로운 특검 추진해야"
이언주 "탄핵소추권 가진 의원들이 판사에 탄핵 운운하는 것은 직권남용 혐의와 사법권과 재판 독립 침해하는 것"
이헌 "선거조직 댓글조작 사건에 대한 문 대통령 측 관여 여부 반드시 밝혀져야...대선무효 주장은 국민주권행사"
허만호 "드루킹 일당 사상, 민주주의 부정하는 것...국민 이성 회복하고 우파 결집해야"
토론회, 우파 시민단체들 공동주최...100여명 이상의 자유우파 인사들 모여 토론회 경청해

‘김경수 여론조작 판결 분석 대토론회’에 참석한 자유우파 인사들. (사진 = 김종형 기자)
‘김경수 여론조작 판결 분석 대토론회’에 참석한 자유우파 인사들. (사진 = 김종형 기자)

자유우파 변호사단체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은 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 지하 1층 회의실에서 ‘김경수 여론조작 판결 분석 대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드루킹 일당의 대선 여론조작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김경수 경남지사가 1심에서 공범으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與圈)에서 총궐기하다시피 한 ‘김경수 1심 뒤집기 행보’와 관련, 김경수 지사에 대한 1심 판결문을 분석하고 우파 내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는 취지로 개최됐다.

김태훈 한변 상임대표는 인사말에서 “지난달 30일 내려진 김경수 (1심) 판결은 2017년 대선의 민의가 대규모로 왜곡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한변은 비정치적인 단체로서 북한 인권과 자유통일을 목표로 했지만, 그 기반이 되는 법치주의가 훼손이 돼 이렇게 나섰다. 김경수 여론조작 판결과 (판결 후) 집권 여당과 일부 단체의 도를 넘는 대응은 대한민국의 국민주권주의와 3권 분립 원칙이 현저히 흔들리는 중차대한 사태”라며 토론회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발제 나선 조형곤 전 EBS이사 “특검과 법원, 몸통은 건드리지 않아”...이상철 변호사 “항소심서도 뒤집기 어려울 것”

이날 토론회 발제자로는 조형곤 전 EBS이사와 서울북부지방법원 수석부장판사로 근무했던 이상철 변호사가 나섰다.

첫 발제에 나선 조형곤 전 EBS이사가 댓글조작의 파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김종형 기자)
첫 발제에 나선 조형곤 전 EBS이사가 댓글조작의 파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김종형 기자)

조 전 이사는 ‘허익범 특검과 성창호 판사는 꼬리만 자르고 몸통은 건들지 않았다’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그는 “김경수와 공모한 드루킹 김동원의 불법 댓글조작으로, 우리 국민 142만이 정치적 기본권의 바탕을 이루면서도 헌법이 보장하는 가장 중요한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며 “김경수, 김동원이 공모한 네이버 댓글 조작은 완벽한 여론조작이며, 여론조작에 의해 민심이 조작되고 그 민심으로 투표까지 이어졌다면 이는 부정대선이나 다름없다. 문재인이 이를 알았다면 지난 대선은 후보자의 공모에 의한 부정대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인 매크로는 중고등학생들도 게임 등에 사용한다. 하지만 킹크랩은 매크로 기능을 해킹 수준으로 올린 ‘패킷 조작 프로그램’으로, 서버에 허위 신호를 보내 정상 신호인 것처럼 인식하게 만든다”며 “디도스 해킹과 같은 원리인 이런 매크로를 사용하는 것이 범죄가 아니라면, 중학생만 해도 이 매크로를 사용해 전국민의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네이버도 기사 등을 임의로 조정하는 정황이 보여 공범이라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1심 재판부가 작성한 판결문의 분석내용을 설명하는 이상철 변호사(전 서울북부지방법원 수석부장판사). (사진 = 김종형 기자)
1심 재판부가 작성한 판결문의 분석내용을 설명하는 이상철 변호사(전 서울북부지방법원 수석부장판사). 우측은 김태훈 한변 상임대표. (사진 = 김종형 기자)

이 변호사는 김경수 지사에 대한 1심 판결문을 상세히 분석했다. 그는 “사건 재판부는 피고인(김 지사)과 김동원이 불법 댓글조작 작업을 공모해 수행한 공범이 되는지 여부에 대해 ▲김 지사가 킹크랩의 존재와 운용 사실을 알고있었는지 ▲김 지사가 킹크랩의 개발 및 사용을 승인 내지 동의했는지 ▲김 지사가 불법 댓글조작 범행에 대해 직접 관여한 부분이 있는지 등 세 부분으로 나눠 봤다”며 “(재판부는) 각 파트별로 너무나 상세한 정황사실을 보태 열거한 뒤 김 지사와 김동원이 공동정범으로 가담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그 논리적 구성과 판단은 충분히 수긍이 가고도 남는다"고 했다.

민주당 등 일각에서 나오는 ‘재판 불복’ 및 ‘판결 뒤집기’ 움직임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 거론했다. 이 변호사는 “일부에서는 1심 재판부가 ‘-로 보인다’라는 표현을 81군데나 했다며 유죄의 증거나 범죄 증명에 대한 확신 없이 추측성 판결을 한 것으로 비판한다"며 “하지만 사후조작이 불가능한 로그 자료나 통신자료 등에 밝혀진 객관적인 사실과 이에 부합하는 경공모 회원 등 여러 관련자 진술 등에 나타난 정황사실 등으로, 결정적인 증거를 내놓지 못하는 이상 항소심에서도 정당한 1심의 유죄 결론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반헌법적 구상으로 대통령 오른 문재인, 이번 사안에 대해 충분히 해명해야”

발제 이후 이뤄진 본격적인 토론에서는 박인환 변호사(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와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 한변 공동대표인 이헌 변호사, 허만호 경북대 사회과학대 교수가 나섰다.

박 변호사는 김경수 일당의 불법 댓글조작에 대한 법적 대응 방안을 검토했다. 그는 “허익범 특검 수사에서는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 미진한 부분이 많았다”며 “허익범 특검 수사와 김경수의 판결 선고에 따른 새로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국회는 국정조사를 위한 ‘19대 대선 부정선거조사특위’를 구성하고 여야 정치권에서도 협의해 새로운 특검을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토론자로 나선 박인환 변호사(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와 이헌 변호사(한변 공동대표). (사진 = 김종형 기자)
토론자로 나선 허만호 경북대 사회과학대 교수(좌)와 박인환 변호사(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우). (사진 = 김종형 기자)

국정조사와 추가 특검이 다뤄야 할 대상과 범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변호사는 “청와대 인사들의 연루의혹과 드루킹의 청와대 인사정보 사전 인지, 민주당의 드루킹 인지 여부, 드루킹의 존재와 활동에 대한 문 대통령의 사전 인지 의혹 등이 조사돼야 한다”며 “최근 김태우 수사관이 폭로한 대로, 청와대가 허익범 특검 수사에 대해 개입했다거나 검찰과 경찰이 19대 대선과 관련된 김경수 사건에 대한 수사 축소와 은폐도 (국정조사와 특검 등에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불법 댓글조작으로 정치적 표현의자유와 참정권이 침해된 피해자인 국민 입장에서는 형사 고소고발이 가능하고, 최후적으로는 저항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이 의원은 김 지사의 판결에 대한 정부여당의 인식을 문제삼았다. 그는 “김경수 지사에 대한 판결을 내린 판사를, 여당 의원들과 일부 언론이 크게 비판하며 (판사)탄핵을 주장하고 있다”며 “판결에 대한 불복을 항소심에 하면 되는 것인데, 탄핵소추권을 가진 국회의원이 판결을 내린 판사에게 탄핵 운운하는 것은 직권남용 혐의 내지 사법권과 재판의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주장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댓글조작 범행은 단순히 포털사이트 업무방해에 그치지 않고, 온라인상 투명한 정보 교환과 건전한 온라인 여론 형성이라는 기능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불법 댓글조작 행위는 국민이 직접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에서,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당 후보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해 왜곡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것이므로, 헌법 제1조 2항 국민주권과 제7장의 선거제도의 공정성을 훼손한 위헌적인 것이다”라고도 주장했다.

 

“대선무효 주장, 합리적 이유로 제기돼...집권여당은 불법적 작태 중단하고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변 공동대표인 이 변호사는 “김 지사가 공모한 드루킹에 의한 여론조작 행위가 없었더라면, 제19대 대선에 있어 후보자의 당락에 관해 다른 결과가 발생했을지도 모른다고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불법 댓글조작이)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할 만하다”며 “(드루킹 조직인) 경인선이 공개된 외부 선거지원 조작인지 여부는 드루킹 판결에서도 확인되지 않으나, 그것이 사실이라면 선거조직의 댓글조작 사건에 대한 문 대통령 측의 관여 여부는 반드시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좌)과 이헌 변호사(한변 공동대표, 우). (사진 = 김종형 기자)
토론자로 나선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좌)과 이헌 변호사(한변 공동대표, 가운데). 우측은 조형곤 전 EBS 이사. (사진 = 김종형 기자)

이어 “이번 김경수 판결을 계기로 합리적 이유를 가지고 제기되는 대선무효 주장은 민주국가 국민의 정당한 주권행사이다. 이에 대한 집권여당 및 일부 언론의 대응은 마치 대선불복을 왕조시대의 역모와 동일시하는 시대착오적 행태”라며 “부정선거의 합리적 의심을 받는 집권여당은 판결에 불복하는 것도 모자라,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을 했다고 해 법관 탄핵을 거론하면서 사법부를 겁박하는 등의 불복적 작태를 즉각 중단하고 사법부 구성원들과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교수는 민주당의 집권 발자취와 그 사상적 배경 등을 분석했다. 그는 “여론조작은 전체주의적 독재에서나 나타나는 것이며, 대중민주주의와 현대적 기술의 맥락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정치통제의 형태”라며 “민주당은 광화문에서 이뤄진 연쇄집회를 ‘촛불혁명’으로 둔갑시켜 집권에 성공했고, 이 과정에서는 노조에 장악된 언론이 대중을 동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드루킹 김동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상과 통일의지 계승을 추구하는 정치적 비밀결사체 수립’ ‘재벌을 대체한, 주요 기업들에 대한 경공모의 지배 및 소유 이념의 달성’ 등의 사상을 가지고 ‘경공모’ ‘경인선’을 운영했으며, 이는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이른바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크게 부각시켜 국민들로 하여금 충격을 받게 해 이성을 잃게 하고, 여기에는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의 영향력이 80%가량인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허 교수는 또 “진실을 규명하고 실체를 추적하는 과정과 그 공표(언론 발표, 시위와 토론회 등)를 통해 국민의 이성을 회복하고, 드루킹 일당의 행적 등을 담은 자료를 축적해야 한다. 우파 정당 및 정치인도 결집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토론회 청중들이 발제, 토론 내용을 듣고 있다. (사진 = 김종형 기자)
토론회 청중들이 발제, 토론 내용을 듣고 있다. (사진 = 김종형 기자)

그동안 자유우파 단체들과 정치인들 역시 “문재인 대통령이, 드루킹과 김경수가 공모해 19대 대선전후로 여론조작을 한 것을 몰랐을 리가 없다’는 지적을 지속적으로 해온 바 있다. 이날 토론회 역시 한변과 함께 대한민국 수호 비상 국민회의, 대한민국 수호 예비역 장성단, 미디어연대, 미래한국, 물망초, 바른사회시민회의, 사법정의실현국민감시센터, 선진통일건국연합, 자유민주연구학회 등 우파 시민단체들이 공동 주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발제자, 토론자로 나선 인사들 외에도 박선영 물망초재단 이사장, 김석우 전 통일연구원 차관, ‘탄핵 인사이드 아웃’을 저술한 채명성 변호사, 청와대의 불법사찰을 폭로한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의 변호인인 이동찬 변호사 등 자유우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각계각층의 인사들 10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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