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영 기자
이세영 기자

다소 쑥스럽다. 스스로 속한 곳에 대해서 ‘자랑스럽다’고 띄우는 것은 겸연쩍은 일이다. 그럼에도 최근 PenN이 탄생하고 올겨울 최악의 혹한 속에서도 대성황리에 끝난 후원자대회가 있기까지, 일련의 과정 속에서 느낀 벅찬 마음을 조금이나마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막 첫걸음을 내딛는 기자로서 느끼기에는 과도한 격려와 응원에서 비롯된다. 후원자 대회나 창간 당시부터 이어진 전화, 댓글에서 크나큰 환대가 이어졌다. 아직 홀로 제대로 보여드린 것도 없는데 따뜻한 시선과 호감어린 지지를 보내주신다. 요즘 어느 한국 언론사의 기자가 이런 성원을 받을 수 있을까 싶다.

모자란 부분에 대해서도 오히려 ‘처음이라 그렇다’며 이해해주시거나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오히려 본인 일처럼 걱정해주시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애정을 바탕에 깐 조언과 제안도 아낌없이 이어졌다.

한편으로는 부담감도 느껴진다. 후원해주시면서 오히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들었을 때의 무게감 때문이다. 누군가의 간절한 염원이 마음 깊이 새겨지는 순간이 많다. 후원과 관련한 컴퓨터 입력 사항 등에 대해 전화로 힘겹게 물으면서 도움이 되길 희망하는 후원자 분들을 자주 대한다. 결코 한 분 한 분의 후원과 애정·격려가 가볍지 않다. 노동의 가치와 고생 끝에 번 돈의 가치를 아는 만큼 그분들이 선뜻 내놓는 금액은 어깨 위에 차곡차곡 쌓인다. 기대의 눈빛과 간절한 열망이 담긴 손도 어깨에 하나둘 겹겹이 쌓여있는 듯하다.

이러한 기대가 혹시라도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치면 어쩌나라는 우려와 걱정도 든다. 희망과 기대에만 매몰되다 보면, 냉엄한 현실을 제대로 인지 못하고 너무 낙관적으로만 인식해 한 가닥 온풍에 봄인 양 착각할 수도 있다. 따뜻한 봄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혹은 찻잔이, 이 열기가 지속적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잘못된 소식을 전하진 않을까 매번 고민이 깊어진다.

그럼에도 이러한 기대를 마주했다는 사실만으로 자부심도 느낀다. 듣기에도 민망한 '기레기' 소리까지 여기저기에서 공공연히 나오는 요즘 한국 언론 현실에서 이번 후원자대회에서 느꼈던 열기만큼이나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일이 가능한 것은 내가 일하는 PenN의 조직문화에 힘입은 바 크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실력, 리더십, 배려심을 함께 갖춘 상사들과 함께 일한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벅차고 보람찬 일인지는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를 것이다. 그리 오래 일하진 않았고 좀 쑥스럽기도 하지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내가 일하는 PenN은 그런 자랑스러운 언론사라고.

한국에서는 일부의 문제점을 전체적 문제점으로 매도하며 몰아가는 행태가 적지 않았다. 나무가 상한 것을 두고 숲이 망가졌다고 하는 일도 빈번했다. 언론은 전체적 시각보다는 부분적인 것을 주입시키는데 익숙하다. 그러나 현실은 무척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시각에서 봐야한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진실은 깊숙하게 묻혀 단편적으로 알기에는 어렵다. 함부로 판단하기는 어렵고 조심스럽다. 젊은 기자인 나는 펜앤드마이크에서 다각도의 시선을 얻기 위한 조언들을 얻고 있다. 아직까지는 한몫을 해서 도움이 되기보다는 감사한 마음의 연속 뿐이다.

필자는 올바른 나라를 꿈꾸는 국내외 한국인들의 열망과, 이에 부응하여 '제대로 된 언론'을 지향하는 상사들의 의지가 맞물려 돌아가는 열차에 탑승했다. 기자의 몫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겸손하게 배우고, 열심히 뛰고, 정진해야겠다는 각오를 오늘도 다져본다. 관심 가져주신 만큼, 믿어주신 만큼, 희망과 진실을 담은 언론에서 당당히 역할을 완수하는 기자로 커가고 싶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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