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사히신문 "韓정부, 美에 '제재 해제대신 南北경협 하면 평화 도움' 설명 중" 보도
"美, 南北 원하는 개성공단 재개에 '北지도부에 외화 유입' 경계하며 신중히 검토 중"
文, 트럼프와 통화서 "경협 요구하면 떠맡을 각오" 자처…靑은 "트럼프 입장서 한말" 강변

문재인 정권이 우리 측 관광객 총격 피살로 중단된 금강산관광, 북한의 독단적 공단운영 및 핵·탄도미사일 개발 강행으로 철수한 개성공단의 재개를 북한 비핵화 일정에 끼워넣자고 미국에 제안해놓고, 엉뚱하게도 이를 '미 측의 입장'이라고 둘러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1일 '미북관계 소식통'을 인용한 서울발(發) 기사에서 오는 27~28일 2차 미북정상회담에서 양측이 북한 비핵화 로드맵가 합의될 경우 개성공단 재개 등도 포함할 것을 한국 정부가 미국 측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이 미국에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행사 등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만큼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사업 재개가 이에 적용될 수 있다고 한국 정부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 비핵화가 진전되지 않는 가운데 북한이 요구하는 대북제재 해제를 미국이 받아들이기에는 허들(장애)이 높다고 한국 정부가 판단한 것으로 보이며, 남북경제협력이라면 한반도의 평화정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미국 측에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2016년 2월12일 YTN 보도화면 캡처
사진=2016년 2월12일 YTN 보도화면 캡처

신문은 또다른 기사에서 '복수의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측은 북한이 회담에서 동창리 미사일시설과 풍계리 핵실험장의 사찰과 함께 영변 핵시설의 폐기와 사찰을 제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에 대해 미국 측은 북한에 대한 상응조치로 연락사무소 개설, 인도적 지원, 평화선언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행정부가 남북이 원하는 개성공단 재개에 대해서는 "북한 지도부에 외화가 유입될 수 있다"고 경계하며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남북 사이의 철도·도로 연결부터 남북경제협력 사업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다면 그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고 자처하며 "그것이 미국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길"이라고 밝혀 국민적 공감대를 건너뛴 대북(對北) 퍼주기 의도라는 빈축을 산 바 있다.

이와 관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그동안 우리 정부가 미국에 대북제재 완화를 요청하는 모양새였다면 문 대통령의 어제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 한 말"이라며 "관점의 변화이자 관점의 이동"이라고 주장했다.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등 이른바 경협사업은 지금까지 국제사회에서 남북 정권만이 내세워 온 관심 현안이었는데도 이를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 한 말'이라고 강변한 셈이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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