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층간 소득 불균형 정도를 보여주는 소득 5분위 배율 5.47배로 늘어나 최악의 분배참사
54조원 퍼부은 文정부 소위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참담한 실패
저소득층 1,2분위는 소득 줄고 고소득층 4,5분위 소득은 늘어 최악의 소득격차
저소득층 소득및 근로소득 감소율 사상 최대...이러고도 '서민 위한 정권'이라고?
최저임금 대폭 인상으로 저소득층 실직 늘어나면서 소득도 감소한 탓이 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자영업 폐업으로 1,2분위 사업 소득도 각각 8.6%, 18.7% 급감
이자비용, 국민연금·건강보험 등 사회보험료 지출 등 비소비지출은 전년대비 10% 증가
이병태 교수 "이번 통계는 금년도 최저임금 인상 포함 안돼...앞으로 더 큰 고난"
홍남기 경제부총리 "1년 전 양호한 소득여건 따른 기저효과...하지만 무거운 책임감 느껴"

 

지난해 4분기 소득 하위 20% 계층을 가리키는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전년(前年) 동기대비 17.7% 줄었다. 특히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36.8%나 격감했다. 반면 소득 상위 가구인 5분위와 4분위 가구의 소득은 늘어나면서 2003년 관련 통계작성 후 소득격차가 가장 큰 폭으로 커졌다. 저소득층 소득을 높여 경제성장을 이끌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이른바 ‘소득주도성장정책’이 되레 가난한 사람들을 더 가난하게 만드는 최악의 '정책 실패'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통계로 다시한번 입증됐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에 따르면, 1분위 가구의 작년 4분기(10~12월) 월 평균 소득은 123만8200원으로 전년대비 17.7% 감소했다. 4분기 기준으로 2003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특히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1년 전보다 무려 36.8%나 감소한 43만500원에 그쳤다. 근로소득 감소폭도 2003년 이래 역대 최대치다. 1분위 가구의 사업소득(자영업자)도 1년 전보다 8.6% 감소한 월 20만7,300원에 그쳤다.

1분위 가구가 세금 등을 제하고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이 1년 전보다 19.5%나 감소한 98만8,200원에 그친 것은 가난한 사람들이 더욱 가난해졌다는 의미다.

소득 하위 20~40%인 2분위 가구도 월 평균소득이 277만3000원으로 전년대비 4.8% 감소했다. 근로소득이 미세하게 증가(0.4%)했지만, 사업소득(-18.7%)과 재산소득(-43.8%)이 급감한 여파를 막지는 못했다.

소득 1, 2분위 소득은 지난해 1분기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1, 2분위 소득이 4개 분기 동안 연속적으로 감소한 것도 통계 작성 후 처음 있는 일이다.

반면 고소득층이라 할 수 있는 4분위(소득상위 20~40%) 월평균 소득은 전년대비 4.8% 증가한 557만2900원, 최상위 계층인 5분위(소득상위 20%) 월 평균소득은 전년대비 10.4% 증가한 932만43000원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소득불균형 정도를 보여주는 소득 5분위 배율(5분위 평균소득을 1분위 평균소득으로 나눈 값)은 5.47배를 나타내며 사상 최대치(매년 4분기 기준)를 나타냈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사이의 소득 격차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저소득층 소득이 크게 감소한 것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한 실직이 주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반증하듯 지난해 4분기 0.81명이었던 1분위 가구 평균 근로자수가 0.64명으로 줄었다. 2분위 가구 근로자수도 1.31명에서 1.21명으로 줄었다. 저소득 일자리가 많이 분포돼 있는 임시·일용직 취업자가 지난해 4분기 15만1000명 줄어든 여파가 근로소득 감소로 이어진 셈이다.

1, 2분위는 사업소득도 각각 8.6%와 18.7% 급감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폐업 등이 소득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주고 있다.

반면 고소득층의 근로소득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소득 3분위와 4분위 근로소득은 전년대비 4.8%, 4.7% 증가한 268만1700원과 392만8400원 수준이었지만, 5분위 근로소득은 전년대비 14.2% 증가한 688만5600원이었다.

소득이 높은 가구일수록 가구 당 근로자수가 증가하는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통계청은 분석하고 있다. 3분위 가구 근로자수는 1.56명으로 전년(1.50명)보다 4% 증가했고, 4분위는 1.79명으로 전년(1.77명)보다 1.1% 늘어났다. 5분위 가구 근로자수는 2.07명으로 전년(2.02명)으로 전년대비 2.4% 증가했다.

고용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저소득층 중심으로 소득이 감소하고 있지만, 전체 가구의 비소비지출은 크게 늘어났다. 비소비지출은 세금과 대출금 이자비용, 국민연금·건강보험 등 사회보험료 지출 등이 포함됐다. 지난 3분기 비소비지출은 95만3900원으로 전년대비 10.0% 증가했다.

가구 내에서 현금 증여 등을 보여주는 가구간 이전지출은 23만5200원으로 전년대비 6.2% 감소했다. 각종 세금부담을 보여주는 경상조세는 29.4%, 대출 이자비용 지출은 24.1%, 사회보험은 11.6 %, 연금지출은 12.1%씩 증가했다. 상속세와 취득세, 양도소득세 등이 포함된 비경상조세도 38.4% 증가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이날 펜앤드마이크와의 인터뷰에서 저소득층의 소득감소 결과에 대해 "지난해 1,2,3 분기부터 비슷한 현상이 관찰됐기 때문에 이미 예견된 결과"라면서도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이 40% 가까이 준 것은 예상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최빈곤층에 있는 사람들의 근로시간이 줄고, 실업도 늘었다"며 "지난해 4분기 임시직 근로자 수가 급격히 감소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통계는 금년 들어서 올린 최저 임금 인상분은 반영이 안된 것"이라며 "저소득층이 앞으로 더 큰 고난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소득분배 관련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1분위 소득이 감소되고 5분위 배율이 높게 나타남에 따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 4분기 1분위 소득감소·분배악화는 고령가구가 증가하는 등 구조적인 요인과 고용부진 영향이 이어지는 가운데, 1년 전인 2017년 4분기 양호한 소득여건에 따른 기저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효과적인 정책대응을 위해 앞으로 금번 통계에 대한 심층 분석을 통해 1분위 소득감소의 원인을 보다 면밀히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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