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절차 지적해도 "민주주의 부정"이라며 "한국당 존립가치 없다" 비약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일원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공개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히자, 더불어민주당은 "극우" "국민 모독"이라고 공세를 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한국당이 또 다시 퇴행적 역사인식을 드러냈다. 어제 당권주자들이 앞다퉈 탄핵이 잘못됐다고 말했다"며 "이제 와서 탄핵이 잘못됐다는 것은 명백한 자기부정이고 민주주의를 수호한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 탄핵은 2017년 국민이 이뤄낸 위대한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3.1운동에서 시작된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온 국민들이 분연히 떨쳐일어선 민주혁명"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가짜뉴스 논란과 정파성이 연루된 문제에 '위대한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규정하고 '대한민국의 가치'를 "3.1운동에서 시작됐다"는 등 민주주의와 국가정체성에 대한 '자의적 견해'를 근거삼은 정치공세라는 지적이 나온다.

2월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홍영표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홍 원내대표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여야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탄핵소추가 이뤄졌고, 헌법재판관의 만장일치로 탄핵이 결정됐다"며 "당시 총리였던 황 후보도 담화문을 통해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고 했다.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의 발언과 정당 대표 후보자로서의 발언을 그대로 대조한 셈이다.

그는 한국당의 존립 자체를 문제 삼기도 했다. "헌법과 민주주의 정신을 준수하지 않는 정당은 존립의 가치가 없다"며 "(5.18) 망언 의원을 제명하지 않는 것은 쿠데타를 옹호하는 것이고, 탄핵을 부정하는 것은 국민의 힘으로 지켜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건전한 보수가 아닌 극우의 길을 가겠다는건지 제1야당으로서 정체성을 분명하고 명확히 해야 한다"며 "통렬한 반성과 사과를 다시 한 번 요구한다"고 거듭 공세를 폈다.
 
앞서 19일 열린 한국당 당대표후보 TV토론에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은 어쩔 수 없었다'는 명제에 동의하는지 묻는 'OX 퀴즈'가 있었다.

이에 황 전 총리‧김진태 의원은 'X'(아니다)로, 복당파 출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O'(그렇다)로 팻말을 들었다.

당시 황 전 총리는 "(검찰 수사라는) 형사·사법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헌재의 결정이 있었기 때문에 절차적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히고, "객관적 진실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정치적 책임을 물어 탄핵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역설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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