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문재인 대통령 향해 "저딴 게 대통령"이라고 발언한 김준교 한국당 청년최고위원 후보 사퇴 촉구
"극우 당언들의 표를 얻기 위한 망언 경쟁의 끝판 보여줘"
"한국당이 헌법 가치와 민주주의 이념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정당이라면...김준교 후보 즉각 사퇴시키길"
"김준교같은 정치인이 최고위원 자격 있다고 생각한다면 한국당은 당장 폐업신고 해야"
2013년, 홍익표 현재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박 대통령에게 '귀태'란 극언
이종걸 민주당 의원 역시 2012년, 박 대통령 후보 시절 '그년'이란 상스러운 욕
김준교 "젊은 혈기에 말실수 있었다" 다만 "국민 여론 통째로 조작했으므로 19대 대선은 원천 무효"
"문재인 역시 대통령 아니므로 현직 대통령에게 막말했다는 것은 사실 아냐"

홍익표(左),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홍익표(左),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저딴 게 무슨 대통령이냐"라고 발언한 김준교 자유한국당 청년최고위원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준교 후보는 18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당 2.27 전당대회 제2차 합동연설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는 "저딴 게 무슨 대통령이냐", "문재인은 지금 나라를 팔아먹고 있다", "문재인을 민족반역자로 처단해야 한다", "문재인을 탄핵하자" 등의 다소 수위 높은 일침을 가했다.

조승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19일 브리핑을 통해 "어제 자유한국당 대구·경북권 합동연설회는 시대착오적인 색깔론과 저질스러운 망언으로 난장판이 되었다"며 "그 중에서도 가장 목불인견은 청년최고위원 후보 김준교였다"고 말했다.

이어 "극우 당원들의 표를 얻기 위한 망언 경쟁의 끝판을 보여줬다"며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들과 극우 당원들이 서로 뒤섞여 누가 선전을 하고 누가 선동을 당하는지 알 수가 없는 난장판이 된 전당대회, 모든 책임은 저질 정치인들이 막말과 망언을 마음껏 내뱉을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한 자유한국당이 져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승현 부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이 혹시라도 헌법 가치와 민주주의 이념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정당이라면 최고위원 자격이 없는 김준교를 즉각 후보 사퇴시키길 바란다"며 "만약 김준교같은 저질 정치인이 공당의 최고위원으로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자유한국당은 당장 폐업신고 해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이 같은 비판을 할 자격이 없다는 일각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민주당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는 홍익표 의원은 지난 2013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이란 뜻의 '귀태(鬼胎)'란 극언을 했고, 2012년 박 대통령 후보 시절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박 대통령을 향해 '그년'이란 상스러운 욕을 했기 때문이다. 두 의원이 했던 '망언'들에 비하면 김 후보의 "저딴 게 대통령"은 애교로 들릴 정도다.

김 후보 역시 민주당의 '내로남불'을 성토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1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2017년 초 민주당 모 의원이 '더러운 잠'이라는 그림을 국회 의원회관에 개시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모델로 여성의 나체를 아주 모욕적으로 비하한, 차마 이곳에 그림을 올리기도 끔찍한 그런 치욕스럽고 모욕적인 그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분들이 저보고 품격이 없다면서 후보 사퇴를 하라고 하신다"며 "정말로 정치의 품격을 생각한다면 민주당 의원님들께서 먼저 의원직을 사퇴하라. 국민은 박수를 보낼 것이고, 대한민국 정치의 품격은 한층 올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후보가 언급한 '민주당 모 의원'은 표창원 민주당 의원이다. 2017년 표 의원실 주관으로 국회에서 열린 전시회에는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더러운 잠'이 걸렸다. 해당 그림에는 알몸 상태로 침대에 누운 박 전 대통령의 곁에 최순실 씨가 서 있고 이들 뒤에 세월호가 가라앉는 모습이 묘사됐다.

김 후보는 20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는 "드루킹과 김경수 일당은 킹크랩을 동원한 8800만개라는 어마어마하고 천문학적인 수의 댓글 조작을 통해 국민 여론을 통째로 조작했습니다"라며 "따라서 19대 대선은 원천 무효이고, 문재인 역시 대통령이 아니므로 제가 현직 대통령에게 막말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대구 합동 연설회에서 젊은 혈기에 다소 정제되지 못한 표현과 말실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라며 "이완구 전 총리님과 홍문종 의원님, 그리고 당의 어르신과 선배님들께 무례하게 느껴지셨다면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앞으로는 좀 더 자중하고 더 나아진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사과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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