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중국, 일본, 러시아 등 4강 대사에 대한 인선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또한 청와대와 외교부는 중국과 아세안 외교를 강화해 우리 외교의 틀을 바꾼다는 구상이다. 미·중·일·러 4강 중심의 외교에 아세안을 추가하고 중국의 위상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노영민 비서실장 취임으로 공석이 된 주중(駐中) 대사 후임 인선뿐만 아니라 이수훈 주일(駐日)대사도 교체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중 대사에는 남관표 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유력한 가운데 김현종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도 후보로 검토되고 있다. 주일 대사에는 조세영 국립외교원장과 김현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조세영 원장은 외교부의 대표적인 ‘일본통’이고 김현철 전 보좌관도 일본 경제 전문가다.

또한 김태우 전 수사관의 폭로로 비위 의혹이 제기된 우윤근 주(駐) 러시아 대사 교체도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이달 말에 있을 재외공관장 인사 때 미국을 제외한 중·일·러 등 3강 대사들이 모두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 그 동안 정부 안팎에선 친문(親文) 인사 중심으로 짜였던 1기 4강 외교라인에 대해 “4강 외교성과가 보이질 않는다”는 평가가 나왔다.

청와대는 이와 함께 ‘신남방 정책’ 강화를 위해 주(駐) 아세안(ASEAN, 동남아국가연합) 대표부를 미국 뉴욕의 유엔 대표부 수준으로 격상하기로 했다. 아세안 대표부 대사는 임성남 전 외교부 1차관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주(駐) 인도네시아 대사관에 있는 아세안 대표부 사무실을 별도로 마련하고 인력도 대폭 보강할 방침이다. 아세안이 4강 외교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격상되는 것이다.

외교부에 중국을 담당하는 국(局)을 별도로 만들고, 아세안 전담국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본 업무는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국가 업무와 통합해 아시아태평양국으로 운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렇게 외교부 기구가 조정될 경우 미국과 일본을 안보와 경제의 축으로 해왔던 외교에도 상당한 변화가 올 수 있다. 중국 외교 역량 강화라는 명분 속에 대일(對日) 외교가 약화될 수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악화되고 있는 대일 외교가 더 나빠지면서 한미일 상호 안보협력 체제에도 악영향이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조윤제 주미(駐美) 대사는 유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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