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드루킹 댓글조작 공모했더라도 공범인지 따져봐야" 與의 해괴한 판결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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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호 정치사회부 기자(경력직)

  • 최초승인 2019.02.19 17:07:57
  • 최종수정 2019.02.2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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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자 차정인 교수 "김경수는 공동실행 없는 공모만 있는 경우…상하관계 없었다"며
"김경수 인지만으로 범죄 안돼" "제3자 아닌 드루킹 일당 진술뿐이니 증거능력 없어"
6.13 지방선거 매개로 오간 센다이 총영사직 거래엔 "추천까지만 했으면 죄가 아냐"
박근혜 前대통령 탄핵심판-형사재판서 무시돼온 '증거재판주의와 검사 입증책임' 강조도

더불어민주당이 19일 문재인 대통령의 19대 대선후보 수행팀장을 지낸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등 민주당원 1억회 포털 댓글조작 공범으로 1심 법정구속된 사건에 관해, '공모는 했을지언정 공동범행은 안 했다'는 해괴한 논리를 폈다.

민주당 사법농단세력및적폐청산대책특별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1심 판결문 분석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 지사가 드루킹에게 댓글조작을 지시했다는 1심 판결은 잘못"이라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회의에는 민변출신 박주민 당 최고위원과 이재정 대변인 등도 참석했다. 

그동안 민주당은 1심 재판부의 유죄 선고 이후 "김 지사는 무죄"라고 강변해왔다. 그런데 이날은 "김 지사가 드루킹과 공모를 했더라도 공범인지 여부는 따져봐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간담회도 특위 위원들의 직접발언 대신 외부 전문가가 발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앞서 도 넘은 재판장 모욕과 사법부 겁박으로 '재판 불복'이라는 비판을 자초한 점을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2월19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열린 민주당 사법농단세력·적폐청산 대책위원회 주최 김경수 지사 판결문 분석 기자간담회에 특위 위원장인 박주민 최고위원이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월19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열린 민주당 사법농단세력·적폐청산 대책위원회 주최 김경수 지사 판결문 분석 기자간담회에 특위 위원장인 박주민 최고위원이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발제자로 나선 차정인 부산대 로스쿨 교수는 "1심 재판부는 드루킹 김동원 일당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는데도 이들의 진술 중 허위나 과장으로 밝혀진 것을 과소평가하면서 피고인 측에 '무죄를 증명해보라'는 식이어서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을 망각했다"고 비난했다.

형소법 대원칙이란 것은 '증거재판주의와 검사 입증책임의 원칙'을 가리키는데, 이는 오히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및 형사재판과 이명박 전 대통령 재판 과정에서 야권-법조계 일각이 빈번하게 제기했던 문제다. 좌파여권은 이에 무시로 일관해왔다.

차정인 교수는 "김 지사는 공동 실행 없는 공모만 있는 경우"라며 "실행이 없는 경우 (유죄가 되려면) 단순 모의 이상의 특별한 게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 경우) 공동공범을 인정하기 위한 상하관계, 지휘복종관계, 지배관계가 있는가가 중요한 판단요소가 돼야 한다"고 전제하며 "드루킹 일당은 선거 국면에서 상당한 조직력을 가진 유권자 집단이다. 정치인과 유권자 어느 쪽이 상하관계, 지배관계냐"는 논리를 폈다.

아울러 "(드루킹이 이끈) 경공모 회원들이 이미 범행 계획을 실행하고 있는 단계에서 (김 지사가) 인지한 것만으로는 (유죄 판결은) 법리상 부족하지 않나"라고도 주장했다.

앞서 1심 재판부가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을 봤고, 댓글 조작도 알았다고 인정된다"며 "김 지사가 범행 전반에 지배적으로 관여했다"고 판시한 것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단순 "지지자들의 선플운동"으로 알았다던 김 지사와 달리, 재판부는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을 봤다는 드루킹 진술을 뒷받침할 인터넷 접속(로그) 기록, 컴퓨터⋅휴대폰 자료 등을 유죄 증거로 채택했다. 

2월19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민주당 사법농단세력·적폐청산 대책위원회 주최 김경수 지사 판결문 분석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월19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민주당 사법농단세력·적폐청산 대책위원회 주최 김경수 지사 판결문 분석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이날 차 교수는 영화 '대부'를 예로 들며 "조폭 두목 본인이 집에서 애완견을 만지고 있더라도 현장에 나가지 않고도 공동정범이 된다"면서 김 지사가 무죄인 이유를 들었다. 

위력과 지시에 의한 성폭력 폭로 운동인 '미투' 사건들도 언급하면서 "지시 승인 허락의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김 지사가 경공모 회원의 킹크랩 시연을 참관한 것과 개발 사용을 허락한 행위가 있는가는 분명히 다른 문제"라고 했다. 

차 교수는 드루킹 일당 진술의 증거능력을 두고 "드루킹이 아닌 제3자의 목격이나 진술, 공모에 해당하는 김 지사의 언행에 대한 녹음이나 녹화가 제출돼야 객관적"이라고 공범 판결을 부정했다.

범행의 대가로 김 지사와 드루킹 사이에 센다이 총영사직 제안이 오간 것과 관련해선 "전혀 사실 관계와 동떨어졌고 실제 김동원의 진술 취지도 그렇지 않다"면서도 "추천까지만 하면 죄가 안된다"는 논리를 댔다.

민변 사무처장 출신인 김용민 변호사도 "업무방해죄를 저지르려면 공모라는 고의성이 있어야 하고 실행 행위가 있어야 한다"며 "(김 지사 측의) 자금지원이나 지시 관계가 입증되지 못한다"고 규정했다.

이날 민주당은 '판결문 읽기를 하겠다'면서 판결문에서 문제가 되는 대목을 열거해가며 반박하는 요식행위를 했다.

차 교수는 "이토록 관대하게 인정한 판결은 본 적이 없고 희귀한 판결"이라며 "1심 판결에 '~로 보인다'라는 표현이 많은 것은 직접 증거에 의한 판단이 아니라 법관의 추론의 결과이기 때문"이라고 민주당 입장을 적극 대변했다.

이를 두고 야당에서는 "민주당 측 주장은 1심 재판부의 판결문에 적시된 모든 증거 및 실제 일어난 행위와 배치되고, 판결에서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김 지사에게 2017년 5.9 대선을 앞두고 댓글 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이용해 인터넷 기사 8만여 건에 달린 댓글 순위를 민주당 측에 유리하게 조작하도록 지시한 혐의(업무 방해)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또 대선 후 2018년 6.13 지방선거까지 댓글조작을 해주는 대가로 드루킹 측근을 센다이 총영사직에 앉혀 주겠다고 제안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서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내렸다. 

재판부는 또 김 지사가 2016년 11월 9일 저녁 8시쯤 파주의 드루킹 사무실을 방문할 당시 여러 개의 아이디로 기사 댓글에 '공감'을 누른 사실과, 소셜미디어의 '비밀 대화방'을 통해서 드루킹이 김 지사에게 '온라인 정보보고'를 49차례 보낸 사실도 인정했다.

당시 김 지사는 드루킹의 보고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입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런 사실은 드루킹 김씨가 미리 캡처해 놓은 SNS등 화면에서 드러났다. 재판부는 "김 지사는 매일 기사를 전송받고 확인했는데 이는 범행을 승인·동의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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