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 = 연합뉴스)

친형 강제입원과 검사 사칭, 분당구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등으로 검찰에 기소돼 재판을 받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검찰 기소내용과 언론 보도 등을 비판했다.

이 지사는 18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관련 기자회견에서 “만날 기회가 많지 않으니 다른 질문도 좋다”고 한 뒤 20여분 동안 자신이 받는 혐의와 이와 관련한 언론 보도 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아무리 정치이고, 잔인한 판이라고 해도 죽은 형님과 살아 있는 동생을 한 우리에 집어넣고 이전투구를 시킨 다음에 구경하고 놀리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이던 2012년 당시 소속 공무원들에게 친형 이재선 씨에 대해 정신병원 강제입원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지방자치단체장이 환자에 입원을 지시할 때는 정신과 전문의 상담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이 지사는 해당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02년 김병량 당시 성남시장에게 검사를 사칭해 전화를 걸고 녹취한 뒤 언론에 공개한 행동으로 검찰 사칭 혐의, 지난해 6·13 선거 유세 당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 미확정된 수익금 규모를 확정된 것처럼 발언한 것도 허위사실 공표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 기소 이후 이 지사가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 지사는 “(2012년 당시) 형님이 정신질환으로 공무원을 협박하고, 어머니를 때리고, 백화점에서 난동을 부리는 등 해악을 끼치니까 정신보건법의 절차에 따른 진단·치료 제도를 검토했던 것”이라며 “방치하지 않고 진단과 치료를 시도한 것이 부도덕한 행위이고 불법이냐. 나는 험하고 더러운 환경에서 살아 많이 망가졌고, 가족이 많아서 지지고 볶고 싸웠지만 나쁜 짓은 하지 않았다. 상처도 많지만 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형님이 2002년에 이미 정신과 약을 먹었다는 것이 핵심인데, 검찰은 2012년에 왜 멀쩡한 사람을 입원시켰느냐고 한다”며 “시장이 불법행위를 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보건소장, 팀장들을 불러서 회의하고 공문으로 지시하겠느냐”고 검찰 기소 내용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나에게 불리한 얘기가 나오면 없는 것까지 마구 만들어 보도하고, 혹시라도 유리한 자료가 나오면 다 모른 척한다”며 “편을 들지 말고 정말 있는 사실을 알리는 데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지난 14일부터 이 지사의 친형 강제 입원 사건과 관련한 심리를 진행하고 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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