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 사생활 의혹 등 폭로한 김웅이 공개한 녹취록서는 "화장실 아니다. 그보다 더 노멀한 얘기" 언급
"동승자 없었다" 진술했지만...김웅 자료서는 "그럼 90세 노모가 탄 것으로 하면 되지 않느냐"
경찰, 孫 뺑소니-폭행-배임-사생활 등 의혹 관련 내용 전부 조사한다는 방침

(사진 = 손석희 페이스북 캡처)
(사진 = 손석희 페이스북 캡처)

세월호 3주기 늦은 저녁에 젊은 여성과 동승한 채 과천의 인적 드문 주차장을 방문했다가 속칭 ‘대물 뺑소니(물적 피해만 발생한 뺑소니)’를 냈다는 의혹을 받는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63)이 경찰에서 뺑소니 경위에 대해 “과천 지인 집에 어머니를 모셔다드린 뒤 화장실에 가려고 공터에 갔다가 사고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사장은 지난 16일 오전부터 17일 새벽까지 약 19시간동안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으며, 그가 받고 있는 의혹 등에 대해 진술했다고 한다. 동승자에 대해서도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량 접촉이 일어난 후 후속 조치를 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사고가 난 지 몰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손 사장의 이같은 진술은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관련 의혹을 폭로한 김웅 라이언 앤 폭스 대표(49)는 ‘대물 뺑소니 당시 차량에 젊은 여성이 동승했다는 제보’를 받고 손 사장에 대한 취재에 나섰다. 이에 손 사장은 처음에는 “동승자가 없었다”는 식으로 주장하다가, 이에 대한 물음을 멈추지 않던 김 대표에게 “그럼 90세 노모가 탄 것으로 하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고 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한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은 지난달 말 김 대표가 공개한 녹취록과 메신저 대화내용 등에 담겼다.

경찰 조사에서 손 사장이 “화장실에 갔다”고 한 대목도 기존 입장 번복으로 평가된다. 지난달 28일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에서 김 대표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 대표는 손 사장으로 추정되는 남성에 “혹시 화장실 다녀오신 건가”라고 묻는다. 하지만 이 남성은 “화장실이 아니다. 그보다 더 노멀(normal)한 얘기다. (사생활 의혹을 담은 기사를) 안 쓰겠다고 약속하면 얼마든지 말하겠다”며 “내가 정말 부탁하는데, (기사가) 어떤 형태로든 나오면 내가 정말 바보가 된다. 어떤 형태로든 안 써주면 좋겠다”고 답한다.

(왼쪽부터) 김웅 라이언 앤 폭스 대표,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사진=연합뉴스 등)
(왼쪽부터) 김웅 라이언 앤 폭스 대표,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사진=연합뉴스 등)

김 대표는 “손 사장이 폭행 이후 2억원에 이르는 투자 제안을 했다가 거절당하자, 다시 월 1,000만원 수익이 보장되는 용역을 향후 2년 동안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고도 주장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이 내용을 언론에 제보하면서, 손 사장이 보냈다는 문자메시지를 증거로 함께 제시하기도 했다. 이같은 내용은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가 손 사장을 ‘배임’ 혐의로 고발한 원인이 됐다.

또, TV조선은 지난달 26일 “손 사장이 해명 방송을 내보낸 지난달 24일, 방송 직후 차량 접촉사고 피해자에 ‘(내 차의) 동승자를 봤나’라고 전화했다”고도 보도한 바 있다. 김 대표의 취재와, 접촉사고 피해자의 제보 등을 막으려 회유한 정황이 드러난 셈이다. 이 회유를 거부한 김 대표에게 도를 넘는 욕설을 퍼붓는 녹취록이 최근 ‘가로세로연구소’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손 사장과 김 대표의 ‘고소전’이 진행되는 가운데, 마포경찰서는 손 사장에 제기된 뺑소니와 폭행・배임・사생활 등 의혹을 전부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김 대표를 소환할 날짜를 조율하면서, 손 사장이 그에게 용역 사업 등을 제안한 것이 배임 미수에 해당하는지 확인하고 있다.

28일 평소와 같이 '뉴스룸' 방송에 나선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우). (사진 = JTBC 방송화면 캡처)
지난달 28일 평소와 같이 '뉴스룸' 방송에 나선 안나경 JTBC 뉴스룸 앵커(좌)와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우). (사진 = JTBC 방송화면 캡처)

한편 손 사장은 의혹 제기 이후 지속적으로 JTBC ‘뉴스룸’ 등에 평소대로 출연해, 간접적으로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그는 지난 14일 방송에서 “누군가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은 몇십 몇백 단계의 가공을 거쳐가며 퍼져 나갔고, 대중의 호기심과 관음증은 이를 퍼뜨리는 동력이 됐다” “카톡이든 유튜브든 널린 게 무기이니 이 정도의 음해야 식은 죽 먹기가 된 세상” 등의 말을 하기도 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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