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당대표 후보들, 저마다 'TK 연관성' 강조하며 지지 호소
김진태 "박정희‧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대한민국 여기까지 오게 해주셔서 감사"
"확실한 우파정당 만들어 文정권과 싸우겠다"
오세훈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가 오늘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만들어"
"영남지역 총선 압승은 당원동지 여러분이...수도권 승리는 오세훈이 해낼 것"
황교안 "전국 예산 모두 늘고 있는데...TK 예산만 줄고 있어"
"文정권 막아내기 위해선 내년 총선 압승 거둬야, 새 인물이 필요하다"

18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후보들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황교안, 오세훈, 김진태 후보. (사진=연합뉴스)
18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후보들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황교안, 오세훈, 김진태 후보. (사진=연합뉴스)

2020년 총선을 진두진휘(陣頭指揮)할 차기 자유한국당 당 대표·최고위원을 선출하는 2·27 한국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구·경북 합동연설회가 18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렸다.

이날 황교안·오세훈·김진태(기호순) 세 후보는 '우파의 심장' TK(대구·경북) 민심(民心)을 잡기 위해 목청 터져라 자신의 강점과 경쟁력을 어필했다. 좌석을 빈틈 없이 가득 메운 각 후보 지지자들의 뜨거운 함성에 현장 분위기는 용광로처럼 불타올랐다.

본격적인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의 연설 시작 전부터 작은 '해프닝'이 벌어졌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단상에 오르자 장내가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저기서 욕설과 야유가 쏟아졌다. 김병준 위원장은 "조용히 해주세요"라고 소리쳤다. 그럼에도 소란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사회자는 "여러분들이 무슨 말씀하는지 알고있다. 여러분들 뵈려고 김 위원장이 멀리서 오셨다"고 당부해 겨우 소란이 진정됐고, 김 위원장이 인사말을 시작할 수 있었다.

18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대구ㆍ경북 합동연설회에서 김진태 당 대표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대구ㆍ경북 합동연설회에서 김진태 당 대표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 대표 정견발표 시간을 통해 '5.18 논란'에도 김진태 후보를 향한 당원들의 지지는 사그라들지 않았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김진태 후보가 정견발표 첫 순서로 등장하자 엑스코 현장 좌석의 절반가량을 채운 김 후보 지지자들은 "김진태~ 김진태~"를 외치며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김 후보는 대구·경북 지역을 한껏 치켜세우며 지역 당심을 자극했다. "박정희,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이 대한민국을 여기까지 오도록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지금) 대구·경북 지역 경기가 바닥이고, 변변한 대기업 하나 없다"며 "이곳 출신 전직 대통령 두 분은 (감옥에서) 고초를 겪고 계시다. 이 자존심 센 대구·경북 지역 애국시민 여러분과 당원동지 여러분이 속상하실 것이다. 그래서 제가 제대로 싸워보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어려운 상황에 빠진 당을 지켰던 것을 어필하며 "촛불에 놀라 다 도망갈 때 끝까지 당을 지킨 사람이 누구인가? 이건 왔다갔다한 사람, 기회 본 사람은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가 또 웰빙 야당을 만들 수 있느냐? 저는 확실한 우파정당을 만들어 문재인 정권과 확실하게 싸워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후보는 또 언론의 왜곡된 보도를 지적하며 "언론이 아무리 외면해도 이제는 더 이상 (당원들의 김진태 지지) 막을 수 없다. 여러분이 보시는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민심"이라고 강조했다.

18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대구ㆍ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오세훈 당 대표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대구ㆍ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오세훈 당 대표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두 번째 순서로 등장한 오세훈 후보는 지난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에 이어 수도권 부동층의 민심 끌어안기를 강조하며, 중도로의 외연 확장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진태 후보를 외치는 지지자들의 함성에는 못 미쳤지만, 작게나마 "오세훈!"을 외치는 지지의 외침이 들렸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두 분 (전직) 대통령의 명예도 회복된다.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며 "지난 대선을 생각해봐야 한다. 보수가 분열되면 '백전백패'다. 문 대통령이 얻은 1300만 표를 이기려면 안철수와 유승민을 지지했던 정치 성향 920만 표를 가져와야 한다. 그 920만 표를 세 명의 후보 중 누가 가져올 수 있느냐?"고 당원들에게 되물었다.

그러면서 "내년 선거(2020년 총선)를 영남에서만 다 이기면 우리의 승리가 가능한가? 영남권 65석을 석권해도 수도권 122석이 있다"며 "저 오세훈이 많이 부족하지만, 수많은 선거를 치러 이겨도 보고, 져 보기도 했다. 수도권 선거는 박빙 승부다. 이 자리에서 듣기 좋은 얘기, 속 시원한 얘기 잘한다고 내년 수도권에서 효자 노릇 할 수 있는가? 박근혜 대통령과 가깝다고 하면 국민들이 표 주겠는가? 탄핵 총리로는 수도권에서 필패한다. 영남지역 총선 압승은 당원동지 여러분이 맡아주시고, 의석 절반인 수도권 승리는 오세훈이 해내겠다"고 호소했다. 오세훈 후보는 간접적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가깝다'. '탄핵 총리'를 내세우며 김진태, 황교안 두 후보 모두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과정에 책임이 있는 인물로 몰아세웠다.

18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대구ㆍ경북 합동연설회에서 황교안 당 대표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대구ㆍ경북 합동연설회에서 황교안 당 대표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견 발표 마지막 순서를 장식한 황교안 후보는 문재인 정권의 폭정과 폭주를 비판하며 '새로운 인물'로서의 참신함을 내세웠다. 황 후보가 등장하자 김 후보 못지않은 지지자들의 외침이 현장을 가득 메웠다. 그는 "대한민국이 거꾸로 가고 있다. 대구·경북도 무너지고 있다. 전국 예산이 모두 늘고 있는 상황에서 대구·경북 예산만 줄고 있다. 여러분 가운데 문재인 정권 들어선 이후 좋아진 분이 있느냐?"며 "이제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귀족노조, 전교조, 주사파 세력들이 떵떵거리고 있다. 불쌍한 우리 국민들이 문 닫고, 망하고, 쫓겨나고 죄다 죽을 지경"이라고 개탄했다.

황 후보는 아울러 "우리 국민들은 이제 문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 국민이 기댈 곳은 자유한국당밖에 없다. 이 정권을 막아내기 위해선 내년 총선에서 압승을 거둬 그 힘으로 정권을 찾아와야 한다"며 "하지만 지금 이대로 가면 가능하겠는가? 총선 압승과 정권 교체를 이끌 새 인물이 필요하지 않는가? 그래서 황교안이 정치에 뛰어들었다. 나라를 구하려고 자유한국당에 들어왔다. 여러분과 함께 이 정권의 폭정을 반드시 끝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고위원, 청년 최고위원 후보자들도 격렬하게 또는 담담하게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정미경 최고위원 후보는 "문재인 정권 검찰은 '인민재판'하듯 여론으로 낙인을 찍는다"고 성토했다. 또 김광림 후보는 "어설픈 운동권 경제를 끝장내고, 실력 있는 경제 정당을 만들어 정권을 되찾아오겠다"며 '경제 전문가'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박진호 청년 최고위원 후보는 "저 같은 구멍가게 아들도 자유한국당에서 꿈꿀 수 있고, 희망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내겠다. 제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김준교 후보는 "문재인을 탄핵하자"라는 구호를 계속해서 외치며, 문재인 대통령은 '민족반역자'로 처단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