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앞당겨 '총선용' 논란된 예산정책협의회…與지도부 "경남도정 공백" 일제히 합창
'드루킹 공범' 김경수 공약사업도 챙겨…예산협의 무관한 '金 불구속재판 운동본부' 만나기도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통상 9월 정기국회 직전 실시하던 지역 순회 예산정책협의회를 올해는 반년이나 앞당긴 2월부터 시작해 '21대 총선용 매표행위'라는 비판을 자초한 데 이어, 첫 회의를 경남 창원에서 열어 정략적인 '김경수 구하기'라는 빈축까지 사고 있다. 

이해찬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18일 오전 창원 경남도청에서 예산정책협의회를 열었다. '부산·울산·경남(PK) 지원 의도'를 대놓고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PK 중에서도 경남을 먼저 택한 것은 당 소속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등 민주당원 제19대 대선 전후 댓글 1억회 조작' 공범(共犯)으로 1심 실형(징역 2년 법정구속)을 받은 데 따른 '도정공백 우려'를 확산시키기 위한 행보였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19대 대선후보일 때 수행팀장·대변인을 맡는 등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 지사에 대해 당 차원의 '불구속 재판'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월18일 오전 경상남도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전국 광역시도 중 첫 예산정책협의회를 열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얼마전 (김경수 지사) 면회를 다녀온 분 이야기를 들으니 경남 도정 공백에 대한 우려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예산정책협의회 첫 회의를 경남도로 잡은 것도 우리당이 행정을 뒷받침해주는 역할을 해야겠다 해서"라고 말했다.

이 대표에 이어 경남도당위원장인 민홍철 의원(경남 김해시갑)도 "김 지사의 (법정 구속으로) 부재한 영향이 벌써 경남도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김 지사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려했던 사업 등이 현재 차질을 벌써 빚고 있다"고 했다. 

당 지도부에서는 윤호중 사무총장이 "김 지사의 도정 복귀야말로 경남이 제조업 위기에서 벗어나서, 국가 균형발전의 힘을 받아서 앞으로 도약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했고, 김해영 최고위원은 "현안을 서둘러 풀어가야 할 도지사 공백 상태가 지속되는데 경남도민의 우려가 크다고 한다"고 장단을 맞췄다. 남인순 최고위원도 "경남도민들이 도정공백을 우려해서 불구속 재판 탄원 서명운동을 열정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한다"며 불구속 재판 촉구에 가세했다.

설훈 최고위원 역시 "창원 거제 통영 고성 다 기업위기 산업위기 겪고있다. 이 상황을 김 지사가 진두지휘했다면 훨씬 더 효율적으로 극복할텐데"라고 했고,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제조업 고용위기'를 내세워 "김 지사 공백을 공백으로 느끼지 않게 당이 함께 하겠다"고 했다. 박주민 최고위원까지 "김 지사가 경남 제조업 살리겠다는 핵심공약으로 당선된 이후 경남에 제조업 부흥을 위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며 '도정 공백' 강조에 나섰다.

앞서 경남도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된 남부내륙고속철도의 조기 추진을 주장하며 올해 80억 원이 반영된 사업 예산을 500억 원으로 대폭 증액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지사의 핵심 공약인 '스마트 팩토리' 관련 예산도 수백억원 요청했다. 

이 대표는 회의에서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산업단지는 김 지사도 여러 번 말했는데 나도 잘 들여다보겠다"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업 계획을 잘 구상해 말해주면 (당에서)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밝혀뒀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지도부가 2월18일 오후 경남 창원 경남경제인총연합회 사무실에서 일명 '김경수 지사 불구속 재판을 위한 경남도민운동본부 대표단'과 면담을 갖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예산정책협의와 무관하게, 나아가 이 대표 등은 오후에는 창원 경남경제인총연합회 사무실에서 친여(親與)성향 단체 '김경수 지사 불구속 재판을 위한 경남도민운동본부 대표단'과 면담을 갖기도 했다. 19일에는 박주민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한 '사법농단 세력 및 적폐 청산 대책위원회' 주최로 김 지사의 1심 판결문을 분석하는 기자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한편 야당에서는 여당의 행보를 겨눠 '불법적인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재앙적인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여당은 총선 올인 전략에 몰두하고 있다"며 "지역차별적 예타 면제,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 강행, 동남권 신공항(대통령 발언), 그리고 여당이 하는 '예산 투어' 이 모든 것이 사전선거운동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선거에 출마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대통령의 사전선거운동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행보를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는 구체적 사례들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사례들을 잘 수집해 부정선거 획책과 사전선거운동에 대해 국민과 함께 싸워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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