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왼쪽)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던 중 악수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지난해 9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왼쪽)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던 중 악수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동유럽 지역에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러시아에 맞서 폴란드가 친미(親美) 행보를 잇고 있다.

폴란드 정부는 지난 13일(현지시간) 4억 1,400만달러(약 4,658억원)를 들여 미국산 포격로켓시스템(HIMARS)를 사들였다. 같은날 열린 중동 문제 국제 컨퍼런스에서는 미국과 공동 주최국으로 나서며 적극 협력했다. 다른 유럽 주요국들이 참석하지 않는 것과는 대비됐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달에는 미중 무역전쟁의 일환에서, 폴란드 정보 당국이 중국 화웨이의 유럽 중북부 판매 총괄 임원을 스파이 혐의로 체포하기도 했다.

이런 친미행보는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를 강제 병합한 뒤 지속돼왔다. 최근 러시아는 독일로 천연가스를 운반하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 2’를 본격 가설하고도 있다. 독일과 러시아 사이에 위치한 폴란드의 안보 불안이 가중된 이유다. 폴란드는 과거에도 독일과 러시아로부터 침략을 당한 일이 잦다.

‘미군 철수’ 주장이 심심찮게 들리는 대한민국과 달리, 폴란드는 미군 주둔으로 평화를 보장받으려 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백악관에 가 “미군이 폴란드에 영구주둔하면 20억 달러(약 2조 2,500억원)를 부담하겠다”고 했다.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구대로 국방 예산을 GDP(국내총생산)의 2% 넘게 쓰고 있는 소수의 나라 중 하나다. 폴란드는 독일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EU공동군 창설에도 반대하고 있다. 폴란드 정부는 미군 유치에 ‘구애’하면서, 폴란드 내 미군 기지에 ‘트럼프 요새(Fort Trump)’라는 명칭을 붙이겠다고도 했다.

두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유사한 정책도 펴고 있다. 실제로 폴란드 정부 인사들 중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추종하는 이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도 폴란드의 구애에 답하고 있다. 유럽에는 현재 3만 5,000명의 미군이 독일 등에 주로 주둔해있는데, 미국은 폴란드 제안을 받아들여 일부를 러시아 국경에 더 가까운 폴란드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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