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왼쪽)이 2월8일 미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키히토 현 일왕(가운데)을 '전쟁범죄 주범의 아들'로 지칭하면서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고노 타로 일 외무상(오른쪽)이 11일 "발언을 조심해야 한다"고 반발했다.(사진=연합뉴스)
문희상 국회의장(왼쪽)이 2월8일 미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키히토 현 일왕(가운데)을 '전쟁범죄 주범의 아들'로 지칭하면서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고노 타로 일 외무상(오른쪽)이 11일 "발언을 조심해야 한다"고 반발했다.(사진=연합뉴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뮌헨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앞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전쟁 주범의 아들인 일왕의 사죄가 필요하다’ 말한 데 대해 유감의 뜻을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7일 교도통신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독일을 방문 중인 고노 외상은 16일(현지시간) 자신이 회담에서 “발언에 매우 놀라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보도는 지난 15일에도 나왔지만, 문재인 정부는 이를 부인해왔다. 강 장관은 전날(15일) 같은 곳에서 ‘고노 외무상이 문희상 의장 발언에 항의했느냐’는 질문을 받고도 “없었다. 그런 이야기 없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외교부 당국자 역시 일본 보도 등에 대해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 이번 외교장관 회담에서 이 건에 대한 일본 측 언급은 없었다”고 했다.

고노 외무상은 “(회담에서 한국 측에) 제대로 이 건에 대응해 달라고 요구했다. 사죄와 철회를 요구한다는 것은 재차 말씀드리고 있는 만큼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이) 이해하셨다고 생각한다”며 “‘모른다’는 것으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 측 부인을 반박한 것이다.

일본 매체들은 또 고노 외상이 과거 한일관계가 악화됐을 때, 지일파인 한국 국회의원이 해결을 위해 노력해줬다는 일화도 소개했다고 덧붙였다.

문 의장은 지난 8일 미국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키히토 현 일왕을 '전쟁범죄의 주범 아들'이라고 칭하면서 "일본을 대표하는 총리나 곧 퇴위하는 일왕의 한마디면 된다. 고령 위안부의 손을 잡고 '진정 미안했다'고 말하면 그것으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일 밤 일본 외무성에서는 “또 (한일관계에) 악재가 터졌다”며 비상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장의 발언에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에 이어 아베 신조 총리까지 잇따라 문 의장의 발언을 비판했고, 일본 언론들은 문 의장의 발언과 일본 고위관료들의 반응 등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파문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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