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관 미등록 채 임의로 아이 모아 가르치는 곳서 선후배간 가혹행위와 강제 성행위 등...운영 측은 '피해 과장됐다' 주장
박원순 서울시장, 이런 곳에 "예산 전액 지원하겠다" 거론하기도...과거 이력 관련해 '제 식구 챙겨주기 아니냐' 비판나와

2017년 대선 당시 대안교육연대 주최로 열린 '대안학교 학생들이 대통령 후보에게 ...를 요구한다' 집회에서 학생들이 반값 등록금 실현과 비정규직 해소 등을 주장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2017년 대선 당시 대안교육연대 주최로 열린 '대안학교 학생들이 대통령 후보에게 ...를 요구한다' 집회에서 학생들이 반값 등록금 실현과 비정규직 해소 등을 주장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서울에 있는 비인가 ‘대안학교’에서 상습 폭력에 시달렸다고 하는 폭로가 나왔다. 비인가 대안학교는 교육기관으로 등록하지 않은 채 임의로 아이들을 모아 가르치는 곳이다.

MBC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모 종교재단이 운영하는 서울의 기술 교육 기숙학원에 다니는 김모 군(18)은 입학 뒤 선배들에게 고문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김 군에 따르면 선배들은 그를 이층 침대 틀에 묶어놓고 마구 폭행하는 ‘십자가형’을 비롯해, 물고문 등 가혹행위를 했다. 특히 가해 학생들은 김 군으로 하여금 수치심을 일으키는 성적 행위를 하도록 했고, 이를 동영상으로 찍어 유포하기도 했다.

김 군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선배들이) 목을 졸랐고 주먹으로 머리를 수차례 때려 너무 두렵고 무서웠다”고 말했다. 앞선 경찰 조사에서, 김 군은 ‘십자가형’을 비롯한 가혹행위를 최소 다섯차례 당했다고 진술했다. 김 군은 골절 등 외상 외에도, 최근 외상후스트레스장애와 정신발육 지연 등의 정신적 후유증 진단까지 받은 상태다.

그런데 운영 측은 이같은 가혹행위를 몰랐을 뿐더러, 되려 피해 학생을 탓하고 있다고 한다. 김 군의 어머니는 “(원장 목사가) 임기가 얼마 안 남았으니까 (이 사실이) 언론에 나가지 않도록 이걸 좀 묻어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모아 가르치는 곳 교사 역시 피해가 과장됐다는 주장을 했다. 이 곳의 ‘교사’는 “(김 군이) 그렇게 힘들었는데 왜 안 그만뒀을까”라며 “그런 폭력에 어느 학생이 견딜 수 있겠어요. 벌써 자퇴를 하거나 심각한 우을증이나 자퇴를 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서울 내 이런 ‘비인가 대안학교’라는 곳의 예산을 전액 지원하겠다고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박 시장은 지난 10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예산 전액 지원을 거론하며 “(비인가) 대안학교가 희망하면 시립으로 전환해 핀란드처럼 아이들 창의성을 최대한 기를 수 있게 하겠다”며 “일반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들도 학습권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에 “(인가되지 않은 대안학교라는) 검증되지 않은 곳에 세금 투입을 해도 되느냐”는 비판과 함께, 박 시장의 소위 시민운동 경력과 사회주의 의식화 교육이 이뤄진 ‘성미산 학교’ 설립 이력 등이 거론되면서, ‘제 식구 챙겨주기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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